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고대 역사 도시로 평가받는 ‘로마(Rome)’. 기원전 사람들이 세웠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과거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는 고대 건축물부터 현대 기술을 사용해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유적지까지, 고대 로마 사람들의 숨결을 느끼며 도보로 즐기는 ‘로마 역사 코스’를 소개한다.
01
콜로세움
Colosseum
세계 신(新) 7대 불가사의로 선정된 ‘콜로세움’은 약 5만 명의 관중을 수용하던 원형 경기장이다. 베스파시아누스 황제(Vespasian)의 명령으로 70년에 건설을 시작해 10년 뒤인 80년, 그의 아들 티투스 황제(Titus) 때 완성된다. 치열한 검투사들의 대결이 펼쳐졌던 이곳은 438년에 발렌티니아누스 3세(Valentinian III)가 검투사 경기를 폐지하면서 쇠퇴했다. 이후 성 베드로 성당(St. Peter’s Basilica)을 포함한 여러 로마 건축물 건설재를 구하는 채석장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7세기에 발생한 지진의 영향도 있었지만 현재 콜로세움 일부가 허물어져 있는 건 이 때문이기도 하다.
로마를 상징하는 명소인 만큼 여행객이 많아 대기 시간이 길다. 온라인으로 미리 입장권을 구입한 후 방문하면 빠른 관람이 가능하다. 콜로세움 입장권으로 다음 행선지인 포로 로마노와 팔라티노 언덕까지 모두 방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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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 로마노 & 팔라티노 언덕
Roman Forum & Palatine Hill
콜로세움 바로 옆에 자리한 ‘포로 로마노’와 ‘팔라티노 언덕’으로 이동해보자. ‘포로 로마노’는 기원전 7세기 말에 본래 늪지대였던 곳을 개간해 만들어졌다. 지금은 마치 폐허처럼 보이지만 사실 천 년 이상 고대 로마 사람들의 중심 생활지 역할을 했던 곳이다. 그리고 신화에 따르면 바로 옆 ‘팔라티노 언덕’은 로마를 건설한 초대 왕인 ‘로물루스(Romulus)와’ 그의 쌍둥이 형제 ‘레무스(Remus)’가 태어난 곳이다. 부유한 로마 사람들의 주거지였던 이곳은 후에 ‘파르네스 정원(Farnese gardens)’이 조성되기도 했다. 포로 로마노부터 팔라티노 언덕까지 고대 로마의 모습을 상상하며 일대를 천천히 거닐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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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마 레스토랑
Aroma
팔라티노 언덕에서 내려와 다음으로 향할 곳은 ‘팔라쪼 만프레디 호텔(Palazzo Manfredi)’ 꼭대기에 자리한 ‘아로마 레스토랑’이다. 미슐랭 원스타를 받은 이곳은 맛도 맛이지만 콜로세움 코앞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주세페 디 이오리오(Giuseppe Di Iorio) 셰프의 메인 요리부터 다양한 레스토랑 추천 와인과 달콤한 디저트까지, 완벽한 코스를 즐길 수 있다. 런치 타임과 디너 타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월요일과 화요일의 경우 디너 타임만 운영해 점심 식사가 불가능하니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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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쿠스 막시무스
Circo Massimo
아로마 레스토랑에서 도보 16분 거리의 ‘키르쿠스 막시무스’는 고대 대중 오락시설이 자리했던 곳이다. 현재는 터만 남아있으나 로마 역사상 최대 규모의 운동 경기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팔라티노 언덕과 아벤티노 언덕(Aventino Hill) 사이에 위치한 이 경기장에서는 로마 사람들이 열광했던 전차 경기뿐 아니라 행렬식, 개선식 등 도시의 주요 행사들이 열렸다. 6세기 이후에는 경작지로, 19세기 이후에는 공장 및 주택 부지로 사용하기도 했다. 20세기 초부터 역사 유적지 복원 작업을 시작했다. 옛 모습 그대로 현실에 옮겨 놓지는 못했지만, 증강현실(VR)과 가상현실(AR) 기술을 사용해 여행객들이 과거 경기장의 모습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는 대형 집회나 콘서트 장소로도 활용하고 있어 미리 일정을 확인하고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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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리움 포럼
Forum Boarium
왼편에는 테베레강(Fiume Tevere)이, 남북으로는 카피톨리노 언덕(Capitoline Hill)과 아벤티노 언덕이 자리한 ‘보아리움 포럼’은 과거에 가축 시장으로 사용했던 장소다. 전설에 따르면, 이곳에서 헤라클레스(Hercules)가 아벤티노 언덕 동굴에 살던 식인 거인 카쿠스(Cacus)에게 게리온(Geryon)의 소를 빼앗기게 된다. 카쿠스를 죽인 후 팔라티누스 언덕에 거주하던 아르카디아인(Arcadian)들에게 신으로 칭송받은 헤라클레스의 신전(Tempio di Ercole Vincitore)을 보아리움 포럼에서 만나볼 수 있다. 키르쿠스 막시무스에서 보아리움 포럼으로 이동하는 길 중간에 있는 로마 인기 명소 ‘진실의 입(Bocca della Verita)’도 놓치지 말자.
06
마르셀루스 극장
Teatro di Marcello
보아리움 포럼에서 도보 6분 거리, 로마 유대인 지역에 자리한 ‘마르셀루스 극장’에서 로마 역사 코스를 마무리해보자. 저녁이 되면 주황빛 조명이 비추는 이곳은 로마 야경 투어에서 빠지지 않는 명소 중 하나다. 로마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고대 극장으로 콜로세움보다 먼저 세워졌다. 기원전 431년에 지어진 아폴로 신전(Temple of Apollo)과 기원전 296세기에 건설된 벨로나 신전(Bellona Temple)이 마르셀루스 극장을 둘러싸고 있으니 함께 구경해보자.
발길이 닿았다 하면 천 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
‘로마 역사 코스’를 따라 천천히 고대 로마를 거닐며 옛 로마 사람들의 숨결을 느껴보자.
글=유세영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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