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봐야 할 음식이 너무 많아 여행 하루하루가 지나가는 것이 매우 아쉬운 나라, 체코다.
체코에는 식사 메뉴뿐만 아니라 디저트 또한 매우 다양해 맛집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을 정도다.
당신이 체코에 가면 반드시 맛봐야 할 디저트와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카페 5곳을 소개한다.
1. 뜨르들로
Trdlo
뜨르들로 / 사진=flickr
한국에 붕어빵이 있다면 체코에는 뜨르들로가 있다. 뜨르들로는 체코의 유명한 전통 빵이다. 빵 모양이 굴뚝을 닮아 한국에서는 굴뚝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체코를 여행하는 관광객 100명 중 98명이 먹어봤을 정도로 뜨르들로는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간식이다. 실제로 빵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그렇게 거창한 재료가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매우 중독적인 맛이다.
밀가루 반죽을 발효시킨 후 기다란 봉에 빙빙 감아 구운 다음 설탕과 시나몬 가루를 듬뿍 뿌려주면 뜨르들로가 탄생한다. 가운데가 뻥 뚫려있어 초콜릿과 아이스크림, 생크림을 넣어 먹기도 한다. 뜨르들로는 그 생김새가 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가게마다 약간씩 맛이 다르다. 제대로 된 뜨르들로를 즐기려면 현지인과 여행객 리뷰가 많은 가게를 찾아가야 한다.
뜨르들로 / 사진=굿푸드 커피 앤 베이커리 공식 계정 페이스북
구시가지에 있는 디저트 카페 트르델닉(Trdelnik)에서 전통 뜨르들로를 60코루나(한화 약 3340원)에 맛볼 수 있다. 아이스크림과 휘핑크림이 가득한 뜨르들로를 맛보고 싶다면 굿푸드 커피 앤 베이커리(Good Food Coffee & Bakery)로 달려가 보자. 가게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으니 이미 맛은 보장된 셈이다.
2. 팔라친키
Palačinky
팔라친키 / 사진=flickr
여행 중 당이 떨어졌다면 팔라친키를 먹어보자. 팔라친키는 체코식 얇은 팬케이크로 그 생김새가 크레이프와 비슷하다. 팔라친키 역시 체코에서 흔히 먹는 간식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카페에서 판매하며 길거리에서도 쉽게 사 먹을 수 있다.
밀가루와 우유, 달걀을 섞어 만든 전병 위에 잼과 시럽, 과일, 크림, 견과류를 뿌리면 팔라친키 완성이다. 당이 떨어졌을 때 입에 넣으면 그 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다. 다양한 토핑과 잼을 섞어 먹을 수도 있으니 그때마다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팔라친키 / 사진= Cabarna Slavia 인스타그램 계정
팔라친키에 고기와 치즈를 함께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프라하에서 팔라친키가 맛있다고 소문난 카페는 카페 루브르(Café Louvre)와 카바르나 슬라비아(Cabarna Slavia)다.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 단골손님이었다는 카페 루브르는 약 100년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을 만큼 그 역사가 깊다. 팔라친키 이외 굴라시 등 식사 메뉴도 유명하니 방문 시 참고하자. 카바르나 슬라비아는 독일 시인 릴케가 좋아하던 카페로 이곳 역시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1884년 첫 개업일부터 현재까지 매일 문을 열고 있다. 프라하 구시가지에 있다면 두 카페에서 팔라친키를 꼭 먹어보자.
3. 메도브닉
Medovnik
메도브닉 / 사진=flickr
체코에서 가장 잘나가는 디저트 중 하나가 케이크라는 소식은 무릇 대부분의 여성에게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메도브닉은 체코를 대표하는 후식 디저트다. 메도비(Medoby)는 체코어로 꿀을, 메도브닉(Medovnik)은 꿀 케이크를 의미한다. 메도브닉이 러시아로부터 전해졌다는 소문이 있는데 실제로 러시아와 동유럽에서 즐겨 먹는 디저트다. 메도브닉에는 꿀이 들어가 매우 달콤하며 괜히 꿀케이크라는 이름이 붙여진 게 아니다.
