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인의 버킷리스트 여행지 스위스. 현지인들에게 ‘스위스는 어느 계절에 가장 예쁘냐’ 물으면 절반 정도는 ‘겨울’이라 답한다. 알프스 설산이 보여주는 장엄한 풍경은 보는 이에게 마음 벅차오르는 감동을 준다. 스위스 겨울왕국의 절정은 12월에서 이듬해 1월까지다.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송구 신년 이벤트가 열린다. 스위스 연말연시 풍경을 엿볼 수 있는 포스팅을 준비했다. 아름다운 알프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불꽃놀이부터 빛 축제와 눈꽃 축제 등 랜선으로 떠나는 올해 마지막 스위스 여행이다.
새해맞이 불꽃놀이 @취리히
2022년 12월 31일
12월 31일 오후 8시부터 새해 첫날 오전 3시까지 스위스 취리히 호수와 리마트강은 축제의 장으로 변신한다. 매년 10만 명 이상이 몰려드는 취리히 새해맞이 불꽃놀이는 스위스를 대표하는 송년 축제다. 오후 8시부터 취리히 호숫가에 글뤼바인과 브라트부어스트 등 다양한 간식거리를 파는 바가 들어서고 무대에서는 라이브 음악 공연도 펼쳐진다.
오후 11시 59분 50초부터는 새해를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0시 정각에 취리히 호수에 정박한 두 척의 선박에서 형형색색의 불꽃을 쏘아 올려 새해를 알린다. 불꽃놀이는 오전 12시 35분까지 이어진다.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서 리마트케(Limmatquai) 거리, 케브뤼케(Quaibrücke) 거리와 호숫가 공터 뷔르클리플라츠(Bürkliplatz)에 수많은 군중이 몰려든다.
더 특별한 새해맞이를 원한다면 디너 크루즈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DJ 공연이 펼쳐지는 유람선 한 척, 로맨틱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유람선 네 척이 운행된다.
새해맞이 불꽃놀이 @루체른
2023년 1월 1일
루체른에서는 2008년부터 새해를 맞이 불꽃놀이를 하고 있다. 루체른을 대표하는 호텔과 카카엘(KKL) 문화 콩그레스 센터, 루체른 관광청이 함께 여는 축제다. 내년 불꽃놀이는 2023년 1월 1일 루체른 호반에서 오후 8시 15분에 시작된다.
루체른에서도 유람선을 타고 불꽃놀이를 감상할 수 있다. 새해 첫날 저녁을 불꽃놀이와 함께 우아하게 즐길 수 있는 기회다. 최신식 유람선 디아망(MS Diamant)을 타고 3코스로 구성된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다. 루체른에서 저녁 5시에 선상에 올라 8시에 다시 루체른으로 돌아온다. 9시까지 유람선에 머물 수 있다.
아펜첼(Appenzell) 새해맞이 퍼레이드
질베스터클라우젠(Silvesterklausen)
2022년 12월 31일~2023년 1월 13일
가장 스위스다운 마을로 꼽히는 아펜첼에서는 무척 독특한 겨울 풍경을 만나볼 수 있다. 로마 시대의 영향을 받았던 아펜첼에는 율리우스력으로 새해인 1월 13일를 기념하는 풍습이 남아있다.
‘질베스터클라우젠’이라 불리는 새해 풍속은 우어내쉬(Urnäsch), 쇠넨그룬트(Schönengrund), 슈벨브룬(Schwellbrunn), 발트슈타트(Waldstatt), 에리자우(Herisau), 훈트빌(Hundwil), 슈타인(Stein), 토이펜(Teufen) 마을 전역에서 펼쳐진다.
이 축제에서는 세 가지 모습의 성 니콜라스(St. Nicholas: 산타클로스의 모태가 된 성인)를 뜻하는 클래우제(Chläuse)를 볼 수 있는데, 미녀, 못난이, 추한 이로 나뉜다. 마을 사람들이 ‘슈펠(Schuppel)’이라 부르는 각기 다른 모습의 성 니콜라스 분장을 하고 그룹으로 마을을 돌아다닌다.
