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휩쓴 자리에 생긴 매미성
한 사람이 쌓아 올린 거제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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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에는 유럽의 중세 성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건축물이 있다. 그러나 이 성은 건축가의 손을 거친 작품이 아니다. 바로 20년 넘는 세월 동안 한 사람이 직접 쌓아 올린 ‘매미성’이다.
자연재해가 남긴 흔적 위에 세운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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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태풍 ‘매미’가 거세게 휩쓸고 지나간 후, 거제에서 농사를 짓던 백순삼 씨는 소중한 경작지를 잃었다. 그는 다시는 자연재해로부터 땅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으로 돌을 하나씩 쌓아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방파제 형태였으나, 점차 중세풍 기둥과 성벽이 세워지면서 지금의 웅장한 매미성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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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설계도 하나 없이 오직 손과 정성으로 쌓아 올린 이 성은 시간이 흐르면서 거제를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2023년, 한 해 동안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가며 거제 9경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낮과 밤이 다른 매미성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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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성은 낮에는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웅장한 성벽이 장관을 이루며, 밤이 되면 새롭게 설치된 조명 덕분에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성벽 사이 창을 통해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자연과 인간의 노력이 만들어낸 감동적인 절경을 선사한다.
이런 매력 덕분에 매미성은 사진 명소로도 손꼽힌다. 방문객들은 인생 사진을 남기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다.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더욱 편리해진 관광 인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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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는 매미성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다양한 편의시설을 마련하고 있다. 성 주변에는 지역 특산물을 맛볼 수 있는 상점과 카페들이 자리 잡으며, 관광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덕분에 매미성 방문객들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거제의 문화를 더욱 깊이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계속되는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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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성의 주인인 백순삼 씨는 현재까지도 주말마다 이곳을 찾아 직접 성벽을 손보며 매미성을 조금씩 다듬어가고 있다. 오롯이 혼자의 힘으로 쌓아 올린 이 성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한 사람의 신념과 열정이 담긴 특별한 공간이다.
거제를 방문한다면, 매미성에서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낸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나보자. 탁 트인 바다 전망과 함께, 직접 손으로 쌓아 올린 성벽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이곳에서 잊지 못할 여행의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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