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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한마음선원 창건주 묘공당(妙空堂) 대행(大行)스님(1927~2012)의 선(禪)사상을 연구하는 학술지 ‘한마음연구’가 KCI 등재학술지로 선정되면서 대행선(大行禪) 연구의 위상이 높아지고 대행스님의 선사상이 우리사회에 기여할 여지가 한층 커졌다.
대행스님은 대중 포교와 자비행을 실천한 비구니계의 큰어른이었다. 국내외 25개 지원을 보유한 한마음선원의 성공으로 행정과 포교에 능한 스님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대행선이라고 불리는 자신만의 선사상을 지닌 현대의 선지식(善知識)이었다.
대행스님은 ‘공적영지(空寂靈知)’한 불성(佛性)을 ‘한마음 주인공(主人空)’이라고 표현하며, 근본 마음에 믿고 맡기고 관찰하는 ‘주인공 관법’을 수행에 중심에 뒀다. 이는 선방(禪房)에서 스님 중심으로 하던 조사선·간화선 일변도의 한국불교에 새로운 활력을 줬다. ‘한마음연구’는 이러한 대행스님의 선사상을 선양하고 불교학계에 우수한 학자들의 연구 성과물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3일 한마음선원에 따르면 산하 대행선연구원이 발간하는 학술지 ‘한마음연구’가 작년 12월 한국연구재단 학술지 평가에서 ‘KCI 등재학술지’로 선정됐다. 2022년 11월 등재후보학술지로 선정된 이후 2년 만의 결과다.
등재학술지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각 호마다 최소 5편 이상의 논문을 게재하고, 제출된 논문의 40% 이상을 탈락시키는 엄정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또한 실린 논문의 인용 비율이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일단 한국연구재단의 등재학술지로 선정되면 해당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은 대학 교수와 연구원의 연구 실적으로 인정돼 재임용 심사 등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 국가가 공인하는 학술지라고 보면 된다.
‘한마음연구’는 2018년 연 2회 발행을 시작해 현재까지 제13집이 발간됐다. 이번 등재지 선정으로 2024년 2월과 8월에 발행한 ‘한마음연구’ 제12집과 제13집에 실린 모든 연구성과는 등재지에 게재된 것으로 소급 적용된다.
가장 최근 호인 제13집에서는 대행선 사상과 관련된 흥미로운 논문들이 다수 실렸다.
이상호 서강대 종교연구소 연구원의 ‘주인공 원리와 관법의 정합성 고찰’, 김성옥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부교수·이관수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강사 ‘자타의 구분 없는 한마음의 이해’, 중앙승가대 박사 지월스님의 ‘한국 사회의 갈등과 분쟁 해결을 위한 실천 방안 연구’ 등이다.
특히 지월스님은 이 논문을 통해 갈등 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회 분열을 앓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믿고, 놓고, 지켜보는 대행선이 개인과 사회의 화해를 이끌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한마음 사상과 자타불이로 가는 주인공 관법의 생활화는 ‘마음 윤리’를 정착시켜 공동체 화합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마음연구’가 국가 공인 학술지로 인정됨에 따라 대행선 연구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행선연구원 측은 대행선 연구가 한 선지식에 대한 추모에 그치는 것이 아닌 불교계에 이익이 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대행선연구원 오진영 연구원은 “대행스님의 대행선은 실제적 수행과 자각을 강조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일반인이 불교에 쉽게 다가가게 만든다”며 “학술지 ‘한마음연구’가 KCI에 등재되면서 일반인을 위한 수행 차원을 넘어 대행선은 철학과 학문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마음연구 발간은 신진학자나 중진학자 모두에게 연구의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한다. 알찬 학술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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