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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고구마 vs 호박고구마’ 섬유질이 더 많은 고구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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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농업이야기 202]

고구마 속 씹히는 심, 정체는 ‘섬유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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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를 먹을 때 씹히는 그 딱딱한 심 부분, 즉 섬유질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합니다. 그 씹는 질감이 때로는 고구마를 먹는 즐거움을 방해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 심에 있는 섬유질은 고구마가 자라는 동안 겪은 여러 환경적 요인과 품종 특성에 의해 결정됩니다. 오늘은 고구마 심의 섬유질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그것에 영향을 미치는 토양의 특성과 품종 특성을 포함해 이 재미있는 이야기의 배경을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고구마의 심, 섬유질이란 무엇인가?

고구마는 덩이뿌리(즉, 우리가 먹는 뿌리 부분)에 일반적으로 전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고구마가 자라면서 심 부위에 섬유질이 축적되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씹을 때 느끼는 딱딱한 질감의 주인공입니다.

섬유질은 고구마를 포함한 대부분의 관다발 조직을 가진 식물에서 많이 생성되는데, 주로 뿌리, 줄기, 잎 등의 부분에 존재합니다. 고구마 덩이뿌리의 경우, 섬유질은 체관부(영양분과 물을 이동시키는 통로 조직)와 목질부(체관부를 지지하는 역할)라고 하는 두 가지 중요한 조직에서 만들어지게 됩니다(Gorshkova et al., 2012; Singh et al., 2021). 이러한 섬유질의 구성 성분으로 리그닌과 셀룰로스 같은 복합 탄수화물들이 포함되어 있는데(park et al., 2023), 고구마가 성장할 때 세포벽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며, 외부 환경에서 더 잘 자라고 자생력을 가지도록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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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질의 발생 원인

고구마에서 섬유질이 많아지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품종 특성과 토양 환경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고구마 품종 특성에 의한 섬유질 발생

섬유질 발생량은 단순히 재배 환경뿐만 아니라 품종 특성에 따라서도 크게 달라집니다. 고구마 품종에 따라 섬유질의 양이 다르기 때문에, 재배할 때 품종 선택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밤고구마(분질) 품종들은 대체로 전분이 많고 섬유질이 상대적으로 적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밤고구마는 심 부분이 부드럽고 섬유질이 적어 씹을 때 질기지 않습니다. 반면, 호박고구마(점질) 품종 중에는 섬유질이 많은 특징을 가지고 있는 품종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편입니다. 섬유질이 굵고 긴 형태가 많아 질감이 강하게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고구마 품종에 따라서도 섬유질 발생이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품종이 가진 유전자에 의해 고구마가 자라면서 어떤 성분을 더 많이 축적할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섬유질이 적은 품종을 선택하면 더 부드럽고 식감이 좋은 고구마를 재배할 수 있는데, 최근에 개발된 호풍미 품종은 기존 호박고구마에 비해 섬유질이 적어 고구마 재배 시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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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재배 시 수분이 부족할 경우 섬유질 발생 증가

고구마는 수분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자생력을 발휘하지만, 수분이 부족한 토양에서는 고구마가 더 강한 세포벽을 형성하려고 합니다. 수분이 부족하면 고구마는 리그닌과 셀룰로스를 더 많이 축적하여 세포벽을 강화하고, 이에 따라 섬유질이 많아지게 됩니다. 또한, 고구마는 수분 부족을 견디기 위해 더 많은 전분을 저장하기보다는 섬유질을 형성하여 생명력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이때 섬유질이 과도하게 증가하여 우리가 먹을 때 씹히는 딱딱한 심이 형성됩니다. 물 대기에 따른 섬유질 함량 차이를 살펴본 시험 결과, 5㎜의 물을 댄 토양에서 10㎜ 물을 댄 토양보다 섬유질 양이 63% 더 많았습니다.

3. 밭 토양에 유기물, 인산 함량과 pH가 높을 때 섬유질 발생 증가

토양의 유기물은 고구마의 성장에 중요한 요소로, 미생물 활동을 촉진하고, 식물에 필요한 영양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유기물 함량이 많을 경우(토양 1kg 중 16g 이상), 고구마의 섬유질 발생량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에서는 고구마가 빠르게 성장하고 리그닌과 셀룰로스가 축적되는데, 이 물질들이 세포벽을 강화하면서 섬유질이 많아지게 됩니다. 또한, 유기물의 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소는 전분을 축적하기보다 세포벽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고구마 심 부분이 더 단단해지고, 씹을 때 섬유질이 느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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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가 자라면서 필요한 또 다른 중요한 영양소는 바로 인산입니다. 인산은 필수적인 영양소로, 뿌리 발달과 세포벽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토양 1kg 중 인산이 약 500mg 이상으로 높을 때 고구마는 더 강한 세포벽을 형성하려고 하며, 이에 따라 섬유질 축적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때 심 부분의 섬유질이 많이 생겨서, 우리가 고구마를 먹을 때 그 딱딱한 심이 더욱 강조됩니다.

고구마는 pH가 약간 산성에서 중성인 토양에서 잘 자라지만, pH가 높을 때(즉, 알칼리성 토양, pH 6.8 이상)는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영양소 흡수가 원활하지 않게 되고, 리그닌과 셀룰로스의 축적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알칼리성 토양에서는 이 과정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면서 섬유질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고구마 섬유질을 줄이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와 같은 결과, 고구마를 먹을 때 씹히는 섬유질은 고구마의 품종과 토양환경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즉, 수분이 부족하거나 유기물과 인산 함량이 높고, pH가 높은 환경에서는 섬유질 발생이 증가하며, 이는 고구마를 먹을 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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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입 안에 심이 덜 씹히는 고구마를 원한다면, 우선 품종 선정과 재배지의 토양 성질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품종은 대체로 섬유질 양이 적은 밤고구마 품종들을 선택하면 좋고, 호박고구마에서는 최근에 개발된 ‘호풍미’ 품종이 기존 호박고구마에 비해 섬유질이 적습니다.

토양 특성에 관한 정보는 거주 지역 농업기술센터에 문의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토양 정보에서 인산, 유기물의 함량이나 산성도가 높게 나타났다면 새로운 흙을 넣거나 흙을 뒤집어 주는 방법으로 인산은 500mg 이하, 유기물은 16g 이하, 산성도는 5.0∼6.0 수준으로 낮춰주어야 합니다. 또한 고구마 덩이뿌리가 생기면서 커지는 시기(묘를 심은 후 약 50일까지)에 10일 이상 비가 오지 않으면, 자동 물뿌리개(스프링클러)를 설치해 수분이 충분히 스며들도록 2∼3시간 정도 물 대기를 하면 됩니다.

글= 박원 국립식량과학원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 농업연구사

정리= 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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