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호그 호주관광청 동부시장·항공 총괄 인터뷰
한국 여행객 특징, 추천 호주 명소 등 소개
캔버라의 열기구 비행. /사진= 호주관광청
한국에서 10시간을 날아가야 나타나는 호주는 지난해 1월 한국 방문객이 1450명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난해 2월 21일 국경을 재개방하고 지난해 7월부터는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전면 완화하면서 4개월 연속 6000명을 넘어서는 등 빠른 속도로 방문객이 증가했다. 지난 11월에는 1만 1700명을 찍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총 5만 6320명의 한국인이 호주를 방문했다.
호주관광청, 콴타스항공 공동 캠페인. /사진= 호주관광청
호주관광청은 지난해 9월 호주 현지 여행업계 관계자 46명과 한국 여행업계 관계자 51명이 참석한 ‘호주 마켓플레이스 코리아 2022’를 통해 한국인 방문객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이어서 지난해 12월 호주 국적 항공사 콴타스항공이 인천~시드니 직항 노선 정기편 운항을 시작한 것을 기념해 공동 캠페인을 진행하며 본격적으로 한국 여행객 유치에 박차를 가했다.
앤드류 호그 호주관광청 동부시장 및 항공 총괄. /사진= 호주관광청
콴타스항공 로고에는 호주 대표 동물인 캥거루 그림이 들어가고, 호주 귀국편에는 ‘I still call Australia home(나는 아직도 호주를 집이라고 부른다)’이라는 노래가 기내에 나온다. 이 노래를 들으면 눈물을 흘리는 승객들이 많을 정도로 호주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이번 캠페인은 오랜 기간 긴밀하게 협업해온 호주관광청과 콴타스항공 파트너십의 연장이다.
앤드류 호그 호주관광청 동부시장 및 항공 총괄
여행플러스는 콴타스항공에서 26년간 비중 있는 역할을 수행한 뒤 현재는 호주관광청에서 동부시장 및 항공 부문을 총괄하는 앤드류 호그(Andrew Hogg)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호주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올해 호주의 항공 수요 예상을 묻자 “코로나19 이전 대비 호주 전체 장거리 국제선 노선은 약 65%, 한국~호주 노선은 약 133% 늘어날 전망”이라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를 계기로 호주를 방문하는 여행객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인, 장거리 여행 선호… 한류스타와 홍보도 지속 중
호주관광청 홍보대사 배우 한지민. /사진= 호주관광청
호그 총괄은 한국 여행객의 ‘호주 사랑’ 요인으로 장거리 여행지라는 점을 꼽았다. 코로나19 이후 항공 여행 동향을 살펴보면 전 세계적으로 국내 여행부터 시작해 단거리, 장거리 순으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한국은 이와 반대였다는 것. 오히려 미주, 유럽 등 장거리 여행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호주관광청이 한국에서 다양한 캠페인과 파트너십을 통해 호주를 적극 홍보하고 있는 점도 언급했다. 예를 들어 얼마 전에 종영한 SBS ‘찐친 이상 출발, 딱 한 번 간다면’ 프로그램 제작을 지원했다. 연예계 ‘찐친 배우 군단’인 이상이, 이유영, 임지연, 엑소 수호, 이규형, 차서원이 함께 호주 퀸즐랜드 주를 여행하는 모습을 통해 퀸즐랜드의 다양한 지역을 소개했다. 더불어 호주에 언니와 조카들이 거주하고 있어 호주를 자주 방문했다는 배우 한지민을 지난해 호주관광청 공식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한국 여행객에게 태즈매니아, 원더 리프 추천
태즈매니아 마리아섬 페인티드 클리프. /사진= 마리아 아일랜드 워크 제공
호주관광청 임원이 본 한국 여행객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퀸즐랜드와 골드코스트 등 야생동물과 천혜의 자연이 돋보이는 휴양지에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또 현지인들과 함께 어울리고 현지인만 아는 핫플레이스, 맛집을 찾아다니는 등 새로운 여행지를 심층적으로 경험하는 것에 관심이 높았다. 그는 이런 한국인의 특징을 고려해 호주 최남단의 ‘태즈매니아’를 추천했다.
‘호주의 제주도’라고도 불리는 태즈매니아는 세계에서 공기가 가장 깨끗한 곳으로도 꼽힌다. 전체 면적의 60%가 국립공원 및 보호구역으로 지정됐고, 20%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될 정도로 때 묻지 않은 자연 생태계를 자랑한다. 태즈매니아만의 독특한 동·식물이 다양하게 서식한다. 멸종 위기종으로 알려진 ‘태즈매니아 데블’도 이곳에서 유일하게 만날 수 있다.
