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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봄] 겨울과 헤어질 결심…세상 먼저 찾아온 꽃 봄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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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봄] 겨울과 헤어질 결심…세상 먼저 찾아온 꽃 봄 제주

만남과 헤어짐은 필연적이다. 무릇 ‘때’가 있다. 계절이 대표적이다. 떠날 때를 분명 알기에 아쉬워하기도, 설레기도 한다. 미묘한 이별공식. 일 년에 4번씩 흥미롭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겨울이 끝을 보이고 있다. 입춘, 우수 지나 경칩도 코앞이다. 이미 바람결이 달라졌다. 파고들기 보다는 달래는 힘이 세진 요즘. 거친 삽질에도 꿈쩍 않던 언 땅도 어느새 몽글몽글해졌다. 바야흐로 봄이다. 봄.

제주 녹산로 벚꽃 유채꽃 길 / 사진 = 제주관광공사

봄소식은 역시 남녘이 1등이다. 진달래를 시작으로, 개나리와 벚꽃이 연이어 꽃망울을 터트릴 것으로 보인다. 3월 중순 제주에서 시작한 봄꽃 소식은 4월말 전국적으로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잠시 망설이면 이별을 고해야 하는 2023년의 봄을 놓치지 않으려면 계획을 단단히 세워야 한다. 아예 가장 먼저 봄 마중을 나가보는 것도 방법이다. 일찍 보고 오래오래 추억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래서 가장 빨리 봄 인사를 건네는 제주의 봄 여행 소식을 준비했다.

유채꽃 노랗게…성읍민속마을

성읍민속마을 / 사진 = 제주관광공사

봄이면 성읍민속마을 정의현성 성벽 앞은 유채꽃으로 노랗게 물든다. 따듯한 봄 내음이 가득한 민속마을의 풍경은 정겹고 호젓하다. 성벽으로 둘러싸인 마을 안에는 전통 초가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한 성읍민속마을에서는 제주 초가집에 머무는 특별한 가옥 체험도 할 수 있다. 제주 전통가옥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아낸 이곳은 집으로 통하는 골목길 ‘올레’와 텃밭(우영), 안채(안거리), 바깥채(밖거리)로 이루어졌다. 겉모습은 전통 초가 모습 그대로지만 내부는 현대식 숙박시설로 단장해 난방시설과 화장실, 샤워장을 갖췄다.

성읍민속마을 / 사진 = 제주관광공사

체험가옥은 방, 거실, 부엌, 욕실, 화장실 구조로 일반 숙박시설처럼 오후 2시 체크인 다음날 오전 11시 체크아웃이다. 가격은 6만~8만 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주변에 음식점과 체험거리가 많아 하루 종일 먹고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계곡 따라 암벽을…하례리 트레킹

하례리 트레킹 / 사진 = 제주관광공사

물이 만든 용암길이라는 효돈천, 총 길이가 약 13km로 한라산에서 서귀포 바다에 이른다. 매끈한 암석으로 이루어진 효돈천은 다양한 식생이 서식하는 천연보호구역으로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생물권보전 핵심지역인 효돈천과 하례리는 환경부가 실시하는 국가생태관광 재지정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례리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어릴 적 뛰어놀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여행객들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체험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하례리 트레킹 / 사진 = 제주관광공사

기암절벽 사이를 이동하며 크고 작은 바위를 넘는 짜릿한 체험을 즐긴다. 사람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청정지역에서 큰 바위들이 선사하는 웅장함과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탐스럽게 피어난 꽃길…벚꽃‧유채꽃

제주 전농로 벚꽃 / 사진 = 제주관광공사

제주의 봄은 꽃으로 시작해 꽃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을 만끽하기엔 제주의 봄만 한곳이 없다. 벚꽃축제가 열리는 공항 근처의 전농로부터 제주 전 지역이 3월 중순부터 동네방네 움츠렸던 벚꽃의 꽃망울을 화사하게 터트리며 핑크빛으로 물든다. 4월이면 흩날리는 꽃비와 함께 느지막하게 탐스럽게 피어나는 진분홍 겹벚꽃은 4월이 끝날 때까지 계절의 눈부신 순간을 선사한다.

예나 지금이나 제주의 봄이면 샛노랗게 지천을 물들인 유채꽃이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사로잡는다. 제주 봄날 인증샷 필수 코스인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 가시리 녹산로, 산방산, 함덕 서우봉 일대의 유채꽃밭을 중심으로 계절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내는 손길들로 분주하다.

봄꽃 축제도 여럿 열린다. 24일부터 26일까지 전농로 왕벚꽃 축제

서귀포 유채꽃 국제걷기대회 / 사진 = 제주관광공사

가 제주시 전농로 벚꽃길 일대에서,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서귀포시 표선면 녹산로 일대에서는 제주 유채꽃 축제를 만날 수 있다. 25일부터 26일 양일간은 제주시 애월읍에서 장전리 왕벚꽃 축제를, 서귀포에서는 서귀포 유채꽃 국제걷기대회를 연다.