미인은 화려한 머리 장식을 하고 있어 쉽게 눈에 띈다. 농가 생활, 풍습, 공예, 건물, 가족사 등의 장면을 그려 넣은 머리 장식을 하고 있다. 못난이는 단풍나무 가지, 이끼, 나뭇잎으로 장식한 복장과 머리 장식을 하고 있다. 추한 이는 기괴한 모습이다. 머리 장식 역시 더 거칠고 원시적인 모습을 띤다. 이런 각기 다른 모습의 클래우제는 2세기 전 즈음 우어내쉬 사람들에 의해 탄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는 12월 31일 밤늦게부터 우어내쉬에서는 많은 사람이 분장을 한 채 마을에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클라이맥스는 질베스터클라우젠은 새해 분위기가 저물어 가는 13일에 볼 수 있다.
마녀들의 스키 경주, 벨알프 헥세(Belalp Hexe)
2023년 1월 7~14일
매년 알프스 산자락에서 마녀들의 잔치가 벌어진다. 잔치가 벌어지는 곳은 스위스 남단의 발레(Valais)주, 벨알프(Belalp)다. 매년 블라텐(Blatten)-벨알프(Belalp) 마을 주민들은 ‘댁스 이스흐 로스(d’Häx isch los)‘, ’마녀들이 나타났다‘라는 뜻의 스위스 독어 방언을 커다랗게 외쳐댄다.
’마녀들의 스키 경주‘는 남녀노소 모두 마녀 복장과 분장으로 단장하고, 기다란 빗자루 한 자루를 쥔 채 스키 레이스에 참여하는 축제다. 스키 코스 12㎞를 내달리는 경주인데, 단지 재미를 위해 참여하는 참가자들이 대부분이다. 이 축제를 보기 위해 스위스에서 각지에서 구경꾼들이 모여든다.
레이스가 벌어지기 전날 밤에는 마녀 화형식과 함께 커다란 오프닝 파티가 벌어지고 뒤따라 ’마녀들의 밤‘ 파티가 열린다. 동이 틀 때 즈음, 가장 용감한 자가 마녀들의 경주 첫 스타트를 끊게 된다. 올해는 24시간 동안 벌어질 예정으로, 아마추어 스키어를 포함한 약 7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아침부터 스키 슬로프를 질주한다. 하이라이트는 마녀 분장을 한 600여 명의 스키어들의 경주다.
루체른 빛 축제, 릴루(Lilu)
2023년 1월 12~22일
2023년 1월 루체른에서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빛 축제를 연다. 릴루(Lilu)라고 이름 붙인 이 빛 축제는 매일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열린다. 루체른의 구시가지에 낭만적으로 꾸며진 빛 장식을 따라가면서 아름다운 야경 투어를 즐길 수 있도록 동선을 꾸몄다.
구시가지의 광장과 골목, 루체른 호숫가를 따라 조명 설치물이 마련되어 있는데, 모두 관람 무료이며, 전부 돌아보는 데 약 2시간이 소요된다. 예수회 교회(Jesuit Church)에서는 스위스 뮤지션들의 콘서트도 열린다.
그린델발트 세계 눈꽃 축제
2023년 1월 16~21일
융프라우로 향하는 빙하 마을, 그린델발트(Grindelwald)에서 인기 만점 겨울 축제가 펼쳐진다. 바로 세계 눈꽃 축제(World Snow Festival)다. 1983년 한 일본인 아티스트가 거대한 하이디를 눈덩이에 조각하며 시작됐다.
세계 각지에서 온 아티스트들이 그린델발트 마을 광장을 커다란 눈 조각 공원으로 바꾸어 놓는다. 주제, 독창성, 기술을 기준으로 심사도 이루어진다. 여행자를 포함한 일반 대중도 의견을 낼 수 있다. 축제 기간 동안 전통적인 퐁듀 이브닝과 터보건도 체험할 수 있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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