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단순하다. 인간은 늘 새로운 것을 갈구한다.
우리는 새로운 것에 환장(?)한다.
다 가고, 다 아는 장소에만 간다면 차라리 랜선 여행을 가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오직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만 보고, 즐기고, 경험할 수 있는 이색 관광 특징을 소개한다.
낯선 것이 주는 설렘을 만끽하며 프랑크푸르트를 200% 즐기고 오자.
01 도끼 던지는 술집 WoodCutter Urban Axe Throwing |
도끼 던지는 술집 / 사진=flickr
묵혀왔던 스트레스 풀러 여행 갔다면 화끈하게 제대로 풀어보자. 프랑크푸르트의 중심부에 있는 ‘도끼 던지는 술집’을 소개한다. “너 프랑크푸르트에서 도끼 던져봤어?”라고 기세등등하게 자랑할 수 있는 이색 관광지다. 말 그대로 손도끼를 나무 과녁에 시원하게 던져서 찍으면 된다. 스트레스도 풀고 맛있는 맥주도 마시며 속이 뻥 뚫리는 상쾌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다양한 맥주가 있어서 술만을 즐기러 가기에도 손색없다. 물론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을 위한 무알코올 음료도 있다.
스릴을 즐기고 싶은데 위험할까 봐 걱정된다면 안심해도 된다. 도끼 전문가(Axe Master)가 함께하며 도끼 던지는 방법과 주의사항을 알려준다. 도끼 전문가와 함께하면 누구든 10분 내로 도끼를 과녁에 맞출 수 있다. 1시간 동안 마음껏 도끼를 던질 수 있다. 실력이 좋은 방문객에게는 고난도의 도끼 던지기 기술도 알려준다고 하니 승부욕을 제대로 발휘해 보자. 1인당 약 3만 원으로 즐길 수 있다. 예약 없이 방문할 수도 있지만 예약을 추천한다. 가족, 친구, 연인 등과 함께 즐기기에 적합하다. 다만 임산부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다. 체험 장소는 Töngesgasse 4, 60311 Frankfurt am Main, Germany에 있다.
02 오줌싸개 나무 Pinkelbaum |
오줌싸개 나무 / 사진=flickr
어렸을 때 이불에 지도를 그려본 적이 있는가. 너무 상심할 필요 없다. 프랑크푸르트의 국유림에 있는 오줌싸개 나무는 몇 년 동안 보란 듯이 오줌을 싸고 있으니까 말이다. 오줌싸개 나무는 프랑크푸르트 아트(Art)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독일의 작가 드리히 칼 베히터(Friedrich Karl Waechter)가 제작했다. 오줌싸개 나무는 자코비 연못(Jacobiweiher)에 있는 오래된 단풍나무에 오줌을 누는 것처럼 보이게끔 물줄기 관을 연결한 작품이다. 겨울에는 결로 현상으로 인해 나무에 피해가 갈까 봐 물을 내보내지 않으니 생생한 관람을 원한다면 겨울 방문은 피하는 것이 좋다. 나무 근처에는 “나를 300년 동안이나 화나게 한 사람들에게 이제부터 오줌을 쌀 거야”라는 유쾌한 안내 문구가 적혀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울창한 숲에서 고작 나무를 보고 낄낄 거릴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일 것이다.
오줌싸개 나무 근처의 자코비 연못도 프랑크푸르트의 숨은 명소로 유명하다. 도시 숲에 있는 연못으로 백조와 천둥오리를 비롯해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어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한다. 숲이지만 도심 속에 있어서 멀리 가지 않고 근처 레스토랑에서 끼니를 때울 수도 있다. 한적한 곳이지만 항공기가 종종 지나다녀서 소음이 있을 수 있다. 오줌싸개 나무는 Oberschweinstiegschneise, Frankfurt am Main, Germany, 60598에서 볼 수 있다.
