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음식 하면 밥알이 탱글한 빠에야, 쌉싸래한 와인, 한국인들의 맥주 안주로 자리잡은 감바스 정도가 생각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음식이 많을 정도로 스페인은 ‘미식 국가’로 유명하다.
그렇다면 미식 국가 스페인의 가장 큰 섬 마요르카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무엇일까.
이제 한국에서도 손쉽게 맛볼 수 있는 빠에야, 감바스는 그만! 나만 알고 싶을 정도로 맛있고 독특한 현지 음식을 소개한다.
01 프리토 말로퀸 Frito mallorquin |
프리토 말로퀸 / 사진=flickr
마요르카에서 ‘프리토 말로퀸’을 먹어 본 사람들은 더 못 먹고 온 게 한이 된다고 입 모아 말한다.
프리토 말로퀸은 14세기부터 이어져 온 마요르카의 전통 음식이다.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를 사용한 서민 대표 음식이다. 프리토 말로퀸은 기름기 있는 볶음 요리로 메인 요리의 성격이 강하다.
프리토 말로퀸은 감자, 고추, 지중해 채소 아티초크, 고추, 마늘, 돼지나 양의 간 및 순대, 등심 등을 넣는다. 고추장 양념이 아닌 후추 양념을 한 한국식 순대볶음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고소한 기름과 채소, 고기의 환상적인 조화로 간단하지만 자꾸 찾게 되는 음식이다. 프리토 말로퀸은 진정한 마요르카 대중 음식이기 때문에 맛집을 찾고 싶다면 현지인에게 물어볼 것을 추천한다.
현지인이 추천하는 맛집으로는 발데모사(Valldemossa)의 칸 코스타(Can Costa)와 알쿠디아(Alcúdia)의 살함브라(S’Alhambra) 등이 있다.
02 마요르카식 달팽이 요리 Caracoles a la mallorquina |
마요르카식 달팽이 요리 / 사진=flickr
특이한 음식을 경험하고 싶다면 마요르카식 달팽이 요리가 제격이다.
스페인 달팽이 요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마요르카만의 달팽이 요리법이 있다. 달팽이 요리에 거부감이 든다면 한국인이 사랑하는 술안주 ‘골뱅이’의 맛을 연상하면 된다.
마요르카식 달팽이 요리 / 사진=flickr
마요르카의 달팽이 요리에는 스페인 남부 달팽이 안달루시아(Andalucia)가 아닌 색이 더 진하고 크기가 큰 카브릴라(cabrillas) 달팽이를 사용해서 그 쫄깃함이 가히 인상적이라고 한다.
주로 튀긴 감자를 마요네즈 소스로 버무린 감자 알리올리를 곁들여 먹는다고 한다. 달팽이에는 아미노산과 단백질이 풍부해서 과거 스페인의 가난한 이들이 달팽이를 고기 대용으로 섭취했다고 한다. 알쿠디아의 바시코 가스트로바(Básico Gastroba) 식당 등에서 마요르카식 달팽이 요리를 찾을 수 있다.
03 텀벳 Tumbet |
텀벳 / 사진=flickr
야채를 좋아한다면 텀벳을 맛봐야 한다. 텀벳은 마요르카의 신선한 현지 채소를 사용한 채소 요리다.
다양한 채소가 이상적인 조화를 이뤄 채식주의자들에게 사랑받는 메뉴이기도 하다. 올리브 오일에 감자, 가지, 마늘, 피망, 애호박 등을 튀겨 쌓고 그사이에 토마토소스를 얹어서 만든다. 프랑스 요리 라따뚜이와 비슷한 느낌이다. 바삭한 채소의 식감이 입맛을 돋우어 전채로 알맞다.
텀벳 역시 마요르카의 현지 식재료로 만든 전통 요리로 1년 내내 마요르카의 식당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텀벳 맛이 일품인 식당은 팔마의 레스토랑 에스 문탄트(Restaurant es Muntant), 폴렌사의 자르잘레스 레스토랑(ZARZALES Restaurant) 등이 있다.
