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DalDal
파리 1구 숙소 후기
Apartments WS Louvre-Richelieu
개인적으로 여행의 전체 컨디션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은 숙소라고 생각한다. 숙소 자체의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바로 위치다. 특히 파리 여행은 체력전이기 때문에 웬만한 곳은 걸어갈 수 있을 만큼 주요 관광지들과 가까운 곳이 좋다. 그런 면에서 가장 추천하는 곳은 루브르와 튈르리에서 가까운 파리 1구 쪽이다. 무엇보다 센 강과 가깝고 오페라 지역 10분, 오르세, 시테 섬은 15분 안쪽, 생제르맹데프레나 마레 지구도 20분 컷으로 정말 어지간한 곳은 도보로 이동할 수 있다.
다만 파리 1구는 교통과 위치가 좋은 곳이라 숙소 비용이 높게 형성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진짜 별거 아닌 체인호텔도 1박에 30이 넘어가는.. 그래서 조금만 눈을 낮춰봤더니 아파트 원룸(스튜디오)형 숙소 중에서 1박에 19만원 상당의 그나마 합리적인 금액대를 찾아볼 수 있었다. 대신 객실이 아주 많이 좁다. 주방시설과 화장실까지 전부 포함해서 5~6평 정도? 평수가 조금만 넓어져도 금액이 말도 안 되게 올라간다. 여기는 정말 위치로 승부 보는 곳이어서 숙소 자체의 컨디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파리에서 숙소를 예약하려는 분들이 알아야 할 몇 가지가 있다. 우선 프랑스는 자국에서 숙박하는 이들에게 1인 1박당 보통 1~2유로의 도시세를 받는다. 이건 숙소 금액에 포함되어 있지 않고 현지에서 따로 지불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특히 아파트는 청소 비용이 덧붙여진다. 이건 숙소마다 조금씩 다른데 20~30유로 정도를 지불하게 되고 숙소비용에 포함시키는 곳이 있는가 하면 도시세처럼 따로 받는 곳이 있다. 그래서 예약할 때 액면가 외에도 추가 비용과 내역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숙소 앞 풍경
프랑스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몰리에르 동상
DalDal부부가 예약했던 숙소는
1구의 리슐리 거리에 있는
작은 스튜디오형 아파트였다.
숙소비용 522.88유로
+ 도시세 2인 4박에 15.04유로
+ 청소비 20유로
합해서 557.92유로를 지불했다.
숙박 기간은 3월 7일에서 11일로
총 4박이다.
파리에서 가장 많은 아시아(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 등) 레스토랑이 있는 곳이다. 아시아인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줄을 서서 먹더라. 한국 식자재를 쉽게 구할 수 있는 K마트도 가깝고, 숙소 바로 옆에 제법 규모 있는 까르푸 시티 마켓이 있어서 정말 편리했다. 팔레 후와얄 가든과 루브르, 튈르리 정원이 지척에 있어서 내 집 드나들듯 누릴 수 있었다.
아파트 더블유에스 루브르 리슐리
Apartments WS Louvre-Richelieu
주소. 41 Rue de Richelieu, Paris
체크인 15~20시, 체크아웃 11시까지
WS 아파트는 루브르, 오페라, 라파예트, 마레 지구 등 여러 곳에 숙소를 운영하는 그룹으로 체크인이 완벽한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예약과 결제를 마치고 나면 아파트 측에서 체크인 안내와 함께 총 3가지 비밀번호를 알려준다. 처음엔 조금 복잡해 보여도 캡처해두고 비밀번호만 잘 누르면 열쇠 없이 다닐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우선 길가에 있는 큰 대문이 첫 번째 관문! 오른 편에 있는 도어락에 비밀번호를 누르고 오른쪽 문을 밀면 스르르 열린다.
복도를 통과해
중정에 도착하면 로비층(0층)은 상가,
1층(우리가 볼 때는 2층)부터 숙소다.
중정에서 오른쪽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작지만 소중한 엘리베이터가 있다.
예약된 객실이 있는 층에 내리면
또 여러 개의 문이 등장하는데
이게 두 번째 관문이다.
자신의 호실이 포함되는 곳에
비밀번호를 입력한 다음
왼쪽 문을 힘껏 밀어야 한다.
문이 제법 무거워서 살살 밀면 안 열린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좁은 복도에 상상 이상으로 많은 객실이 있다.
이러니 5평이지..
