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에서 한적함을 느끼고 싶을 때 공원만큼 좋은 곳이 있을까.
어디를 가야할지, 무엇을 먹어야 할지 여행 관련 고민은 잠시 내려놓고 자연이 주는 에너지로 몸과 마음을 충전해 보면 어떨까.
남은 여정을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차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로마에서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공원 6곳을 소개한다.
장미정원 (The Rose Garden)
봄과 가을에 로마를 방문한다면, 특히 장미를 사랑한다면 꼭 방문해야 하는 곳이다.
로마 전차 경기장 키루쿠스 막시무스(Circus Maximus) 위쪽 아벤타인 언덕(the Aventine)에 자리한 장미정원은 로마에서 가장 낭만적인 공원 중 하나로 꼽힌다. 이곳에서 고대 종부터 현대 종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서 들여온 1100여 종이 넘는 장미를 만날 수 있다. 초록색 꽃잎을 가진 장미 ‘비리디플로라(Chinensis Virdiflora)’,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장미 ‘무타빌리스(Chinensis Mutabilis)’ 그리고 악취를 풍기는 장미 ‘포에티다(Rosa Foetida)’가 가장 독특한 품종으로 꼽힌다.
지금은 코로나로 잠시 중단했으나 매년 5월 가장 아름다운 장미를 선정하는 국제 행사를 개최하기도 한다. 장미정원은 상시개장이 아니라 장미 개화시기에 맞춰 문을 연다. 장미는 보통 4월 하순부터 5월 그리고 10월경에 개화한다. 정확한 운영시간은 홈페이지를 꼭 확인할 것.
폭포정원(Waterfall Garden)
1961년에 지어졌으며 건축가 라파엘로 데 비코(Raffaele De Vico)가 디자인한 공원이다.
현대 공원 조경의 좋은 예시를 보여주는 보석 같이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주거 및 비즈니스 구역인 EUR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체 면적이 약 1만2705평(42000㎡)에 달한다.
폭포와 분수 그리고 녹지가 한데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이곳을 거닐다 보면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구불구불한 산책로가 있는 곳과 두 개의 폭포가 있는 구역으로 나뉜다.
폭포정원은 영화촬영 장소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다리 복원작업으로 인해 폐장되었다가 2017년부터 다시 시민과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수도교 공원(Park of the Aqueducts)
수도교는 하천이나 도로 위를 가로지르는 상하수도를 받치기 위해 만든 다리다.
고대 로마에서 영토 확장과 함께 인구가 증가하면서 급격히 늘어난 물 사용량을 감당하기 위해 수로를 만들었다.
수로는 협곡이나 계곡을 통과해야 했으므로 이를 위해 수도교가 건설되었다.
수도교 공원 내 클라우디아(Claudia) 수도는 고대 로마에서 가장 중요한 건축물 중 하나였다.
당시의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지었으며 수많은 노동력과 비용을 투입했다.
수도 건설은 AD 38년에 시작해 AD 52년 클라우디우스 황제 때 완공됐으며 당시 황제 이름을 따서 수도 이름을 지었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이는 이 공원은 분홍빛 노을이 아치형 다리를 비출 때 특히 아름답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수도교 공원은 많은 예술가들에게도 사랑받았다.
오랜 세월 동안 수도교 공원은 숨 가쁘게 돌아가는 도시에서 잠시 벗어나 휴식을 취하며 삶에 대해 생각하는 장소로 쓰였다.
보타닉가든 (The Botanical Garden of Rome)
로마 한가운데 있지만 마치 도심과 멀리 떨어진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장소가 있다.
다양한 야생식물이 반겨주는 이곳은 그 크기가 무려 약 12헥타르(약 3만6300평)에 이르며 이탈리아의 보타닉가든 중 가장 크다.
아로마 정원(Garden of Aromas), 일본 정원(Japanese Garden), 허브 정원(Herb Garden), 지중해 정원(Mediterranean Garden) 등 보타닉 가든 내에 다양한 테마의 정원들이 있어 공원에 입장한 방문객들을 즐겁게 한다.
테마별로 분위기가 어떻게 다른지 살피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을지도 모른다.
로마 사피엔자 대학교(Sapienza University)의 식물생물학부에서도 보타닉가든을 연구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빌라 첼리몬타나(Villa Celimontana)
빌라 첼리몬타나는 로마시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장소 중 하나로 콜로세움(Colosseum)에서 가까운 첼리오(Celio)언덕에 위치하고 있다. 산타마리아 인 도미니카(Santa Maria in Domnica) 성당 근처에 있는 입구를 통해 들어갈 수 있다.
중세시대에 야채와 포도 재배지로 사용한 적도 있으나 16세기 중반 예술품 수집가였던 치리아코 마테이(Ciriaco Mattei)가 빌라를 구매하였고 이후 고대 조각상과 분수가 있는 정원으로 탈바꿈했다.
치리아코 마테이가 세상을 떠나자 이곳은 그의 아들 지안 바티스타(Gian Battista)가 물려받았고 인근 땅을 매입하여 공원을 확장시켰다. 이후 공원 소유주가 여러 번 바뀌었으나 1915년 로마시가 매입해 1925년에는 일반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현재는 야외 피크닉과 각종 콘서트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몬테 치오치 공원(Park of Monte Ciocci)
2013년에 개장한 공원으로 2016년에 몬테 마리오 자연 보호구역(Monte Mario Nature Reserve)에 편입되었다.
로마에서는 비교적 최근에 문을 연 공원에 속하며 바티칸(Vatican)과 몬테 마리오 구역 사이에 위치해 있다.
몬테 마리오는 로마에서 가장 높은 언덕이며 로마를 한눈에 담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성 베드로 대성당(San Pietro Basilica)이 잘 보이는 몬테 치오치 공원의 언덕에서 로마의 멋진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일몰이 아름다우니 하루 일정 중 마지막에 들러 로마의 엄청난 일몰을 눈에 담아 오는 것을 추천한다.
꽃내음과 초록색이 주는 편안함을 만끽하며 공원에서 잠시 여유로움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화려한 건물보다 구불구불한 숲길을 따라 걸었던 소소한 기억이 더 오랜 여운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글=강찬미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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