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전에 막걸리, 삼겹살에 소주, 치킨에 맥주처럼 안주별로 어울리는 주종이 있다.
미국 하와이는 유난히 달콤하고 산뜻한 칵테일이 유명하다.
하와이에는 고기나 해산물이 주가 되는 무게감 있는 요리가 많아서 가벼운 술이 잘 어울린다.
더운 나라는 알코올 흡수가 빨라서 취기를 쉽게 느끼기 때문에 낮은 도수의 술이 발달했다고 한다.
여름 햇볕이 강한 하와이에서 도수가 낮고 달콤한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하와이는 알코올 소비량이 많은 곳 중 하나이다.
2019년 미국 여론조사 플랫폼 와이즈보터(wisevoter)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와이는 알코올 소비량이 높은 미국 10개 주 중 9위를 차지했다. 무려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146ℓ에 육박한다.
과음은 금물이지만 하와이의 정취를 느끼다 보면 취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
한 모금 넘길 때마다 영감이 샘솟는 하와이 칵테일 특집을 소개한다.
Point 01. 마이 타이 Mai T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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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타이 / 사진=flickr
하와이의 명물 마이 타이 제조법은 1944년 미국인 빅토르 줄스 버거론(Victor J. Bergeron)이 발명했다고 알려졌다.
버거론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폴리네시아 콘셉트 레스토랑 트레이더 빅(Trader Vic’s)을 운영했다. 식당의 테마에 어울리는 이국적인 맛의 칵테일을 원했던 버거론은 17년산 럼을 활용해 새로운 레시피를 시도했다.
신선한 라임을 짜 넣고, 오렌지 혼합주, 설탕 결정에 식용 색소를 넣은 락 캔디(Rock Candy)시럽, 오렌지 꽃수와 아몬드, 설탕을 섞은 프렌치 오르지트(French Orgeat)시럽을 첨가했다. 마무리로 잘게 부순 얼음을 섞고 라임과 민트 가지를 올려서 마무리했다. 라임과 민트 가지 장식은 섬의 모양을 상징한 것이다.
버거론은 제조법을 개발한 당일 저녁에 식당을 방문한 타히티 관광객에게 이 술을 대접했다. 칵테일을 맛본 타히티 관광객 중 한 명이 ‘마이 타이 로아 에(Mai tai roa ae)’라고 외쳤다. 타히티 어로 ‘세상에서 가장 좋다’라는 의미였고 이에 버거론은 칵테일의 이름을 ‘마이 타이(Mai tai)’로 붙였다.
1593년 버거론은 마이 타이 레시피를 로얄 하와이안 호텔(Royal Hawaiian Hotel)과 모아나 호텔(Moana Hotel) 등 하와이 유명 호텔에서 제조했고, 마이 타이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때 하와이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파인애플이나 오렌지 주스를 첨가했다. 이 제조법은 호텔의 이름을 따서 로얄 하와이안 마이 타이(Royal Hawaiian Mai Tai)라고 불린다.
오아후섬 호놀룰루에 있는 바 레더 에이프런(Bar Leather Apron)에서 세계 최고의 마이 타이를 맛볼 수 있다. 바(Bar)의 소유주가 실제로 마이 타이 제조 대회 우승자다. 안주로 파는 하몽과 치즈가 일품이다. 일·월요일은 휴무다. 화~토요일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 영업한다.
745 Fort St #127a, Honolulu, HI 96813 미국
745 Fort St #127a, Honolulu, HI 96813 미국
Point 02. 블루 하와이 Blue Hawa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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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하와이 / 사진=Flickr
블루 하와이는 1957년에 만들어진 하와이 전통 칵테일이다. 블루 하와이 제조법은 와이키키의 힐튼 하와이안 빌리지(Hilton Hawaiian Village) 리조트에서 일했던 호놀룰루 출신 바텐더 해리 이(Harry K. Yee)가 고안해 냈다.
