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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샤넬·디올도 반했다, 파리 올림픽 기간 예약 이미 끝났다는 이 호텔

여행플러스B 조회수  

요즘 여행자들에게 호텔은 단순히 잠만 자는 곳이 아니다. 호텔에는 그 지역 의식주 문화는 물론 지역성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마치 축소된 사회를 보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주변에 여행 좀 한다는 사람을 보면 숙소 선택에 유독 까다로운 부류가 있다. 심지어 호텔을 기준으로 여행지를 고르기도 한다.

프랑스 방스의 ‘샤또 생 마르탱&스파(Chateau Saint-Martin&Spa)’. 산과 바다가 함께 보이는 뷰를 자랑한다. / 사진=외트커 콜렉션

패션·시계 등 명품 브랜드도 호텔 사업에 하나둘씩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각 브랜드만의 개성을 담은 숙박업소도 많아졌다. 세상은 넓고 좋은 호텔은 너무나도 많다. ‘경험을 돈으로 사는 시대’를 사는 여행자에게 선택지가 많아진 건 좋지만 반대로 옥석을 가려내기 힘들어진 것도 사실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 호텔은 식상하고 검증 안 된 부티크 호텔은 불안하다는 입맛 까다로운 여행자를 위해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정통 유럽식 호텔 그룹을 소개한다. 1870년 외트커(Oetker) 가문이 독일 바덴바덴에서 시작한 외트커 콜렉션(Oetker Collection)이다. 외트커 콜렉션은 2023년 2월 현재 유럽과 미 대륙 등 전 세계에서 최고급 호텔 10곳을 운영하고 있다.

외트커 콜렉션은 자신들이 보유한 호텔을 칭할 때 ‘부동산(Property)’이라는 말 대신 ‘명작(Masterpiece)’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블랙핑크는 물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비욘세, 마돈나, 켄달 제너 등 내로라하는 스타가 외트커 콜렉션의 ‘걸작 호텔’에 묵어갔다.

지난 6일 서울에서 기자 간담회를 연 미키 마스야마 외트커 콜렉션 글로벌 아시아 세일즈 총괄 이사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외트커 콜렉션이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지난 6일 미키 마스야마(Miki Masuyama) 외트커 콜렉션 아시아 세일즈 총괄이사가 방한해 외트커 콜렉션을 알리는 간담회를 열었다. 여행플러스는 간담회 전 미키 총괄이사와 1시간 동안 인터뷰를 진행했다. 외트커 콜렉션이 무엇인지, 호텔과 브랜드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듣고 한국 시장에 대한 분석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Q 간단히 자기 소개 해 주세요.

A 외트커 콜렉션에서 글로벌 아시아 세일즈 총괄 이사를 맡고 있는 미키 마스야마라고 합니다. 르 브리스톨 파리 세일즈 부서에서 시작해 총 11년을 보냈고, 현재는 외트커 콜렉션 본사로 옮겨 9년째 일하고 있어요.

프랑스 방스에 위치한 샤또 생 마르탱&스파 / 사진=위트커 콜렉션

Q 외트커 콜렉션이라는 브랜드가 아직 생소합니다.

A ‘외트커’라는 독일 가족 회사가 모기업입니다. 베이킹파우더, 냉동식품을 만드는 회사로 기업 전체를 놓고 볼 때 호텔업은 비중이 1%도 안 돼요. 외트커 콜렉션에는 총 12개 호텔이 있어요. 외트커 콜렉션이 시작된 독일 ‘브레너스 파크 호텔&스파(Brenners Park-Hotel&Spa)’, 프랑스 최고 럭셔리 호텔로 꼽히는 ‘르 브리스톨 파리(Le Bristol Paris)’, 스위스 제네바 유일 전 객실 스위트룸으로 구성한 5성 호텔 ‘더 우드워드(The Woodward)’ 그리고 이번 여름에 오픈 예정인 이탈리아 카프리섬의 ‘호텔 라 팔마(Hotel La Palma)’를 포함해 유럽 대륙에만 8곳이 있고요. 나머지 캐리비안해 프랑스령 생 바트(St. Barths) 섬, 브라질, 미국 팜 비치(2024년 오픈 예정)에 4곳이 있습니다. 12개 중 4개 호텔만 외트커 가문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 호텔은 운영 계약을 맺고 있어요.

프랑스 쿠슈벨에 위치한 ‘라 포제 쿠슈벨(L’aPogee Courchevel)’ / 사진=위트커 콜렉션

외트커 콜렉션이 호텔을 개발하거나 운영 계약을 맺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역사성과 건축미다. 최신식 마천루 빌딩을 짓고 호텔 간판을 내거는 건 외트커 콜렉션과 가장 거리가 먼 방식이다. 역사를 품은 장소에 건축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을 위주로 콜렉션에 포함할 호텔을 철저하게 가려낸다.

브라질 상파올로에 있는 ‘팔라시오 탱가라(Palacio Tangara)’ / 사진=외트커 콜렉션

Q 외트커 콜렉션의 정체성은 무엇인가요.

A 세 가지 특징이 있어요. 첫 번째 키워드는 ‘가족(Family)’입니다. 가족 사업으로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가족 친화적인 것을 중요시 생각해요. 성을 개조한 호텔에도 키즈룸을 꼭 넣고요. 외트커 콜렉션에는 4대에 걸쳐 호텔을 찾는 단골이 흔하죠. 브랜드 철학을 이해하고 체험하게 한 다음 우리 호텔을 다시 찾게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두 번째 키워드는 ‘기품(Elegance)’​인데요. 기품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건축부터 내부 장식은 물론 분위기까지 모든 것을 신경 쓰고 있어요.