03 소원을 이뤄주는 분수 ‘마셜 브루넨’ & ‘리브프라우엔베르크 브루넨’ Marshall-Brunnen & Liebfrauenberg Brunnen |
마셜 브루넨 / 사진=flickr
프랑크푸르트 사람들이 소원을 비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분수 앞이다.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다면 프랑크푸르트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분수 마셜 브루넨과 리브프라우엔베르크 브루넨을 들르자. 먼저 마셜 분수는 독특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48년에 미국 국무장관이었던 조지 캐틀렛 마셜(George C. Marshall)은 서유럽을 재건하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딴 마셜 플랜(Marshall Plan)을 만들었다. 이 산업 계획은 성공적인 경제 활성화를 이끌었는데 특히 독일의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마셜은 이 업적으로 1953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다. 그의 사망 이후 프랑크푸르트 상공회의소의 주재 아래에 조지 마셜을 기리기 위해서 만들어졌으며, 독일의 순수 예술가 토니 스타들러(Toni Stadler)가 1963년에 완성한 분수다. 분수 독일의 역사도 깃들어 있다. 분수에는 세 명의 님프가 청동으로 조각되어 있는데, 괴테의 ‘파우스트II’에 나오는 ‘아글라이아(주는 것)’ ‘헤게모네(받는 것)’ ‘에우프로시네(감사하는 것)’를 형상화한 것이다. 분수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편리하게 갈 수 있다. 마셜 분수는 Taunusanlage 20, 60325 Frankfurt am Main, Germany에 있다.
리브프라우엔베르크 브루넨 / 사진=flickr
리브우프라엔베르크 분수는 역동적인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이다. 1770년에 건축가 요한 안드레아스 리브하르트(Johann Andreas Liebhardt)와 조각가 요한 미카엘 다체라트(Johann Michael Datzerath)가 제작한 분수다. 분수 한가운데에 정사각형의 바로크 장식 기둥이 솟아 있는데 이런 양식이 흔치 않아 기둥을 구경하려고 방문하는 사람들도 있다. 기둥에는 돌고래와 강의 신 모습이 조각돼 있고 기둥의 꼭대기에는 황금빛 태양 장식을 장식했다. 분수가 뿜어내는 힘찬 물줄기를 구경하며 활기를 느낄 수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진 분수는 사람들에게 위안과 힘을 주는 소원 분수로 변모했다. 도심을 지나가다 언제든 들러 분수 앞에서 안녕과 평안을 빌 수 있는 프랑크푸르트 현지인들의 휴식처다. Neue Kräme 29, 60311 Frankfurt am Main, Germany에서 리브우프라엔베르크 분수를 볼 수 있다.
04 파터노스터 승강기가 있는 플레이밍 호텔 Fleming’s Hotel Paternoster Lift |
플레이밍 호텔 / 사진=flickr
여행지에서는 숙소마저 특별한 것을 선호한다면 플레이밍 호텔에 묵어야 한다. 플레이밍 호텔에는 파터노스터 승강기(Paternoster lift)가 있기 때문이다. 파터노스터 승강기는 문이 없는 개방형 승강기다. 스키장 리프트처럼 쉬지 않고 천천히 끊임없이 움직여서 승객이 원하는 층에서 자유롭게 타고, 내릴 수 있게 만든 승강기다. 파터노스터는 라틴어로 ‘우리의 아버지’라는 뜻으로 끊임없이 숫자를 셀 수 있는 묵주와 승강기 이용법이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묵주를 세며 외우는 주기도문의 첫 구절이 ‘우리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파터노스터 승강기는 과거에 쉽게 찾아볼 수 있었으나 현재에는 별로 남아있지 않다.
일부 여행객들은 파터노스터 승강기를 체험하기 위해 일부러 플레이밍 호텔을 찾아가기도 한다. 호텔에서 묵는 승객이 아니어도 호텔에 문의하면 파터노스터 승강기 탑승 체험을 허용해 주기도 한다. 승강기에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가 있어서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호텔은 도심에 있으며 넓고 쾌적하다. 근처에 트램 정류장도 있어서 이동에 용이하다. 다만 객실 방 한 가운데에 유리창으로 된 샤워실이 있는 독특한 구조라서 사생활 보호를 중요시 하는 사람이라면 숙박은 추천하지 않는다. 스탠다드 객실 기준으로 가격은 약 10만 원대다. 호텔 주소는 Eschenheimer Tor 2, 60318 Frankfurt am Main, Germany 다.
