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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힘 싸움, 스모에 대한 모든 것

여행플러스B 조회수  

익숙하면서도 낯선 스포츠 스모. 거구의 두 선수가 서로를 쓰러뜨리기 위해 힘쓰는 모습이 우리나라의 씨름과도 비슷하다 싶으면서도 자세히 보면 눈에 띄는 색다른 복장과 퍼포먼스에 ‘엄연히 다른 스포츠’라는 게 실감이 난다.

사진 = 언스플래쉬

일본의 전통 스포츠 스모는 일본 사람들에게 하나의 운동경기 이상이다. 스모는 수 세기를 거슬러 올라가는 긴 역사를 품고 있으며, 단순해 보이지만 다양한 기술과 혹독한 훈련이 깃들어 있다.

씨름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일본의 국기(國技) 스모를 탐색한다. 스모란 무엇이며, 일본 여행 중 즐길 수 있는 스모 관련 체험이 무엇인지 소개한다. 오랜 세월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스모를 폭넓게 이해해보자.


01

힘과 힘의 대결

스모 기본 정보

스모의 규칙

사진 = 플리커

힘과 힘이 맞붙는 스모. 스모는 우리나라의 씨름과 규칙이 비슷하다. 모래로 된 지름 4.55m의 경기장에서 심판의 지도에 따라 두 선수가 맞붙는다. 경합을 통해 경기장 바깥으로 밀려나거나거나 경기장 안에서 발바닥 이외의 신체가 땅에 먼저 닿으면 패배다.

사진 = 플리커

어깨, 손, 무릎 등 발바닥 이외의 신체가 경기장 바닥에 닿았는지를 판정할 때 흙이 묻었는지의 여부는 주요한 기준이 된다. 이러한 점에서 발생한 일본의 관용어가 있다. 일본 사람들은 경기나 대결에서의 패배를 ‘흙이 묻다(土がつく)’라고 표현한다. 야구, 축구 등의 다른 스포츠뿐 아니라 여타 대결에서 패배할 때도 사용한다.


씨름 VS 스모

사진 = 플리커

씨름과 스모를 비교하는데 있어 주요한 차이점 중 하나는, 스모는 체급 구분이 없다는 것이다. 스모 경기에는 체중 제한이나 체급 구분이 없어 몸집이 몇 배 차이가 나는 선수 둘이 대결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체중 증가는 스모 선수들에게 주요한 이점이 된다. 선수들은 체급을 키우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쏟으며, 신장이 190㎝가 넘고, 체중은 200㎏에 육박하는 거구의 선수들이 많다.

사진 = 플리커

스모의 경기 지속 시간은 보통 1분 이하로, 씨름보다 진행이 빠르다. 이러한 차이점은 경기장의 크기와 대결 전략에서 비롯한다. 씨름의 경기장은 지름이 8m 이상으로, 상대를 경기장 밖으로 밀어내기가 어려울뿐더러 이를 승리로 인정하지 않는다. 반면 경기장 지름이 4.55m로 훨씬 작은 스모 경기의 주요 전략은 밀어내기다. 상대를 경기장 밖으로 밀어내는 기술을 통한 승패 판정이 대다수다.


02

수세기를 거슬러 올라가는

스모의 역사

스모의 탄생

사진 = 플리커

오늘날, 일본의 국민 스포츠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스모는 수 세기에 걸친 오랜 역사를 품고 있다. 스모의 정확한 기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본 신화에서부터 스모의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 일본의 신화와 전설을 기록해 놓은 고사기(古事記)에서는 두 신이 오늘날의 스모와 같은 힘겨루기 통해 나라 획득과 양도 여부를 결정하는 모습이 나온다.

사진 = 플리커

의식적인 성격을 많이 띠는 오늘날의 스모의 유력한 기원은 바로 신토(神道) 종교다. 일본의 민족종교의 신토 의식에서는 지역에서 가장 힘이 센 남성이 신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힘을 과시하며 풍년을 기원했다고 한다. 이는 점차 힘을 겨루는 대결로 변모했고, 나라 시대(710~794년)와 헤이안 시대(794~1185년)를 거쳐 스모는 궁중에서 행해지는 행사로 거듭났다.


스모, 일본 국민 스포츠로 거듭나다

에도시대(1603-1867)부터 정규적으로 대회가 열리며 오늘날의 스모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상위 계급만 즐길 수 있던 스모의 대중화가 이뤄진 것이다. 대중 사이에서 스모의 인기가 너무 높아짐에 따라 스모 경기를 두고 언쟁과 싸움도 종종 벌어져 당시 정부는 스모 금지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사진 = 플리커

스모가 신을 향한 의식에서 비롯함에 따라 오늘날의 스모에도 이러한 의식적인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 선수들은 경기장에 올라서기 전에 정화의 의미로 바닥에 소금을 뿌리고, 액운을 짓밟기 위해 다리를 하늘을 향해 번쩍 들어 올렸다가 힘껏 내리꽂는다. 신의 주의를 끌기 위해 박수를 치기도 하며, 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팔을 하늘로 뻗어 올리기도 한다.


