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가 관리하는 잔디…일본 친환경 호텔 3
사진=언스플래쉬
팬데믹 이후 지속 가능 여행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생태를 염두에 두고 지어진 친환경 숙소가 눈길을 끌고 있다. 독자적인 스타일을 고수하면서 혁신적인 방법으로 지속 가능한 여행을 동참하게 하는 호텔들이 일본에 있다. 일본의 친환경 호텔 세 곳을 소개한다.
1. 벳테이 센주안 리조트 Bettei Senjuan |
지속 가능한 럭셔리를 보여주는 료칸
벳테이 센주안 리조트는 럭셔리 부티크 호텔 연합인 를레&샤또(Relais&Chteaux)에 소속된 멤버다. 일본 전통 건축 양식과 현대적인 디자인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자연으로 둘러싸인 럭셔리 호캉스를 원한다면 벳테이 센주안이 제격이다. 벳테이 센주안은 고급 온천 리조트이기도 하고 주변 자연환경이 좋다.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통유리창을 통해 때묻지 않은 자연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일본의 명산으로 손꼽히는 다니가와다케가 자아내는 풍광을 벗 삼아 쉬기 제격이다. 봄이면 주변이 분홍색으로 변하는 벚꽃나무 뷰를 담을 수 있다.
가장 큰 힐링 포인트는 객실마다 개인 노천탕이 마련돼있다는 점이다. 모든 객실에 온천수를 그대로 흘려보내는 원천 방류 방식의 노천탕이 갖춰져 있어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노천탕에 몸을 담그고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자연 속에서 편안한 쉼을 누릴 수 있다.
벳테이 센주안 리조트는 ‘지속 가능한 럭셔리’를 실천하는 숙소이기도 하다. 엄선된 현지 제철 식재료가 제공되는데 일본 정부로부터 환경 대책을 적극 추진한 공로를 인정받기도 했다. 월별 쓰레기 배출량 목표를 설정하고 음식물 쓰레기의 양을 줄이는데 혁신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자연과 지역과의 공존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료칸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2. 트리풀 트리하우스 리조트 Treeful Treehouse Sustainable Resort |
제초기 대신 염소가 관리하는 잔디
오키나와 북쪽에 위치한 트리풀 트리하우스 리조트는 ‘평온함, 지속 가능성, 자연 경관’이 이곳을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다. 트리풀 트리하우스 리조트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태양열로만 운영된다. 태양 에너지 패널을 통해 소비량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해낸다.
이 친환경 숙소는 맞춤형 나무 객실로 지상에서 높이가 살짝 떠 있는 상태로 지어졌다. 인근 동물의 자연 서식지를 방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잔디도 제초기 대신 염소가 관리하고 있어 모든 게 친환경적으로 운영된다. 근처에는 맑은 물을 자랑하는 겐카강이 있어 멋진 광경과 소리를 즐길 수 있다.
3. 이토마치 호텔 제로 ITOMACHI HOTEL 0 |
쿠마 켄고가 설계한
일본 최초의 제로 에너지 호텔
에히메현은 시코쿠 지방 북서쪽에 위치해있다. 도쿄에서는 비행기로 1시간 30분 남짓이다. 특히 에히메현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으로 알려진 도고 온천이 있기로 유명하다. 도고 온천은 3,000년이 넘는 세월 현지인과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 명소다. 에히메현의 사이조시는 오래전부터 물이 풍부하고 맛이 좋아 ‘물의 도시’로 불리기도 한다. 사이조시에 일본 최초의 제로 에너지 호텔이 탄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최초의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을 받은 제로에너지호텔 ‘이토마치 호텔 제로(ITOMACHI HOTEL 0)’가 2023년 5월 에히메현 사이조시에 개장한다. ‘제로에너지건축물’이란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에너지 소비량을 최소화하는 녹색 건축물을 말한다.
한 건물에서 소비하는 에너지와 건물 안에서 만들어진 재생에너지를 합한 총 에너지양이 ‘제로(0)’에 가까울수록 건물 에너지 자립률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 건물 용도별 에너지 소비량에 있어서 호텔·료칸은 바닥 면적당의 전력 소비량이 음식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토마치 호텔 제로’ 건축은 세계적인 건축 거장 쿠마 켄고가 ‘이시즈치산’을 모티브로 설계했다. 이시즈치산은 일본 7대 신성한 산이자 서일본 최고봉으로 꼽힌다. 이토마치 호텔 제로는 객실 수는 최대 57개, 카페와 다목적 스튜디오 외 주방이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와 세탁실도 갖추고 있어 워케이션 장소로 제격이다.
사진=각 호텔
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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