포시즌스 호텔 제주 애플망고 가든빙수/사진제공=포시즌스 호텔 서울 |
#박모씨(30)는 어버이날을 앞두고 서울 특급호텔에서 예비신부 가족과의 식사를 한 뒤 계산서를 받고 한숨이 나왔다. 해당 호텔에서 결혼식을 진행할 예정이라 할인을 받았음에도 50만원 가까운 비용이 나왔기 때문이다. 박씨는 “부모님께 대접하는 식사라 돈이 아깝진 않았지만 최근 물가가 오르면서 한끼 식사에 1인당 10만원이 훌쩍 넘는 비용은 조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이번달은 다른 지출을 조금 줄여야겠다”고 말했다.
5월 가정의 달 황금연휴를 맞았지만 놀거리와 먹거리 비용이 줄줄이 오르면서 가족 나들이객의 부담이 늘고 있다. 고급 호텔 뷔페와 놀이공원 등 여가 생활 관련 비용 오르면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연중 대목으로 꼽히는 가정의 달에 특급호텔들이 가격 인상에 나섰다.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 더 뷔페는 이날부터 주중 점심은 12만6000원에서 14만1000원으로, 주중 저녁·주말은 14만3000원에서 15만9000원으로 각각 12%, 11%씩 가격을 올린다. 지난해 5월 가격을 올린 뒤 약 1년 만이다. 서울 중구 신라호텔 ‘더 파크뷰’도 지난 3월부터 가격을 20% 가량 인상했다.
신세계그룹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뷔페 콘스탄스도 평일 점심 가격을 14만5000원에서 16만원으로, 평일 저녁·주말 가격은 16만5000원에서 18만5000원으로 각 10.3%, 12.1% 올렸다. 이 호텔은 지난해 5월에도 주중·주말 저녁 가격을 14만 원에서 16만5000원으로 일괄 인상한 바 있다.
특급호텔의 간판 디저트인 빙수 가격도 10만원을 넘겼다. 포시즌스호텔이 올해 여름을 겨냥해 출시한 ‘제주 애플망고 가든 빙수’는 가격이 지난해보다 30% 오른 12만6000원으로 책정됐다. 신라호텔의 애플망고빙수도 지난해보다 가격이 18.1% 오른 9만8000원에 판매된다.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의 제주 애플망고 빙수도 9만원대다. 원재료 값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인상이라는 게 대부분 호텔 측의 설명이다.
잇따른 인상에도 호텔 뷔페는 예약 전쟁이 벌어질 정도로 사람이 몰린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에는 최소 한 달여 전부터 나서도 예약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 장벽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특별한 날에 질 높은 특급호텔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고객들이 많아 인기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여가 이용료도 오르고 있다.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 에버랜드는 지난달부터 연간이용권과 일일 이용권(종일권)을 최대 15.4% 인상했다. 지난해에 이어 1년 만의 가격 인상이다. 가장 비싼 종일권 가격은 6만8000원이다. 롯데월드도 지난해부터 롯데월드와 민속촌을 같이 이용할 수 있는 성인 종합이용권을 6만원선을 넘겨 판매했다. 이랜드 계열사인 대구 이월드도 연간회원 성인·청소년 요금을 종전 18만원에서 20만원으로 약 11.1% 올렸다. 어린이 요금은 14만원에서 16만원으로 14.3% 가량 인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SNS 등으로 고가의 호텔과 서비스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이들은 프리미엄이 붙은 소비를 원하기 때문에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지고 양극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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