03

스모 100배 만끽하기

도쿄 스모 체험

사진 = 플리커

사진 = 플리커

에도시대를 거쳐 스모는 많은 팬을 거느리는 대중 스포츠로 거듭났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스모 경기는 주로 신사나 절의 야외에서 열렸다. 1909년에 도쿄 료고쿠에 일본 최초의 스모 경기장인 료고쿠 국기관이 문을 열었고, 그 이후부터 료고쿠를 중심으로 스모 문화가 꽃을 피웠다. 오늘날까지도 료고쿠는 다양한 스모 관련 명소를 품고 있다. 스모 마을 료고쿠에서 스모를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며 스모의 매력에 빠져들어 보자.


스모 직관_ 료고쿠 국기관

Ryogoku Kokugikan

사진 = 플리커

백문이 불여일견. 스모 경기를 직접 관람하는 것만큼이나 몰랐던 스모의 매력을 발견하기 좋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료고쿠 국기관은 일본에서 유일한 스모 전용 경기장이다. 오직 스모 경기만을 위해 설계된 경기장으로,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일본 스모 협회에서 주최하는 프로 스모 경기는 1년에 여섯 차례, 홀수 달에 이뤄진다. 도쿄에서 3차례(1월, 5월, 9월), 오사카에서 1차례(3월), 나고야에서 1차례(7월), 후쿠오카에서 1차례(11월) 개최한다. 각 토너먼트는 둘째 주 일요일부터 넷째 주 일요일까지, 15일간 진행된다.

사진 = 플리커

일본에서 가장 많은 경기가 열리는 교고쿠 국기관은 1만 1000여석의 큰 규모를 자랑한다. 료고쿠 경기장에서 관람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을 통한 사전 예매를 추천한다. ‘티켓 오오스모(Ticket Oosumo)’라는 영어 예매 사이트를 통해 간편하게 예매할 수 있다.

경기 당일, 현장에서도 예매할 수 있지만 매수가 한정적이고 경쟁률이 높아 일찍부터 대기해야 한다. 티켓 가격은 좌석에 따라 2800엔(한화 약 2만 8000원)부터 1만 4300엔(한화 약 10만 4300원)을 오간다. 꼭 비싼 좌석이 아니라도, 가성비 높은 좌석을 예매하여 일본 사람들의 스모에 대한 열정을 느껴보기를 추천한다.


스모의 모든 것_ 스모 박물관

Sumo Museum

사진 = 플리커

사진 = 플리커

여행 일정 중 스모 경기가 없다고 해도 크게 아쉬워하지는 말자. 료코구 국기관 내에 있는 스모 박물관에서 스모의 역사에 관한 다양한 전시물과 물품을 만나볼 수 있다. 스모 박물관에는 역대 스모 선수들이 그려져 있는 3700여개의 목판화를 비롯해 스모선수가 착용하는 화려한 복장 게쇼마와시(Kesho-Mawashi)가 전시돼 있다. 그날의 스모 선수 랭킹인 반즈케(番付)도 확인할 수 있다. 박물관은 평상시에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지만 스모 경기가 치러지는 기간에는 스모 경기 입장권을 소지해야만 입장 가능하다.


스모 선수들의 음식_ 창코나베

Chankonabe

사진 = 플리커

스모 마을에서 스모 선수들의 최애 음식으로 배를 채워보자. 창코나베는 스모 선수의 덩치 유지 비결이다. 커다란 냄비에 뭐든 넣어 끓여 먹는 푸짐함이 창코나베의 특징으로, 스모 선수들이 열량 섭취를 위해 즐겨 먹었다고 전해진다.

보통 가다랑어포나 닭고기로 깊이 우려낸 육수에 갖은 채소와 다양한 단백질원을 넣어 끓여 먹는다. 닭고기, 돼지고기 등 육류와 함께 새우, 생선 등의 해산물도 들어간다. 창코나베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영양소 균형을 갖춘 건강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스모 선수들은 섭취하는 열량을 높이기 위해 맥주나 쌀밥과 함께 창코나베를 즐기며, 남은 국물에는 소면이나 우동을 넣어 끓여 먹는다.

도쿄의 스모 지구 료고쿠를 중심으로 창코나베 음식점이 밀집해있다. 은퇴한 스모선수가 운영하는 창코나베집도 여러 곳 있다.


일본의 역사와 맥을 함께해 온 스모.

스모는 오늘날까지도 큰 명성을 누리며 모든 세대를 통합하는 국민 스포츠로 남아있다.

일본 여행 중 한 번쯤은 일본의 국기 스모를 경험해보기를 추천한다.

특히 도쿄의 스모 마을 료고쿠에서는 스모의 직관부터 박물관 방문, 스모 선수들의 최애 음식까지 맛볼 수 있다.

일본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이색적인 방법, 스모를 향유해보기를 추천한다.


글=조유민 여행+기자

여행플러스B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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