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중부 해안에 있는 도시 ‘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도(古都)로 유명하지만, 최근에는 세계적 수준의 골프 코스가 들어서면서 베트남의 새로운 골프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라구나 랑코 골프 코스와 골든 샌즈 골프 코스는 후에를 찾는 골프 애호가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이들 골프장은 베트남 마지막 왕조의 황궁으로 후에의 대표적 관광 명소로 꼽히는 후에 성 등 구시가지와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골프와 문화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의 큰 호응을 얻는다. 지난달 두 곳의 골프 코스를 찾았다.

◇ 자연과 하나 되는 ‘라구나 랑코 골프 코스’
라구나 랑코 골프장은 여섯 번의 메이저 대회 우승자인 닉 팔도가 설계한 18홀 챔피언십 코스다. 해변과 산악 지형을 모두 아우르는 이 코스를 따라 걸으며 만나는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울창한 숲과 계단식 논, 자연 하천을 지나 바다로 이어지는 코스는 마치 베트남의 자연을 압축해 놓은 듯하다.
8번, 9번, 10번 홀에서는 탁 트인 바다 전망을 감상할 수 있어 탄성을 자아낸다. 파3의 시그니처 홀로 불리는 5번 홀은 눈앞에는 거대 벙커가, 이어 그린 주변에는 큰 마운드(언덕)가 있어 골퍼들에게 시각적 재미와 어려움을 동시에 준다. 홀의 길이는 티 박스에 따라 다양한데, 가장 긴 티에서는 206야드, 가장 짧은 티에서는 117야드다.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난이도의 홀 구성이다. 초보자부터 프로까지 모든 수준의 골퍼들이 즐길 수 있도록 6개의 티 박스를 갖추고 있어 베테랑 골퍼는 물론 초보자도 실력에 맞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코스 전반에 걸쳐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벙커가 골고루 배치돼 있어 초보자가 타수를 줄이는 플레이를 하기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깊은 벙커, 예측할 수 없는 바닷바람… ‘골든 샌즈 골프 코스’
비교적 최근인 2024년 9월에 개장한 골든 샌즈 골프장은 후에 시내에서 동쪽으로 약 20㎞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골프의 황금 곰’ 잭 니클라우스의 ‘니클라우스 디자인’이 설계한 최신 코스로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자리 잡고 있으나, 개장과 동시에 베트남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총 7519야드에 달하는 코스 길이부터가 압도적이다. 지형의 기복과 바람도 만만치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연 그대로의 모래 언덕을 살린 페어웨이부터 해변의 강한 바람까지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 전략적 플레이가 요구된다. 라운드 중에도 바람이 수시로 바뀌었다.
바다 반대 방향으로 치는 위협적인 오르막인 13번 홀(파3)과 언덕에서 내리막으로 치며 뛰어난 바다 전망을 즐길 수 있는 14번 홀(파4), 바다와 평행하게 진행되는 독특한 홀인 15번 홀(파5)이 코스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그린 주변의 깊은 벙커와 일반 코스보다 150% 넓은 광활한 그린(1300㎡)은 골퍼들에게 정교한 어프로치와 긴 퍼팅을 요구하지만 부지런히 움직인다면 공을 잃어버릴 걱정을 안 해도 된다는 점은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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