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으로 경제 불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른 ‘듀프 소비(Dupe)’가 주목받고 있다. ‘듀프(Dupe)’는 Duplication의 줄임말로, 복제품을 뜻하지만 단순히 불법적인 모조품이 아니라 고가 브랜드와 유사한 기능이나 디자인을 가진 합법적인 대체품을 의미한다. MZ세대는 비싸고 과시적인 소비를 추구하기보다는 유사한 품질을 가진 저렴한 대체품을 찾으며 합리적 소비를 실천하고 있다.
듀프 소비의 수혜자는 바로 SPA 브랜드들이다. 특히 유니클로는 디자이너들과 협업한 제품들로 고급스러운 감성을 담아내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르메르, JW앤더슨, 마르니와 같은 고가 브랜드와의 콜라보로 소비자들에게 명품과 유사한 디자인과 품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뷰티 시장에서도 듀프 소비는 두드러진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다이소를 겨냥한 저가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하며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다이소의 뷰티 제품 매출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60% 성장하며 듀프 소비 트렌드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았다.
듀프 소비는 단순히 돈을 아끼는 절약 소비와는 다르다. 고가의 명품과 유사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찾아내는 과정에서 스스로 합리적 소비를 실현했다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는 MZ세대가 중요시하는 재미와 가치 소비를 충족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틱톡과 유튜브 같은 SNS 플랫폼은 듀프 제품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며 이러한 트렌드를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들을 통해서 ‘가성비’와 ‘가심비’를 갖춘 제품들을 공유하며 정보를 확산시키고 이와 동시에 양질의 제품들의 소비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가성비’와 ‘가심비’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듀프 소비는 MZ세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만족스러운 소비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고물가 시대를 살아가는 소비자들에게 듀프는 단순한 대체품을 넘어선 새로운 소비 철학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어질 경제불황에 새로운 소비영역으로 자리잡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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