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잠정 연기됐던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이 작년부터 다시 문을 열었다. 전국에 있는 여행객들의 마음이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야시장’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상한 떨림이 있다. 다음날을 위해 모두가 고요히 잠들 것만 같은 저녁에 가장 활발해지는 시장이라니, 나도 그곳에 가면 더 특별해지는 기분이다.
비행기로 5시간을 날아 도착한 태국에도 특별한 야시장이 참 많다. 실내 야시장부터 빈티지 제품만을 판매하는 시장까지 그 종류가 족히 10가지 이상은 된다.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다운, 태국만의 감성이 가득 묻어 있는 방콕 야시장을 파헤쳐보자.
1. 쑤언룸 야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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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an Lum Night Bazaar |
영업시간: 매일 15:00~24:00
쑤언룸 야시장 / 사진=flickr
2001년 문을 연 쑤언룸 야시장은 태국정부관광청이 공식적으로 후원하는 곳이다. 시장 내부에 무려 4000개 정도의 가게가 물건을 판매하고 있을 만큼 규모가 매우 큰 편이다. 골목이 많아 길을 잃을 수도 있으니 앞사람 어깨를 잡고 잘 쫓아가 보자. 쑤언룸 야시장에는 오후 3시에 장사를 시작하는 가게도 있지만 보통 저녁 7시부터 본격적으로 장사를 시작한다. 그러니 모든 여행 일정을 소화한 후 하루의 끝자락에 시장을 방문해도 좋다.
쑤언룸 야시장은 태국의 정서가 듬뿍 담긴 여행 기념품을 사기에도 매우 좋다. 다만 관광객이 많은 만큼 가격 흥정은 필수다. 최소 3개의 상점에서 가격을 물어보고 기념품을 살 것을 추천한다. 옷, 액세서리, 스카프 등 상품의 종류가 가게 수를 훨씬 뛰어넘으니 취향에 맞게 잘 골라보자.
쑤언룸 야시장 포장마차 / 사진=flickr
기념품을 고르면서 또 빠질 수 없는 게 음식이다. 야시장에 음식이 빠지면 섭섭하다. 쑤언룸 야시장에는 포장마차촌이 따로 있는데 다양한 종류의 면과 볶음밥이 있으니 이곳에서 저녁을 해결해도 좋다. 야시장인 만큼 값도 매우 저렴한 편이니 비용 걱정은 잠시 접어두자.
The Bazaar Ratchadaphisek
5 Ratchadaphisek Rd, Chom Phon, Chatuchak, Bangkok 10900 태국
2. 딸랏 네온 야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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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ad Neon Night Market |
영업시간 : 매일 17:00~24:00
딸랏 네온 야시장 / 사진=flickr
깔끔하다. 딸랏 네온 야시장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이다. 이곳은 다른 야시장과 다르게 가게끼리 멀찍이 떨어져 있고 통행로도 굉장히 넓은 편이다. 덕분에 시장 내부를 구경하기가 매우 수월하다.
딸랏 네온 야시장 / 사진=flickr
2018년에 문을 연 딸랏 네온 야시장은 방콕 야시장 중 그 역사가 가장 짧다. 이 시장은 시내 중심부에 자리를 잡고 있어 ‘도심 속 네온 야시장’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첫 문단에서 말했듯이 딸랏 네온 야시장의 포인트는 바로 깔끔함이다. 이곳을 방문한 관광객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외칠 정도면 의심할 필요도 없다.
딸랏 네온 야시장 음식 / 사진=flickr
딸랏 네온 야시장에는 입에 넣기 아까울 정도로 아기자기한 음식이 많다. SNS에서나 볼 법한 디저트가 많은 탓인지 다른 야시장보다 상품이나 음식 값이 더 나가는 편이다. 시장 입구에는 초상화 가게가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는데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솜씨가 어마어마하다. 캐리커처나 초상화로 태국 여행의 추억을 남기는 것도 좋을 것이다.
