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맛집] 해외여행 중 한식 고플 때 후회 없게 할 식당 8곳
음식만큼 향수(鄕愁)를 달래주기 좋은 것은 없다. 간혹 영화나 다큐멘터리 등에 어렸을 적 맛봤던 ‘그 맛’ 하나를 기억한 채 평생을 살아온 이가 있을 정도다. 짧다면 3~4일, 길면 일주일 안팎의 해외여행 중에도 익숙한 맛을 향한 구애는 이어진다.
고추장 튜브부터 맛김치에 컵라면을 챙겨가도 꼭 현지의 한식당을 찾아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새삼 음식이 가진 힘이 어마어마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다만 양보가 어려운 조건이 있다. 이 또한 맛이다. 현지화한 맛이 아닌 한국 본연의 맛을 구사한 식당이래야 만족할 수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세계 주요 도시에 있는 한식 맛집 8곳을 발표해 관심을 끈다. 해외 우수 한식당 지정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이번 선정은 2020년 8월부터 시행 중인 한식진흥법에 따랐다.
양 기관이 우선적으로 판단한 것은 역시나 품질과 서비스다. 여기에 위생과 한식 확산 기여도 등도 평가에 반영했다. 지정 대상 도시는 해외 한식당 분포, 한식 인지도, 대륙별 안배 등을 종합 고려했다.
이에 따라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로 정해 우수 한식당 신청·접수를 받았다. 한식문화 특성 적합성, 한국산 식재료 사용, 한식 조리 자격 여부 등 21개 항목을 중점 평가해 최종 8선에 오른 8곳의 한식당을 소개한다.
뉴욕은 ‘정식’ ‘아토믹스’ ‘윤 해운대 갈비’ 등 3곳이 이름을 올렸다.
사진 = 정식 홈페이지
정식(Jungsik)은 모던 한식 파인다이닝(Fine Dining)의 표본을 보여주는 식당으로, 경기 쌀, 해남 김, 완도 전복 등 국산 식재료를 활용해 정갈한 한식을 구현했다.
사진 = 정식 홈페이지
주로 코스요리로 구성하는 파인다이닝은 높은 품질의 식재료와 전문적인 식사 응대, 고급화한 분위기 등을 제공하는 고급 정찬을 말한다. 정식은 2011년에 개점해 한식당 최초 미쉐린(Michelin) 가이드 2 스타를 획득한 레스토랑으로도 유명하다.
사진 = 아토믹스 홈페이지
아토믹스(Atomix)는 국산 단일 품종의 쌀과 전통식품 명인의 장, 고춧가루를 활용하고, 한국 식문화·식재료·조리법 등을 한글 발음대로 기재한 메뉴 카드를 제공한다. 다소 낯설 수 있는 한식문화를 현지인들에게 품격 있게 선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 = 아토믹스 인스타그램
미쉐린 가이드 2 스타 한식당으로도 선정됐다. ‘미식의 오스카상’이라 부르는 권위 있는 식당 평가지인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The World’s 50 Best Restaurants)에서 2022년 전 세계 33위이자 미국 1위에 올랐다. 고객 환대 부문에서도 세계 1위를 기록해 특별상도 수상했다.
사진 = 윤 해운대 갈비 홈페이지
윤 해운대 갈비(Yoon Haeundae Galbi)는 한국 전통 갈비 구이문화를 재현한 전문점으로, 소금, 간장, 매실청, 된장 등 요리에 사용하는 주요 제품들을 국산으로 사용한다. 현지 음식과 섞이지 않은 본연의 한식 메뉴로 승부수를 던져 2021년에는 뉴욕 10대 레스토랑에 선정된 바 있다.
사진 = 윤 해운대 갈비 홈페이지
‘미식의 도시’ 파리에는 ‘순 그릴 마레’ ‘종로 삼계탕’ ‘이도’ 등 3곳을 지정했다.
사진 = 순 그릴 마레 홈페이지
순 그릴 마레(Soon Grill Marais)는 파리에 한국식 구이문화를 재현해 삼겹살, 돼지갈비 등 다양한 구이 메뉴와 돌솥비빔밥, 파전 등을 맛볼 수 있다. 떡, 미역, 된장 등 국산 제품을 사용한다.
사진 = 순 그릴 마레 홈페이지
백자와 유기 등 한국적인 인테리어가 인상 깊은 곳으로, 한식과 우리 문화까지 함께 즐길 수 있어 방탄소년단(BTS)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있는 곳이다.
사진 = 종로 삼계탕 홈페이지
종로 삼계탕(Jongno Samgyetang)은 닭을 주재료로 전통 한방 삼계탕과 함께 한국 지역명이 붙은 동래 파전, 속초 닭강정, 부산 정구지지짐 등 친숙한 한식 메뉴를 판매한다. 참기름, 물엿, 고춧가루 등 국산 제품과 이천 찹쌀 등 국산 식재료를 사용하며, 세계적인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에서 만점인 5.0점을 기록 중이다.
사진 = 이도 인스타그램
이도(Yido)는 세종대왕의 본명을 딴 한식당으로 국산 간장, 고추장, 된장 등을 활용해 한식 고유의 맛과 정체성을 뚜렷하게 드러내고, 특히 셰프가 직접 만든 순대·곱창 요리의 품질이 뛰어나다. 맛있는 한식과 함께 한옥을 연상하게 하는 천장과 산수화가 그려진 커튼 등 한국의 전통미를 구현했고, 미쉐린 빕 구르망(Bib gourmand)에 2019년부터 현재까지 올라와 있다.
도쿄에는 ‘윤가’와 ‘하수오’ 2곳이 지정됐다.
사진 = 윤가 인스타그램
윤가(Yunke, 尹家)의 윤미월 셰프는 고조리서 ‘시의전서(是議全書)’에 기록된 배추김치의 원형인 ‘숭침채’를 외할머니와 어머니를 이어 3대째 전승 및 구현해 2015년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66호에 선정됐다.
사진 = 윤가 인스타그램
영월 잣, 지리산 오디 소금, 보은 대추 등 국산 지역 식재료를 활용하고, 전통 한식의 맛과 멋을 품격있게 제공해 6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2 스타를 받았다.
사진 = 하수오 인스타그램
하수오(Hasuo)는 궁중음식을 일본 청년 세대의 취향에 맞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깔끔하게 제공한다. 간장, 고추장, 소금 등 국산 제품을 사용하며, SNS 등을 통한 입소문으로 특히 젊은 일본 여성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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