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조 까사노.”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를 강타한 한국 드라마 ‘빈센조’의 명대사다.
단순히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것일 뿐인데 많은 이들의 심장을 떨리게 했다.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세계적인 명작 ‘대부’와 한국 드라마 ‘빈센조’의 공통점은 모두 이탈리아를 소재로 한다는 것이다.
이탈리아가 유독 콘텐츠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괜히 따라하고 싶은 낭만과 멋’이 깃들어 있는 나라여서일 것이다.
핫한 이탈리아에서 제일 핫한 도시 밀라노에서 밀라노 사람이 되어 보자.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는 것처럼 밀라노에서는 밀라노 법을 따라보자.
오직 밀라노에서만 가능한 현지인 코스, 일명 ‘빈센조 까사노’코스를 소개한다.
01
마조레 수도원의 산 마우리치오 교회
Chiesa di San Maurizio al Monastero Maggiore
마조레 수도원의 산 마우리치오 교회 / 사진=flickr
밀라노 사람들이 콘서트도 보러가고, 이탈리아의 고고학사도 배우러 가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마조레 수도원의 산 마우리치오 교회다. 1993년 라 캄파넬라 뮤지컬 문화협회(La Cappella Musicale Cultural Association)가 조직한 문화 행사 아르테무시카(Milano artemusica)는 합창 및 오케스트라 콘서트를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아탈리아 문화 행사다. 사나 마우리치오 교회를 아르테무시카와 같은 문화 행사의 콘서트홀로도 사용한다. 내부에는 거의 박물관 수준으로 유물과 벽화 등 볼거리가 많다.
마조레 수도원의 산 마우리치오 교회 / 사진=flickr
8~9세기에 원형 건물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16세기에 재건되어 도시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졌던 ‘성 베네딕도회’의 여성수도원이 들어섰던 곳이다. 기둥, 천장, 벽 등 교회 내부의 모든 부분이 프레스코 벽화로 뒤덮여 있다. 이탈리아의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추종자들로 16세기에 활동하며 다빈치의 화풍을 따라했던 레오나르데스키(Leonardeschi)들이 교회의 내부를 프레스코화로 빠짐없이 채워 넣었다. 아담과 이브, 노아의 방주, 최후의 만찬과 같은 비종교인들에게도 익숙한 얘기가 벽화로 그려져 있다. 밀라노의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Santa Maria delle Grazie)성당에 방문했거나,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더욱 추천한다.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에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 벽화와 이곳에 있는 ‘최후의 만찬’ 벽화를 비교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교회인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전의 시스티나 경당과 유사하다고 해서 현지인들은 ‘밀라노의 시스티나 경당’으로 부르는 자부심 가득한 교회다. 18세기 말 이전까지는 프레스코벽화의 한 벽을 기점으로 절반은 일반 대중과 신자들이 사용하고 나머지 절반의 구역은 수녀들이 사용하는 흥미로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안테냐티(Antegnati)가 1554년에 설계한 오르간의 강렬한 색상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스테인드 글라스 창문도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월요일은 휴무다. 화·수·목·금·토·일요일에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까지 개방한다.
Chiesa di San Maurizio al Monastero Maggiore
Corso Magenta, 15, 20123 Milano MI, 이탈리아
02
빌라 네키 캄필리오
Villa Necchi Campiglio
빌라 네키 캄필리오 / 사진=flickr
빌라 네키 캄필리오는 3개의 밀라노 하우스 박물관(House Museums of Milan) 중 하나로 수십 년간 실제 거주지로 사용되었다. 방문객들은 ‘역사적인 거주지가 아니라 이탈리아 부자 친구의 오래된 집에 놀러온 것 같아서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비아 모차르트(Via Mozart) 14번지에 있는 이 건물은 이탈리아 건축의 거장 피에로 포르탈루피(Piero Portaluppi)의 건축 프로젝트로 설계됐다. 테니스코트가 있는 넓은 정원을 비롯해 밀라노 사유지에 지어진 최초의 온수 수영장, 엘리베이터도 있다. 집의 소유주였던 네다(Nedda)와 지지나(Gigina) 자매가 사망한 후 보수작업을 거쳐 2008년 5월부터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빌라 네키 캄필리오 / 사진=flickr
2009년에는 한국에서도 개봉한 틸다 스윈튼(Tilda Swinton) 주연의 이탈리아 영화 ‘아이 엠 러브’의 촬영지로 쓰였다. 한국에서 2022년 개봉한 자레드 레토와 레이디가가 주연의 ‘하우스 오브 구찌(House of Gucci)’ 촬영지로도 사용됐다. 빌라의 내부는 1910년~1930년대에 유행한 직선과 곡선의 대칭미가 뚜렷한 아르데코 양식(ArtDeco Style)으로 지어졌다. 건물의 내부에 두 자매가 모았던 다양한 예술품도 재밌는 볼거리다. 각 방 입구에 오디오 가이드가 있어서 손쉽게 관람할 수 있다. 매장 내부에 레스토랑과 바도 있다. 티켓은 14유로(한화 약 2만 원)다. 정원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월·화요일은 휴무다. 수·목·금·토·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장한다.