04 코카 드 트램포 Coca de trampo |
코카 드 트램포 / 사진=flickr
코카 드 트램포는 토마토가 주재료인 지중해식 마요르카 빵 샐러드다. 전통적인 요리법의 재료에는 작은 토마토, 고추, 양파, 후추 등이 들어간다. 재료를 잘게 썰어 크러스트 빵 위에 얹어 구우면 된다. 올리브 오일과 소금으로 간을 해 짭짤한 맛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변형을 해서 마요르카 전통 소시지 소브라사다(sobrasada), 근대, 토마토 슬라이스 등을 넣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현지인들은 코카(Coca)라는 별칭으로 부른다. 마요르카의 제과점이나 식당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팔마의 폰 아이 페이스트리 레이나 마리아 크리스티나(Forn i Pastisseria Reina Maria Cristina) 등에서 환상적인 코카 드 트램포를 구매할 수 있다.
05 아로스 브뤼트 Arros Brut |
아로스 브뤼트 / 사진=flickr
여기 1년 내내 맛볼 수 있는 친근하고 풍미 깊은 음식이 있다.
아로스 브뤼트는 제철 채소를 사용해서 만든 푸짐한 욕수에 고기를 곁들여 먹는 한국의 ‘국밥’같은 음식이다.
아로스 브뤼트는 스페인어로 ’더러운 쌀‘이라는 뜻이다. 과거 사냥을 끝낸 뒤 남은 식재료를 한 솥에 넣고 끓여 먹는 시골 요리에서 유래했는데 재료의 조합으로 쌀이 갈색빛을 띠었기 때문에 아로스 뷔르트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러한 유래 때문인지 아로스 브뤼트의 요리법은 한정되지 않고 매우 다양하다. 보통 토끼 고기를 주재료로 사용하고 샤프란과 계피, 고추, 후추 등으로 맛을 낸다.
현지인들은 주로 겨울에 찾는 음식이다.
발데모사의 레스토랑 드 카네(Restaurant de Canet)와 팔마 에스 폰텟(Es Pontet) 레스토랑 등이 제대로 된 아로스 브뤼트를 맛보기에 적합한 곳으로 평가 받는다.
06 엔사이마다 Ensaimada |
엔사이마다 / 사진= flickr
마요르카의 전통 빵 엔사이마다는 돼지기름 라드를 사용해서 만드는 달팽이 모양 빵이다. 엔사이마다의 이름도 돼지기름을 뜻하는 카탈로니아어에서 유래했다. 17세기부터 만들어 먹기 시작한 엔사이마다는 축제와 행사를 위한 기쁨의 빵이다.
밀가루, 물, 설탕, 달걀, 돼지기름 등을 이용해서 달팽이 모양으로 돌돌 감아 만든다. 푹신하고 달콤하며 화려하기보다는 담백한 풍미를 자랑한다.
엔사이마다의 활용도는 다양하다. 전날 남은 엔사이마다로 새로운 디저트 그레익소네라(Greixonera)가 탄생한다. 빵에 우유와 달걀 섞어 다시 굽는 브래드 푸딩과 비슷한 케이크이다. 다만 그레익소네라는 마요르카보다는 스페인 이비자에서 더 인기가 좋다.
엔사이마다 맛집으로 유명한 곳은 팔마의 칸 조안 데 사이고(Ca’n Joan de s’Aigo)와 잉카의 폰 산트 프란세스크(Forn Sant Francesc)등이 있다.
07 포셀라 로스티다 Porcella rostida |
포셀라 로스티다 / 사진=flickr
마요르카의 크리스마스 식탁을 구경하고 싶다면 통돼지 구이 포셀라 로스티다를 추천한다.
포셀라 로스티다는 마요르카에서 크리스마스를 기념할 때 먹는 전통 음식이다. 애저(어린 돼지)구이로 감자나 고구마를 곁들여 먹는다. 전통적인 포셀라 로스티다는 마요르카 토종 돼지를 이용한다. 아직 성장이 덜 끝난 어린 돼지를 먹는다는 점에서 윤리적인 논쟁이 있지만, 여전히 마요르카 현지인 및 관광객의 인기 음식이다.
최고의 포셀라 로스티다를 맛볼 수 있는 음식점은 잉카의 레스토랑 셀러 칸 리폴(Restaurante Celler Ca´n Ripol), 잉카의 레스토랑 셀러 캔 마론(C.B RESTAURANT CELLER CAN MARRON C.B) 등이 있다.
마요르카에서만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는 마요르카 ‘현지 음식’을 꼭 놓치지 말자.
여행이 끝난 뒤 마요르카 음식이 아른거리는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지만, 못 먹어본 것보다 낫다.
정열의 나라 스페인에서 음식도 정열적으로 맛보는 후회 없는 여행을 추천한다.
글=김혜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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