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에서 삼겹살이 미세먼지 배출에 도움이 된다고 하거나 기관지에 쌓인 먼지를 씻어낸다는 이야기가 있다. 과연 그게 사실일까?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서, 몸속으로 들어온 미세먼지를 어떻게 배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삼겹살 같은 기름진 음식이 미세먼지를 씻어내는 효과가 있다는 속설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
미세먼지, 얼마나 위험할까?
22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전 세계에서 매년 약 700만 명이 미세먼지 탓에 조기 사망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미세먼지 노출은 심혈관과 폐질환 발병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201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의하면, 실외 미세먼지와 오존으로 인한 조기 사망률은 인구 100만 명당 중국이 2052명, 인도가 2039명, 카스피해 인근이 1110명, 한국이 1109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세먼지는 크기가 10m 이하, 초미세먼지는 2.5㏕m 이하로 매우 작다. 호흡기로 걸러지지 않아 폐 깊숙이 침투하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나 기관지염 등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심혈관 질환, 뇌졸중, 인지장애, 우울증 같은 문제도 초래할 수 있다.
미세먼지가 폐에 쌓이면 혈관 벽을 뚫고 혈액으로 들어가 몸 곳곳을 떠돈다. 이후 뇌, 신장, 간 등 주요 장기에 침투해 염증을 유발하며, 심각한 경우 장기 기능이 손상되거나 뇌 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미세먼지는 단순히 흙이나 모래 입자가 아니다. 매연, 건축 자재에서 나온 중금속, 발암물질이 섞인 복합 입자다. 이런 입자들은 끈적하고 거칠어서 목과 위 점막에 달라붙기 쉽다.
콧속 점막과 털이 이를 걸러내는 역할을 하지만, 코를 자주 씻으면 점막 분비물까지 사라져 오히려 미세먼지 침투가 쉬워질 수 있다. 점막에 생긴 상처는 미세먼지가 혈액 속으로 더 깊이 침투할 위험을 높인다.
폐질환이 있거나 마스크 착용 시 숨이 차는 사람들은 외출을 피해야 한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도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염증 반응이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 실내에서도 조리나 청소로 먼지가 발생할 때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
삼겹살로 미세먼지 배출? 과학적 근거는 없다
삼겹살을 먹으면 식도에 쌓인 미세먼지를 씻어낼 수 있다는 말은 속설일 뿐이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매체에 “미세먼지는 혈액투석으로도 걸러지지 않을 만큼 작아 몸 밖으로 배출할 방법은 없다”라며 “기관지와 폐에 쌓인 미세먼지를 제거하려면 약물로 닦아내야 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석찬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음식으로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는 없다”며 “다만 물을 많이 마시고 수분이 많은 채소를 섭취하면 미세먼지 배출에 약간 도움이 될 수 있다.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부득이하게 외출할 경우 마스크 착용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