05 알터 플루그플라츠 프랑크 푸르트 암 메인 Alter Flugplatz Frankfurt am Main |
알터 플루그플라츠 프랑크 푸르트 암 메인 / 사진=flickr
톰 크루즈 주연 영화 ‘탑 건’ 시리즈를 보고 감명 받았다면 알터 플루그플라츠로 가야 한다. 1992년까지 군용 비행장으로 쓰였던 곳을 2003년에 레저 파크로 개조한 특이한 역사를 지닌 곳이다. 비행장을 개조한 조경가가 2005년에 독일 조경 건축상(BDLA)을 수상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장소가 됐다. 넓은 활주로가 여전히 남아있어서 조깅, 자전거, 인라인 스케이트, 스케이트보드 등을 즐기러 많은 현지인 및 관광객이 찾아온다. 그린벨트 프로젝트를 통해 개조됐기 때문에 활주로 옆에 잔디밭, 습지 등 자연친화적인 공간이 조성돼 있다. 자연보호구역인 습지에는 약 100종이 넘는 새와 약 10종의 양서류가 살고 있다. 오토바이, 전동스쿠터, 전동킥보드 등은 허용되지 않는다.
알터 플루그플라츠 프랑크 푸르트 암 메인 / 사진=flickr
독일 만화가 로베르트 게른하르트(Robert-Gernhardt)가 창작한 프랑크푸르트 그린벨트 마스코트 그룬귀르텔티(GrünGürtel-Tier) 동상도 만날 수 있다. 얼굴은 돼지이며 몸은 도롱뇽이고 작은 날개를 달고 있는 환상의 동물이다. 그룬귀르텔티의 깜찍한 외모 덕에 다양한 굿즈로 만들어져 환경부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판매 수익금을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사용한다고 하니 기념품으로 사가는 것도 좋다. 일요일에만 여는 소방박물관도 있어서 관심이 있다면 일요일 방문을 추천한다. 구역 내에 푸드 트럭이 있어서 간단한 요리와 음료 등으로 간편하게 배를 채울 수 있다.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월요일은 휴무다. 화·수·목·금·토요일 오전 11시 30분에 운영을 시작하고 수요일을 제외한 나머지 요일은 오후 9시에 문을 닫는다. 수요일에는 오후 6시에 문을 닫는다. 주소는 Am Burghof 55, 60437 Frankfurt am Main, Germany다.
06 보켄하이머 바르테 지하철역 입구 Bockenheimer Warte Subway Station Entrance |
보켄하이머 바르테 지하철역 입구 / 사진=flickr
프랑크푸르트 포켄하임(Bockenheim)은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힙스터(hipster)스러운 동네다. 현지인들에게 이곳의 유명한 관광지를 물으면 아마도 ‘지하철 역’을 추천할 것이다. 관광지를 물었더니 난데없이 지하철역을 추천해 줘도 오해하지 말길 바란다. 보켄하이머 바르테 지하철역 입구는 마치 마블 영화 속 ‘헐크’가 다녀간 듯한 인상을 주는 강렬한 곳이기 때문이다. 지하철역 입구는 콘크리트 보도에 반쯤 푹 파묻혀 있어서 마치 누군가가 집어 던져서 박아놓은 것 같은 재미있는 외관을 자랑한다. 이런 독특한 외관은 1986년, 건축가 즈비그니에프 피닌스키(Zbigniew Peter Pininski)에 의해 탄생했다.
이 입구에는 탄생 비화가 있다. 당시 도로 교통 문제로 지역 주민들끼리 불화가 잦았는데 즈비그니에프 피닌스키는 이런 상황을 전환하고 지역민의 얼굴에 미소를 되찾아 주고자 유쾌한 작품을 설계했다는 얘기다. 이 작품은 건축가의 의도대로 많은 관심을 받아서 2001년에 역 확장 사업이 있을 때도 사라지지 않고 현재까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하철역의 노선이 다양한 편이라 역을 거쳐 다른 관광지로 이동하기에도 부담이 없다. 역의 광장에는 아이스크림 가게, 카페 등이 있고 매주 목요일에는 시장이 열려서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역 내의 화장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익숙한 것을 경험할 때의 편안함도 좋지만, 여행지에서는 그보다 나에게 찾아올 새로운 일들의 설렘을 기대하게 된다.
두근두근 심장 뛰는 소리에 집중하고, 반짝반짝 난생 처음 보는 것들에 감격할 때 새로운 일상이 나에게 찾아온다.
‘삶을 바꾸고 싶다면 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말이 있다.
프랑크푸르트의 이색 관광지에서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을 새롭게 경험하며 다채로운 삶의 즐거움을 듬뿍 찾아 돌아올 수 있다.
글=김혜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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