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 문화 예술의 도시 체코 프라하.
체코를 방문하는 날 언제든지 다양한 축제를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체코 사람들의 흥은 유명하다.
일말의 여운 없이 축제를 아낌없이 즐기는 체코 사람들의 표정을 보고 있으면 절로 흐뭇해진다.
추운 겨울이 지나면 다시 살아나는 체코의 흥.
여행의 설렘을 잔뜩 가지고 맞이하는 체코 프라하의 봄 축제를 소개한다.
01 부활절 시장 Easter Markets |
시기: 4월 전 기간
부활절은 유럽에서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가장 큰 명절이다. 체코 프라하에서도 부활절은 규모가 큰 축제 기간이다. 부활절 시즌에 체코 프라하를 방문하면 ‘이스터 인 프라하(Easter in Praha)’를 즐길 수 있다. 부활절은 십자가에 매달려 죽은 예수가 다시 살아난 것을 찬양하는 날로, 부활절 시즌에 프라하를 방문한다면 거리 곳곳에서 달걀, 토끼, 백합 장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세 가지 모두 예수의 부활을 의미한다.
부활절 일요일 바로 전 금요일은 휴일로, ‘성 금요일(Good Friday)’이라고 불린다.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려 죽음을 맞이한 날이 금요일이었기 때문이다. 부활절 일요일 다음 날인 월요일도 휴일이다. 이날은 ‘부활절 월요일(Easter Monday)’로,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려 죽음을 맞이하고 부활한 월요일을 의미한다.
프라하 부활절 마켓은 총 세 군데다. 그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올드타운 스퀘어(Old Twon Square)와 신시가지 대표 광장인 바츨라프 광장(Wenceslas Square), 그리고 리퍼블리키 광장(Republiky Square)이 있다. 세 군데에서 부활절 시장이 4월 전 기간에 열리며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한다. 부활절 마켓에서는 부활절을 상징하는 다양한 소품부터 나무로 만든 수공예품, 향초 등을 만날 수 있다. 체코 전통 음식도 판매하기 때문에 요기하기도 좋다.
02 마녀의 밤 Walpurgis Night |
시기: 4월 30일~5월 1일
마녀의 밤은 유럽 전 지역에서 열리는 봄 축제다. 나라마다 이를 기원하는 방법이 다른데, 체코에서는 마녀 인형을 불태우며 마녀의 밤을 기념한다.
마녀의 밤은 마녀 사상에 뿌리를 둔 이교도를 탄압하기 위한 전통에서 발전했다. 축제는 4월 30일부터 5월 1일까지 총 이틀간 진행한다. 5월 1일에 마녀의 힘이 가장 세진다고 생각하여 4월 30일에는 마녀 인형을 불태우는 관습이 있다.
마녀 인형의 모양과 크기는 지역마다 다른데, 보통 아주 크게 만든다. 최대 8m 높이에 달하는 마녀 인형도 있다. 지역 주민이나 관광객들이 마녀 인형 주변에 빙 둘러서면 축제가 시작한다. 마녀 인형 아래 또는 그 주변에 나무를 놓고 불을 붙이면 마녀 인형이 서서히 불에 타는데 그 화기(火氣)가 어마어마하다. 사람들은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불의 크기에 놀람과 동시에 마녀를 물리쳤다는 안도감에 손뼉을 친다. 마녀의 밤 축제는 체코에서 큰 축제이기 때문에 마을 외곽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당일에는 바비큐 파티와 콘서트도 열리므로 봄에 프라하를 여행한다면 꼭 구경해 보자.
03 프라하 봄 국제 음악제 Festival Pražské Jaro |
시기: 매년 5월 12일~6월 첫 주
프라하 봄 국제 음악제는 체코에서 가장 유명한 음악 축제다. 7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제 음악 축제는 전 세계 유명 클래식 연주자들의 혼이 담긴 공연으로 가득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체코슬로바키아가 독일에서 독립한 다음 해인 1946년부터 공연을 시작했다. 참혹한 전쟁으로 피폐해진 사람들에게 활기와 여유를 되찾아주기 음악 공연을 연 것이 축제의 시초다. 특히 안토닌 드보르자크(Antonín Leopold Dvořák), 베드르지흐 스메타나(Bedrich Smetana) 등 체코의 손꼽히는 유명 음악가의 명곡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프라하 봄 국제 음악제는 체코 민족음악의 창시자인 베드르지흐 스메타나(Bedrich Smetana)의 기일인 5월 12일에 그 화려한 막을 연다. 첫 공연은 스메타나의 작품 ‘나의 조국’이다. 눈과 귀 모두가 호강하는 음악 축제는 약 3주간 진행한다.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의 교향곡 9번 ‘합창’으로 축제는 막을 내린다. 국제 음악제는 젊은 공연자들을 양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22년에는 바수니스트 김민주가 프라하 봄 국제 음악제에서 한국인 최초로 바순 부문 1위에 올라 화제였다. 따뜻한 봄에 마음을 녹이는 클래식으로 체코 프라하 여행을 가득 채우고 싶다면 5월 축제 기간에 맞춰 꼭 방문해 보자.
04 체코 맥주축제 Czech Beer Festival Prague |
시기: 프라하, 5월 중순~6월 초 (17일간)
체코의 상징, 맥주를 빠뜨릴 수 없다. 하루 맥주 소비량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체코에서 맥주 축제를 건너뛴다면 체코의 봄을 제대로 느끼지 않은 것과 같다. 체코의 유명한 맥주 브랜드 필스너 우르켈은 라거 맥주의 시초다. 저온에서 발효되는 맥주를 라거 맥주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맥주가 라거 맥주다. 라거 맥주의 시초인 필스너 우르켈을 생산하는 체코가 한국인의 맥주 취향까지 책임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맥주 ‘필스너’ 이름에서 따와 9월에는 ‘필스너 페스트’라는 맥주 축제가 크게 열린다. 5월에 체코를 여행한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필스너 페스트보다 작은 규모의 맥주 축제가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약 17일 동안 진행하는 체코 맥주축제에서 70개 이상의 체코 맥주 브랜드와 체코 전통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축제를 만끽하기 위해 전 세계 맥주 애호가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5월에 프라하로 달려온다. 성인 1인당 약 5000원 정도의 입장료를 내면 맥주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다. 식당이 정오부터 자정까지 운영하므로 취향에 맞게 양껏 맥주와 음식을 누려보자. 축제 기간에는 체코 전통 의상을 입고 공연을 하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축제의 장에서 울고 웃으며 다 함께 먹고 마실 때 비로소 체코라는 나라 그 자체를 즐기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매월 상징적인 축제가 있을 정도로 웃고 표현하는 데 진심인 나라 체코.
빙 둘러말하기보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게 매력인 나라 체코에서 함께 축제를 즐겨보자.
어느 순간 이 나라의 문화와 사람, 정에 스며들어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다.
글=서예지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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