싱그러운 초록…제주 휴양림

새벽 공기에 피어나는 봄의 생명력에 새순이 피어나는 숲 내음을 음미하며 재충전하기 좋은 곳 하면 제주 휴양림이다. 완연한 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휴양림에서 숙박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절물 자연휴양림 / 사진 = 제주관광공사

제주시 절물 자연휴양림은 2022년 전국 46개 국립자연휴양림 중 이용객 1위를 달성했을 만큼 인기가 높다. 오래전 절 옆에 약수가 있다 하여 이름이 붙여진 이곳은 지금도 식수로 이용이 가능할 만큼 깨끗한 물이 난다.

붉은오름 자연휴양림 / 사진 = 제주관광공사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은 사려니숲길에 인접해 더 인기가 높다. 휴양림 내에는 제주 전통가옥 형태로 조성한 숙박시설을 독채 형태로 운영하고 있으며 숲에서 다양한 야생식물과 노루를 만날 수 있다.

교래 자연휴양림 / 사진 = 제주관광공사

교래 자연휴양림은 곶자왈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휴양림이다. 이곳엔 생태관찰로와 오름산책로 탐방 코스가 있다. 1940년대 산전을 일구던 산전터와 1970년대 이전까지 숯을 만들었던 가마터가 온전히 남아있어 인문·생태학적 가치가 높다.

서귀포 자연휴양림 / 사진 = 제주관광공사

우리나라 최남단에 위치한 서귀포 자연휴양림은 해발 고도 700m에 위치해 봄부터 가을까지 계절적 영향을 덜 받는다. 사시사철 짙은 녹음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받으며 산림욕과 산책, 캠핑을 즐기기 좋다.

동네방네 장터…제주 5일장

지난해 제주의 거친 바다를 배경으로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가 큰 인기를 끌었다. 할머니들에게 인기 만점인 트럭만물상 이병헌, 생선가게에서 장사하는 이정은, 할망장에서 일하는 김혜자와 고두심이 등장하며 이야기의 배경인 제주 마을의 조그만 5일장 또한 주목을 받았다.

제주에는 매 2, 7일의 제주시와 4, 9일의 서귀포시에 서는 큰 5일장 외에도 읍면동 단위의 조그만 장터까지 5일마다 돌아가며 총 9곳에서 5일장이 열리고 있다.

제주 5일장 / 사진 = 제주관광공사

한림 민속 5일시장(4, 9일)은 한림항 근처에 있어 갓 잡아 올린 신선한 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수수한 매력을 지닌 함덕 5일장(1, 6일)의 40여 개 남짓한 점포에는 실생활에 꼭 필요한 것들이 알차게 담겨 있다. 세화해변에 인접한 세화 민속 5일시장(5, 10일)은 150여 개의 점포가 입점해있다. 1912년 하도리 별방진에서 시작한 세화 5일장은 해녀들이 힘을 모아 대규모 항일 운동을 전개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표선 민속 5일시장(2, 7일)은 생활용품과 농산물, 어시장, 식당가 건물 3개로 나뉘어져 있다. 식당가에는 주민들도 즐겨 찾는 맛집이 많다. 성산-고성 5일시장(6, 11일)은 주변 관광명소들과 접근성이 좋아 여행 중 제주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제주 5일장 / 사진 = 제주관광공사

대정 5일시장(1, 6일)은 한국전쟁 당시 문을 연 곳으로 제주 서부 지역에서 가장 큰 오일시장이다. 서귀포 중문관광단지 내에 위치한 중문 향토 5일시장(3, 8일)은 1950년대 피난민들과 함께 형성된 시장이다.

섬 속의 섬…가파도

가파도 가는 배 / 사진 = 제주관광공사

제주여행에서 만나는 또 다른 섬. 제주 본섬에서 손을 뻗으면 잡힐 듯 가까이 있는 가파도는 제주 섬과 마라도 사이에 있다. 대정읍 운진항에서 배를 타고 10분을 달리면 도착한다. 봄이면 청보리로 온 섬이 초록빛으로 물들어 이를 찾는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4월이면 푸릇푸릇한 청보리와 유채꽃이 섬의 60% 이상을 가득 메우며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한다.

최고 해발 고도 약 20cm, 우리나라에서 가장 낮은 섬 가파도는 지형이 평탄해 천천히 걸어도 좋고 봄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달려도 좋다. 청보리밭과 유채꽃밭에는 마을에서 마련한 포토존이 구석구석 숨어있다.

가파도 청보리밭과 유채꽃 / 사진 = 제주관광공사

마을 골몰 골목 정겨운 벽화는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섬에서 즐기는 맛있는 해물짬뽕과 정식도 여행에 빠질 수 없다. 섬에서의 짧은 여정이 아쉽다면 관광객이 모두 떠난 밤 고용한 섬의 정취를 느끼며 하루 쉬어가도 좋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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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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