골드코스트의 신상 명소도 추천했다. 씨웨이 부근에 가면 바닷속 30m까지 하강하며 다이빙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작년에 무려 500만 달러(약 61억 4250만원)를 들여 개장한 수중 어트랙션 ‘원더 리프(Wonder Reef)’다. 전문 다이버와 함께 바다 속 깊이 탐험하며 경이로운 바다 생태계와 해저 22m 해양 친화적 수중 조각들을 구경할 수 있다.
해산물부터 커피까지, 호주 ‘먹킷리스트’
호주 해산물 요리. /사진= 호주관광청
호그 총괄은 호주 최고의 자랑거리로 ‘최상의 품질을 자랑하는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꼽았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호주에서는 직접 손으로 캔 자연산 전복이나 가리비, 새우 등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대서양의 연어와 농어 등을 재료로 한 훌륭한 음식이 가득하다.
그는 호주 레스토랑에 가면 익혀서 냉장한 새우를 은색 버킷에 채워 서빙하는 ‘새우 한 버킷(bucket of prawns)’ 메뉴를 추천했다. 시원한 화이트 와인이나 맥주와 무척 잘 어울린다고 한다. 또 그는 “호주의 토종 민물 어류들도 바다 생선만큼 맛이 훌륭하다”라며 “시드니 수산 시장에 가면 ‘야비’라고 하는 호주 민물 가재를 살 수 있는데, 삶거나 그릴에 구워 먹으면 평생 잊을 수 없는 감동을 맛볼 것”이라고 말했다.
멜버른 커피. /사진= 호주관광청
커피도 빼놓을 수 없다. 호주 사람들은 커피를 무척 사랑하기 때문에 커피와 음식을 함께 즐기는 카페 문화가 발달했다. 특히 커피로 유명한 도시 멜버른에서는 에스프레소, 롱블랙부터 신선한 우유를 넣어 만든 라테, 카푸치노 등 최고급 커피를 종류별로 맛볼 수 있다.
지금이 성수기, 가성비 좋은 시기는 4~5월
서호주 퍼스 서핑. /사진= 호주관광청
호주는 일 년 내내 쾌적한 기후를 자랑해 사실 언제든 여행하기 좋다. 남반구에 있어 한국과 계절이 반대인 호주는 여름 시즌인 12월부터 2월까지가 성수기로 분류된다. 호주의 여름은 해변에서 서핑, 다이빙, 스노클링 등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을 제공한다. 신선한 해산물 음식도 풍부하게 즐길 수 있어 바로 지금이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성수기 시즌엔 항공편, 숙박 요금이 제일 비싸다. 여름에서 가을 시즌으로 넘어가는 4~5월 쾌청한 날씨를 즐기며 여행하는 것도 추천한다.
호주는 한국 여행객에게 안전하고 친근한 여행지다. 여행을 하면서 크게 신경 쓰거나 주의해야 할 것들은 많지 않지만 호그 총괄은 알고 가면 좋을 몇 가지 팁을 제시했다.
시드니 하버 전경. /사진= 호주관광청
먼저 호주 입국 시 전자여행허가(ETA) 사전 신청이 필수다. 입국 전 미리 ‘Australian ETA’ 앱을 통해 발급이 가능하며 한 번 발급받으면 1년 동안 유효하다. ETA는 관광 및 업무 방문 목적으로 최장 3개월 이내 체류를 위한 전자비자다. 3개월 이상 호주에 체류하는 경우 정식으로 비자를 신청해야 한다.
호주는 한국과 다르게 좌측통행을 하고 있다. 렌터카를 이용하는 여행객은 운전 시 헷갈릴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호주엔 팁 문화가 거의 없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팁을 건네기도 하며 매우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받았을 경우 팁을 조금 남길 수도 있다. 그러나 가능하다면 사전에 팁을 줘도 되는지 물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좌)= 캔버라 플로리아드 (우) 시드니 마디 그라. /사진= 호주관광청
마지막으로 호주엔 축제가 다양해 스케줄을 미리 알아 두면 더욱 즐거운 여행이 가능하다. 이달 17일부터 오는 3월 19일까지는 호주 남반구 최대 규모의 예술 페스티벌인 ‘애들레이드 프린지’를 즐길 수 있다. ‘대중의 축제(The People’s Festival)’라고 불리는 연례행사로 코미디, 카바레, 연극, 음악, 시각 예술, 서커스 등 모든 형태의 예술을 선보인다. 세계 최대 규모의 성소수자 축제인 ‘월드 프라이드(World Pride)’ 또한 이달 17일부터 오는 3월 5일까지 17일간 시드니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2023 FIFA 여자 월드컵(7월 20일~8월 20일), 시드니의 대표적인 행사 비비드 시드니(8월), 남반구 최대 규모의 꽃 축제인 플로리아드(9~10월) 등이 기다리고 있다.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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