Talad Neon Market
1087, 1 Phetchaburi Rd, Makkasan, Ratchathewi, Bangkok 10400 태국
3. 라차다 기차 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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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n Night Market Ratchada |
영업시간 : 매일 17:00~01:00
라차다 기차 시장 / 사진=flickr
라차다 기차 시장, 방콕 여행에 왔으면 꼭 빠지지 않고 들러야 하는 야시장이다. 관광객에게 가장 유명한 야시장으로도 불리는 이곳은 오랜 시간 문을 닫았다가 최근에야 다시 문을 열었다. 하지만 아직 과거 시장 명칭인 ‘딸랏롯파이2’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이름을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시장 자체가 문을 닫은 줄 알고 발걸음을 돌리는 관광객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라차다 기차 시장에서 눈여겨볼 점은 바로 기차가 시장 내부로 들어온다는 점이다. 머릿속으로는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지만 실제로 보면 더 놀랍다. 좁은 골목에 기차가 들어오는 모습은 가위 장관이다. 골목이 터져버릴 것 같지만 시장이 지금까지 잘 유지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이러니한 면도 없지 않아 있다.
라차다 기차 시장 / 사진=flickr
과거 기차 칸에서 중고 물품을 싸게 팔던 것에서 유래한 시장인 라차다 기차 시장은 오늘날 여행객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다. 여행에 지쳤다면 이곳을 방문해보자. 시장 통로에는 포장마차 수레가 돌아다니는데 맥주와 안주를 주문해 하루를 마무리해도 좋다. 이곳에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은 마치 산 중턱에서 마시는 약수 그 자체일 것이다.
랏차다 롯파이 야시장
Rama IX Rd, Huai Khwang, Bangkok 10310 태국
4. 카오산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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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ao Shan Road |
영업시간: 매일 18:00
카오산로드 / 사진=flickr
핫플레이스에 목마른 여행객을 위한 명소가 있다. 바로 카오산로드다. ‘배낭여행자들의 성지’로도 불리는 이곳은 한국의 홍대와 그 모습이 가장 흡사하다.
사실 카오산은 ‘가공된 쌀’이라는 의미로 과거 방콕 쌀거래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20세기 말에 전 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주거지로 쓰이면서 여행자 거리로 변신했다. 실제로 거리 곳곳에 게스트하우스, 카페, 클럽, 기념품점 등이 즐비해 있다. 여행사와 환전소도 이곳에 밀집해 있어 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숙박하지 않더라도 이곳의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관광객과 현지인도 많은 편이다.
카오산로드 / 사진=flickr
또한 카오산로드는 전 세계 곳곳에서 모인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정보를 공유하는 장으로도 유명하다. 펍의 야외 좌석에 앉아 버스킹 공연을 구경하고 있으면 옆자리가 금세 채워진다. 처음 보는 사이지만 여행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벌써 하루의 끝에 서 있다. 이 매력에 빠져 카오산로드를 계속 방문하는 관광객이 매년 증가할 정도다.
혼자 여행하고 있다면 이곳을 방문해보자. 어느새 주변이 친구로 가득해 외롭지 않은 여정이 될 것이다.
Thanon Khao San
Thanon Khao San, Khwaeng Talat Yot, Khet Phra Nakhon, Krung Thep Maha Nakhon 10200 태국
5. 더 캠프 빈티지 플리마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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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amp – Vintage Flea Market |
영업시간 : 화~목 15:00~22:00/금~일요일 15:00~23:45
더 캠프 빈티지 플리마켓 / 사진=flickr
여행이 주는 시끌벅적함도 좋지만 조용히 걷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런 날 추천하는 곳이 있다. 바로 더 캠프 빈티지 플리마켓이다. 이름 그대로 빈티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시장으로 실제로 보면 생각보다 더 매력 있다. 시장 곳곳을 둘러보면 레코드나 골동품, 작은 공예품을 판매하는 가게가 참 많은데 마치 연남동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익숙한 듯 새로운 느낌이 드는 이곳은 다음날에 또 방문하고 싶게 만든다. 골목골목마다 포토 스폿도 있으니 사진으로 남기는 것을 잊지 말자.
The Camp – Vintage Flea Market
F21 Kamphaeng Phet 2 Rd, Chatuchak, Bangkok 10900 태국
태국 방콕 야시장, 생각보다 더 매력 있다.
야시장마다 콘셉트가 달라서 보는 재미가 가득하다.
날이 어둑어둑해지면 그날의 기분에 따라 태국의 야시장을 방문해보자.
실제로 마주한 시장의 분위기가 글에 절반도 담기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글=서예지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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