우리가 묵은 곳은 209호
이제 세 번째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하도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옆호실은
그냥 같은 객실에 있는 방이라 해도 무방하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대화가 가능할 정도..
벽에 방음이라는 기능은 전혀 없다.
옆방에서 문 쾅쾅 닫을 때마다
진짜 깜짝깜짝 놀람..ㅜ_ㅜ
한 번에 담기질 않아서 광각으로 찍었기 때문에
실제보다 넓어 보일 수 있음 주의:)
애초에 숙소에 대한 기대감 1도 없이
최악을 생각하고 발을 들였기 때문에
첫 느낌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캐리어를 펼쳐둘 공간이 없긴 한데.. 키 높은 의자 하나를 TV 옆 구석으로 옮기고 쓸데없이 큰 의자를 치우니 그나마 공간이 나왔다. 24인치와 20인치 캐리어 펼치기 성공 ^^; 이 작은 공간에 책상, 식탁, 옷장, 싱크대까지 있을 건 다 있다. 옷장을 열어보면 다리미와 다림판, 선풍기와 미니 금고가 들어있다. 에어컨은 없고, TV 아래에 라디에이터는 있다.
3월 중순 파리는 생각보다 추워서 숙소 안에서도 수면양말과 걸쳐 입을 가디건은 필수다. 한 겹짜리 큰 창 틈새로 바람이 솔솔~ 우리나라처럼 바닥을 데우는 난방 시스템이 아니어서 금방 훈훈해지지는 않지만, 자기 전 라디에이터를 틀어놓으면 그나마 공기가 데워져서 견딜만했다.
싱크대에는 인덕션이 빌트인 되어있고 위아래에 간단하게 사용할 만한 가전과 가재도구들이 한가득 들었다. 상부장에는 전자레인지, 캡슐커피 머신, 전기주전자, 접시들과 그릇, 컵, 냄비, 주방도구들이 있다. 하부장에는 넉넉한 쓰레기통, 미니 냉장고가 있고 그 위에 나이프, 포크, 스푼, 가위, 와인 오프너가 있는 트레이가 있었다. 집에서 간단하게 음식 해먹기에 필요한 물건들은 거의 갖추고 있어서 아주 유용했다.
까르푸 추천 템 :
전자레인지에 간단히 돌려먹는 리조또, 본마망 마들렌
착즙 오렌지 주스 (이거 진짜 맛있음!!)
액티비아 딸기 요거트, 6구짜리 계란
숙소 근처의 K마트와 바로 앞에 있는 까르푸에서 장을 봐다가 하루에 한 끼는 밥을 직접 해먹었다. 덕분에 살인적인 물가의 파리에서 식비 아끼기에 한몫을 톡톡히 했다. 외식하려면 정말 돈이 많이 드는데 마트 물가는 한국보다 저렴한 편이다.
사진으로 볼 때는 완벽해 보이는 욕실.. 문제는 방향제에 있다. 코를 찌르는 싸구려 비누 향의 방향제가 너무 독해서 욕실에 들어갈 때마다 아주 곤혹스러웠다. 문제는 방안에서도 냄새가 난다는 거.. 욕실 문을 열고 닫을 때마다 향기는 진해졌다. 나처럼 향에 민감한 사람들은 힘들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그리고 4일 숙박인데 수건을 2세트밖에 준비해놓지 않았다는 점.. 휴지도 두루마리 2개가 전부인데, 이게 평소에 한국에서 쓰던 두루마리보다 크기도 작고 양이 절반 정도라는 게 문제다. 다행히 늘 하나씩 챙겨 다니는 수건이 있고, 휴지는 아껴서 사용하고 있었다. 3일째 되는 날에 침대 시트랑 수건 바꿔줄까?라는 메시지가 오길래 시트는 괜찮고 수건만 교체해 줘 대답한 뒤 다행이다 싶었는데, 웬걸.. 물어보기만 하고 끝까지 아무런 교체가 없었다. 대체 왜 물어본 거야?
그 외에도 수건에 지워지지 않은 얼룩들이 그대로 보여서 사용하기 찝찝했다. 그냥 대충 물로만 세탁하는 건지 세제향이고 뭐고 아무런 향이 나지 않아 신기하기도 했다. 쉰내 나는 것보다는 낫다고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다른 후기들을 보니 종종 시트에도 얼룩이 묻어있다고;;
숙소 담당자의 대응과 시설, 청결 면에서 아쉬움이 많지만 여하튼.. 주변 환경과 위치면에서는 더할 나위 없었다. 총 별점은 ★★★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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