마지막은 ‘진정성 있는 친절(Genuine Kindness)’입니다. 여기서 ‘진정성’은 손님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요. 손님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드는 것이 관건입니다. 손님 성향이 다 다르거든요. 누구는 대화를 좋아하고 누구는 혼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해요. 이런 걸 파악해서 손님 각각의 성향에 맞는 친절을 베푸는 것이 중요해요. 성향을 파악하고 나면 더 많은 정보와 도움을 줄 수 있어요.

외트커 콜렉션 호텔 대부분은 카드키가 아닌 쇠로 만든 정통 방식 열쇠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카드키는 휴대가 간편한데 옛날 열쇠를 그렇지 않아요. 외출할 때 열쇠를 프론트에 맡깁니다. 그러면서 안내 직원과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져요. 매니저가 일주일 중 하루를 정해서 무료로 샴페인을 제공하기도 해요. 자연스러운 대화 자리를 만드는 거죠.

왼쪽 사진: 스위스 제네바의 ‘우드워드(The Woodward), 오른쪽사진: 영국 ‘랜스부르(The Lanesborough)’ 스위트 객실 / 사진=외트커 콜렉션

Q 경쟁 호텔 브랜드가 있다면.

A 외트커 콜렉션은 현재 호텔 딱 10개만 운영 중이기 때문에 특정 브랜드를 경쟁자로 보지 않아요. 다만 주의깊게 동향을 살피는 브랜드는 있습니다. 도체스터 콜렉션(Dorchester Collection), 포시즌스(Fourseasons), 로즈우드(Rosewood), 슈발 블랑(Cheval Blanc) 등을 꼽을 수 있겠네요.

외트커 콜렉션이 다른 브랜드 호텔 그룹과 다른 점은 각각의 호텔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호텔 이름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브랜드 이름 뒤에 개별 호텔 이름이 따라 나오는 것과 달리 외트커 콜렉션은 항상 호텔 이름이 먼저다. 브랜드를 앞세우기보다는 개별 호텔의 개성을 지키고 각각이 주목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운영을 해왔다. 르 브리스톨 파리의 존재는 많이 알려졌지만 르 브리스톨 파리가 외트커 콜렉션 호텔이라는 건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이유다.

르 브리스톨 파리 / 사진=외트커 콜렉션

외트커 콜렉션은 급이 다르다. ‘스타들의 스타’다. 세계적인 배우와 가수는 물론 샤넬이나 디올 같은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 조차도 외트커 콜렉션에 대해서는 경외심을 갖는다. 프랑스 남부 앙티브(Cap d’Antibes)에 위치한 ‘호텔 두 캡 에덴 록(Hotel Du Cap-Eden-Roc)’이 특히 그렇다. 이 호텔에서 샤넬은 크루즈라인 패션쇼를 열었고 디올은 나탈리 포트만이 출현한 향수 광고를 촬영했다. 호텔 두 캡 에덴 록이 가장 바빠지는 시즌은 5월 깐느 영화제 기간이다. 깐느 영화제 때 호텔 두 캡 에덴 록에 묵었는지를 기준으로 그 사람의 영향력과 스타성을 평가한다는 소리까지 나돈단다.

프랑스 남부 앙티브(Cap d’Antibes)에 위치한 ‘호텔 두 캡 에덴 록(Hotel Du Cap-Eden-Roc) / 사진=외트커 콜렉션

외트커 콜렉션 대부분 호텔 재방문율이 70%에 육박한다. 단골 대부분 호텔에 머물면서 내년 예약을 하고 가기 때문에 7~8월 성수기 때는 방을 구하는 것이 어렵다.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는 상황이 더 어렵게 됐다. 올림픽 위원회가 지정하는 VIP 호텔에 포함되면서 188개 객실 중 절반 이상이 이미 선점됐고 나머지 일반 고객 예약도 대부분 완료된 상황이다.

르 브리스톨 파리 / 사진=외트커 콜렉션

약 4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는 미키는 ‘한국 여행산업의 역동성’에 주목했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 종식을 선언하고 국경을 열면서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시장이 한국과 싱가포르다.

한국 사람들은 실행력이 있어요.

여행에서도 마찬가지죠.

원하면 바로 가는 사람들이에요.

고급 호텔, 럭셔리 시장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는 것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미키 마스야마

아시아 세일즈 총괄로서 한국·중국·일본 시장을 분석한 것도 흥미로웠다. 가장 성장세가 빠른 건 중국 시장이 맞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국인들은 샹그릴라나 만다린 오리엔탈 같은 중국 기업 호텔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일본 사람들은 매우 신중하다. 여행을 결정하는 데도 오랜 시간을 들인다. 한국은 여행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서도 결정이 빠르고 사고가 유연하다고 판단했다.

2024년 오픈 예정인 미국 팜 비치의 ‘비네타 호텔(The Vineta Hotel)’ / 사진=외트커 콜렉션

팬데믹 이후 호텔 정상화 정도에 대해 묻자 “100%”라는 답이 돌아왔다. 외트커 콜렉션 매출이 코로나 이전으로 완전히 회복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여행객의 힘이 컸다고 한다. 미국 사람들이 파리 여행을 많이 오면서 전반적으로 가격대가 올라갔다는 이야기도 돈다. 코로나 이전 시장 점유율을 가장 크게 차지하는 건 유럽인이었는데 팬데믹 이후 미국 사람이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홍지연 여행+ 기자

여행플러스B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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