Via Mozart, 14, 20122 Milano MI, 이탈리아
Via Mozart, 14, 20122 Milano MI, 이탈리아
03
파페르 몬 자르디노 레스토랑
Paper Moon Giardino
파페르 몬 자르디노 레스토랑 / 파페르 몬 자르디노 레스토랑 공식 인스타그램
파페르 몬 자르디노 레스토랑 / 파페르 몬 자르디노 레스토랑 공식 인스타그램
밀라노 직장인들이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이나 연인과의 기념일 위해 가는 곳이 바로 파페르 몬 자르디노 레스토랑이다. 식당 공식 홈페이지의 ‘밀라노 현지인에게 검증된 파페르 몬 자르디노’라는 기세등등한 홍보 문구를 통해 현지인이 선호하는 하이엔드 (high-end) 레스토랑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뇨끼, 리조토, 파스타, 티라미수, 판나코타 등 이탈리아 정통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내부의 고전적이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라는 평이 자자하다. 조용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 다이닝(Private Dining) 서비스도 예약할 수 있다. 만석인 경우가 많아서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월·화·수·목·금·토요일은 오후 12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영업한 뒤 다시 오후 7시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운영한다. 일요일에는 오후 12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만 영업한다.
Via Bagutta, 12, 20121 Milano MI, 이탈리아
Via Bagutta, 12, 20121 Milano MI, 이탈리아
04
코바 몬테나폴레오네 카페
Cova Montenapoleone
코바 몬테나폴레오네 카페 / 사진=flickr
1817년에 설립되어 현재까지 살아남은 밀라노 카페의 살아있는 역사 ‘코바 몬테나폴레오네’를 소개한다. 현지인들에게 수백 년 동안 사랑받아왔으며 현재는 관광객들에게까지 입소문이 나서 항상 인파로 북적이는 곳이다. 핫 초콜릿과 커피 종류도 인기가 좋다. 커피를 주문하면 초콜릿 한 조각을 곁들여 먹으라며 무료로 제공한다. 크루아상, 파네토네(panettone) 등 이탈리아 빵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포장까지 정성 들여 해주기로 소문났다. 이탈리아 와인을 포함한 다양한 주류도 팔고 있다.
카페의 음식이 굉장히 유명해서 몇 가지 제과 종류는 온라인으로도 판매할 정도다. 독특한 내부 인테리어와 통유리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밀라노 중심부 쇼핑거리와도 가까워서 쇼핑 후 간단하게 허기를 채우기에도 좋다. 월·화요일에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개장한다. 수·목·금·토요일에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영업한다. 일요일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문을 연다.
Cova Montenapoleone
Via Monte Napoleone, 8, 20121 Milano MI, 이탈리아
05
리타 극장
Teatro Litta
리타 극장 / 사진=flickr
오래됐다는 것은 그만큼 찾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밀라노에서 가장 오래된 ‘리타 극장’에서 하루를 마무리 해 보자.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극장이다. 내부에 공연 전에 간단하게 애피타이저를 즐길 수 있는 바가 있다. 저녁 공연 전에는 식전주를 마시는 이탈리아 문화인 아페리티프(Apéritif)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리타 극장 / 사진=flickr
그다지 큰 규모가 아니어서 더 아늑하고 극장 구석구석 유서 깊은 역사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는 평이 많다. 좌석도 예스럽지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극장에서 연극을 관람할 때 배우들의 노랫소리를 선명하게 듣기에 훌륭한 음향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연극을 보기 위해서는 예매를 해야 한다. 평균 3만~4만 원 사이로 연극을 관람할 수 있다.
Corso Magenta, 24, 20123 Milano MI, 이탈리아
Corso Magenta, 24, 20123 Milano MI, 이탈리아
유서 깊은 역사가 가득한 밀라노의 구석구석을 여행하다 보면 어느새 멋쟁이 밀라노 친구들이 하나, 둘 생겨있으리라.
여유가 가득한 밀라노의 맛과 멋을 똑똑히 기억한 채 돌아오자.
신발을 광내고, 머리를 손질하고, 이름이 ‘빈센조 까사노’가 아니더라도
본새 나게 사는 법을 아는 사람이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글=김혜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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