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봉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건입동
제주 사라봉(沙羅峰) 공영 주차장.
국내힐링여행을 위해 선택한 제주도에서 첫 번째로 들른 곳이 오랜만의 방문인 해발 146.5m의 사라봉이다.
제주 사라봉 주차장에 주차 후 길을 건너 보이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사라봉 정상에 쉽게 도착하게 된다.
이곳 제주 사라봉은 오래전부터 노을과 일몰이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있어 사봉낙조(沙峰落照)라는 고유명사를 얻을 정도다. 바로 그러한 이유가 제주 10경 가운데 하나라고 하는데 오늘은 사봉낙조를 마주할 만큼의 여유가 없고 국내힐링여행의 일환으로 그냥 사라봉 정상까지의 가벼운 걷기를 다녀올 계획이다.
이 길은 제주 올레길 18코스이기도 하다.
제주올레 18코스는 제주원도심에서 조천까지 걷게 되는 19.6km의 구간으로 소요시간은 대략 6~7시간 정도 소요되며 이곳 사라봉과 다음에 이어지게 되는 별도봉(別刀峰)을 지나 시비코지, 닭모루, 대섬으로 이어지며 조천만세동산에서 종료된다.
여기 제주 사라봉은 전체가 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어 사라봉 공원으로도 불린다.
오르며 만나게 되는 화장실은 사라봉 정상을 지나 반대편에도 있다.
붕괴 위험지역이라 적혀 있는 이곳은 태평양 전쟁 때 일제가 구축한 동굴진지이며 제주 사라봉뿐만 아니라 제주도 전역에 걸쳐 곳곳에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는 곳이므로 아무리 큰 호기심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함부로 드나들어서는 안 되겠다.
계단의 끝자락에 보이는 쉼터.
쉼터를 지나 능선길이 시작된다.
계단까지가 제주 사라봉을 오르는 가장 힘든 구간이라 하면 딱 맞는 말이며 이제부터는 느긋한 맘으로 걷기를 즐기면 된다. 바로 이러한 점들이 제주 사라봉을 국내힐링여행 장소로 선택하게 된 이유이다.
동백이 다 졌을까 싶은데 아직도 붉은 색의 동백꽃이 피어있는 나무가 보인다.
남쪽에 모충사(慕忠祠)가 있다는데 이곳 주차장까지 다시 돌아와야 하므로 정상과 정상 아래쪽만 가보기로 하고 모충사는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다녀가는 걸로 해야겠다.
도심 공원이자 도심지 제주오름이기 때문인지 정상 부근에 운동 시설이 갖춰져 있고 많은 분들이 운동을 즐기고 계시다.
사라봉 공원임을 알리는 비석.
제주 사라봉은 제주시를 대표하는 제주오름으로 북서쪽으로 벌어진 말굽형 화구와 붉은 송이로 구성된 기생화산체이며 해송이 조림되어 있어 그늘이 풍부하다.
정상부로 판단되는 곳에 시멘트로 만든 팔각정이 우뚝 솟아 있다.
시멘트로 만들어 놓아 운치는 덜하지만 그 한 층을 올랐다고 하여 달리 보이는 제주바다 풍경이 멋지다.
이정도 뷰라면 국내힐링여행 장소로 인정할만 하다.
저 배는 어떤 배인지 모르겠으나 규모로 보아 제주도 근해만 다니는 유람선은 아닌 듯하다.
팔각정을 내려가 조금 더 내려가본다.
앗! 너 누구니?
네 이름이 뭐니?
귀엽구나.
뭐 먹니?
배고프니?
말을 많이 걸어봤지만 쳐다도 안 본다.
괘씸한 지고.
관심을 1도 갖지 않는 토끼를 내버려두고 조금 아래 석조 건물로 다가가본다.
석조 건축물은 봉화대려나?
정확히 어떤 용도인지 설명이 없어 그냥 패스하고 측면에 위치한 동굴을 살펴본다.
이 동굴은 일제 동굴진지로 등록문화재 제306호이며 제주 북부 해안으로 상륙할지도 모를 연합군을 1차 저지하고자 구축했으며 제주 동비행장(진드르 비행장)과 제주서비행장(정뜨로 비행장, 현재 제주국제공항을 방어하기 위해 구축했다고 한다.
제주 사라봉 일제 동굴진지에서 조금 더 내려오면 홪아실이 보이며 그 앞은 너른 공터로 조성되어 있다.
국내힐링여행을 위해 선택한 제주도 첫 번째 여행지라는 나의 생각 이전에 지역민들은 이미 이곳을 힐링을 위한 공간, 산책과 건강을 위한 공간, 명상을 위한 공간을 활용하고 있다.
더 아래로 내려가 모충사(慕忠祠)를 들러 의병항쟁 기념탑까지 가볼까도 싶지만 그렇게 하려면 제주 사라봉 전체 구간을 다 걷고 제주칠머리당 영동굿 전수관과 보림사를 지나기까지 지금까지 걸었던 길에 대한 소요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에 패스하고 조금 전 지나왔던 일제 동굴진지와 팔각정을 지나 주차장으로 방향을 잡는다.
느긋하게 앉아 동백꽃을 바라볼 수 있는 즐거움.
초록색과 빨강색의 조화가 신비롭다.
꽃잎의 분리없이 꽃봉우리가 톡 떨어지는 특징 때문에 죽음을 동백꽃과 같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그러한 죽음을 생각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꽤 많은 이들이 제주 사라봉을 애용하고 있는 듯하고 여행객으로 보이는 사람은 쿠니 1人인 듯.
제주 사라봉은 신증동국여지승람, 대동지지에서’사라악(沙羅岳)이라 표현하고 있고 남사록, 지영록에서는 ‘사라봉(沙羅峯)’으로 표기했다고 하는데 여기에서 ‘사라’는 해질녘의 산등성이가 마치 황색 비단을 덮은 듯하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과 신성한 장소의 뜻으로 쓰이는 옛글자 ‘
‘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다.
길지 않으나 충분히 만족스러운 제주오름 사라봉은 제주여행 중에 만날 수 있는 국내힐링여행 장소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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