해리 이는 오세아니아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미국에서 발전한 열대풍 티키 문화(Tiki culture)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이를 형상화한 칵테일을 개발하는 데까지 이른다. 해리 이는 칵테일에 종이 파라솔과 난초 반다(Vanda)를 사용해 티키 문화 느낌을 구현한 최초의 바텐더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블루 하와이 레시피는 럼이나 보드카를 넣고, 감귤류 과일로 만든 파란빛의 혼합주 블루 큐라소(Blue Curacao), 무가당 파인애플주스, 레몬 맛이 나는 시럽 스윗 앤 사워 믹스(Sweet & Sour Mix)를 첨가한다. 파인애플이나 오렌지 조각을 칵테일 잔에 끼우거나 종이 파라솔, 난초, 체리 등을 띄워서 장식한다.
블루 하와이 / 사진=flickr
이를 변형해서 코코넛 크림을 넣은 버전이 블루 하와이안(Blue Hawaiian)이다. 블루 하와이를 즐기는 전통적인 방법은 잔에 큼지막한 얼음을 넣어 마시는 온 더 락(On The Rock)이다. 티키 테마로 꾸며 놓은 호놀룰루의 라 마리아나 세일링 클럽(La Mariana Sailing Club)에서 가장 상큼한 블루 하와이를 즐길 수 있다. 가게 곳곳의 아기자기한 복고 열대풍 티키 테마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일몰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일·월요일은 휴무다. 화~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
50 Sand Island Access Rd, Honolulu, HI 96819 미국
50 Sand Island Access Rd, Honolulu, HI 96819 미국
Point 03. 라바 플로우 Lava F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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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바 플로우 / 사진=flickr
이름부터 뜨거운 매력을 지닌 라바 플로우 역시 하와이의 전통 칵테일이다. 칵테일 모습이 용암이 흘러내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파인애플과 코코넛 우유를 섞은 피냐 콜라다(Piña Colada)와 딸기와 럼을 기반으로 한 스트로베리 다이키리(Strawberry Daiquiri) 제조법을 섞어 변형한 것이 라바 플로우다. 레시피의 기원은 불분명하다.
라바 플로우 / 사진=flickr
전형적인 라바 플로우 제조법은 천연 코코넛 추출물로 만든 말리부 럼, 파인애플 주스, 으깬 냉동 딸기, 바나나 반 개 등을 섞는다. 재료를 한데 섞어 부드러워질 때까지 흔든다. 마지막으로 코코넛 크림을 얹은 뒤 휘젓지 않아야 붉은 용암이 흐르는 것 같은 모양새를 만들 수 있다. 라바 플로우에는 각얼음을 넣어 먹지 않으며 주로 몸통이 긴 허리케인 글라스(Hurricane Glass)에 담아 제공한다.
호놀룰루 쉐라톤 와이키키(Sheraton Waikiki)호텔의 럼 파이어(RumFire)에서 가장 부드러운 라바 플로우를 맛볼 수 있다. 하와이의 유명한 사화산 다이아몬드 헤드(Diamond Head)산의 경치를 감상하며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매일 오후 4시 15분부터 오후 10시 45분까지 운영한다.
2255 Kalākaua Ave, Honolulu, HI 96815 미국
2255 Kalākaua Ave, Honolulu, HI 96815 미국
Point 04.
하와이안 본파이어
Hawaiian bonfire
하와이안 본파이어 / 사진=flickr
하와이를 상징하는 과일 ‘파인애플’을 색다르게 먹어보고 싶다면 하와이안 본파이어를 추천한다. 하와이의 모닥불이라는 의미처럼 매콤한 맛이 인상적이다. 사막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용설란으로 만든 증류주인 메스칼(Mezcal)을 기반으로 한 칵테일이다.
메즈칼, 할라피뇨를 넣은 파인애플 주스, 말리부 럼, 라임 주스, 백포도주 프로세코를 섞어 만든다. 마치 연기를 입안에 머금은 것 같은 매캐함과 목구멍을 톡 쏘는 매콤함이 특징이다. 할라페뇨나 파인애플을 띄워 장식하기도 한다.
히포크라테스는 “술은 맛이 아주 좋은 약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과음은 해롭지만 소량의 술은 몸과 마음의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적당히 기분 좋은 음주를 하기에 하와이는 좋은 칵테일을 많이 가진 곳이다.
칵테일 한 잔에 하와이만의 분위기를 물씬 담뿍 담아보면 어떨까. 여행이 더 짜릿해지지 않을까.
글=김혜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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