꿀과 견과류를 섞어 케이크 시트를 만든 후 그 위를 버터크림으로 덮는다. 또 그 위를 시트로 덮고 버터크림을 바르는 과정을 몇 번 하다 보면 메도브닉이 탄생한다. 꿀 때문인지 메도브닉을 처음 먹어본 사람들은 케이크가 쫀쫀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데 이것을 메도브닉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부드러운 크림과 고소한 견과류가 잘 어울려 티타임을 즐기기에도 매우 좋은 디저트다.
카페 모차르트, 카페 다무 / 사진= 카페 모차르트 공식 홈페이지, 카페 다무 페이스북 공식 계정
메도브닉을 맛보고 싶다면 프라하 구시가지에 있는 카페 모차르트(Cafe Mozart)를 추천한다. 카페 바로 앞에 관광명소인 프라하 천문시계가 있어 정시마다 진행하는 공연을 보며 차를 마시며 즐길 수 있다. 좀 더 넓은 좌석을 원한다면 카페 다무(Kafe Damu)도 있다. 카페 다무는 칵테일 바 겸 카페로 땅콩과 꿀을 섞은 메도브닉을 판매하고 있다. 여행 중 당이 떨어졌다면 메도브닉을 판매하는 카페로 향해보자.
4. 코로나다
Kolonada
코로나다 /사진=코로나다 공식 홈페이지, flickr
체코 여행 선물로 무엇을 살지 고민하는 당신에게 코로나다 과자를 추천한다. 코로나다는 체코식 전병으로 얇은 웨이퍼 안에 크림을 채운 국민 간식이다. 한국 과자 웨하스와 맛과 생김새가 비슷하여 한국 사람들에게는 익숙하게 다가올 것이다. 코로나다는 보통 헤이즐넛, 초콜릿, 바닐라 맛 세 개로 나뉜다. 초콜릿 맛과 바닐라 맛은 한국에서도 먹을 수 있으니 기회가 있다면 헤이즐넛 코로나다를 사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하벨 시장 / 사진=flickr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바로 코로나다의 형태를 잘 보고, 구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다는 두 가지로 나뉜다. 굉장히 얇은 웨이퍼 형태의 코로나다와 웨이퍼를 겹겹이 쌓아 올린 형태의 코로나다다. 코로나다가 처음이라면 얇은 모양을 추천한다. 웨이퍼를 촘촘히 쌓아 올린 코로나다는 크림 고유의 맛이 잘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다를 처음 먹고 실망하는 관광객이 종종 있는데 얇은 코로나다를 먹어보지 않았다면 당연한 반응이다. 코로나다는 여행객이 많이 구매하는 기념품이기 때문에 마트나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구시가지에 있는 하벨 시장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하벨 시장은 1232년에 처음 문을 열어 약 800년 동안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체코 프라하의 옛 모습이 궁금하다면 하벨 시장을 둘러보자. 코로나다 뿐만 아니라 체코의 다른 기념품도 살 수 있으니 체코 여행 마지막 날에 방문하기 딱 좋다.
5. 콜라치
Kolaches
콜라치 / 사진= flickr, 카페 안토닌오보 페카스트리 페이스북 공식 계정
체코 프라하 여행을 가서 콜라치를 안 먹었다면 그것은 체코의 디저트 자부심을 건드리는 것이다. 사실 콜라치는 여행객들이 뜨르들로보다 더 좋아할 빵이다. 콜라치는 각종 과일을 얹어 만든 작고 둥근 케이크다. 반죽에 홈을 파고 그 안을 치즈 필링과 과일, 빵가루로 채우면 콜라치가 탄생한다. 폭신하고 달달해 한번 맛보면 멈출 수 없을 만큼 꽤나 중독적인 맛이다. 체코에서 전해진 콜라치는 미국 일부 지역 특히 텍사스주에서 인기가 많으며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저트다. 콜라치는 동네 빵집이나 카페에서 쉽게 찾을 수 있으니 체코 여행 중이라면 뜨르들로와 함께 콜라치도 한번 먹어보자. 구글 평점 4.6에 달하는 프라하 구시가지에 있는 카페 안토닌오보 페카스트리(Antonínovo pekařství)를 추천한다.
체코에서 꼴레노와 굴라시, 뜨르들로만 먹으면 된다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지금껏 맛보지 못한 디저트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당 충전 제대로 하면서 체코 여행의 묘미를 이어 나가 보자.
글= 서예지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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