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민호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 오디션을 볼 때부터 구준표의 곱슬 머리로 등장했다. 사실 이는 가족들이 흩어져 살아야 할 정도로 힘들었던 시기, 절박함의 상징이기도 했다.
25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이민호가 출연했다. 지난 2009년 방송된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통해 구준표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민호. 그는 당시 300대 1 경쟁률을 자랑했던 ‘꽃보다 남자’ 오디션에 대해 “그때 형편도 그렇고, 제 상황도 그렇고 ‘이건 돼야만 한다’는 마음이었다. 굉장히 간절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오디션을 보러갈 때 구준표의 곱슬 머리를 아예 하고 갔다”라고 운을 뗐다.
이왕 할 거면 주인공을 하고 싶었다는 이민호는 “곱슬 머리를 하고 온 참가자는 아무도 없었다. 제작진들도 보고 ‘오호~’ 하면서 깜짝 놀랐다. 저한테는 그게 절박함의 상징이었다. 어린 나이에 멋있어 보이는 머리는 아니지 않냐. 나도 사실 하기 싫었다”라고 털어놨다.
이후 치열한 오디션 끝에 재벌 2세 구준표 역을 맡았으나, 솔직히 그는 혼란스러웠다. 이민호는 “구준표는 우동 먹으러 일본을 가고, 수영을 못 하게 하려고 수영장에 오리를 풀어 놓는다”면서 “캐릭터는 재벌인데 그 당시에 나는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 가족들이 흩어져 살아야 할 정도로 상황이 안 좋은 시기였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어머니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홀로 가장의 역할을 하셨다. 각종 고지서를 보고 있는 엄마의 뒷모습이 생각난다. 너무 작고 쓸쓸해 보였다. 그래서 어린 나이지만 빨리 사회생활을 해서 엄마의 짐을 덜어주고 싶다고 생각했고, 3년 정도 여러 역할을 하다가 ‘꽃보다 남자’를 만나게 됐다”라고 가정사를 고백했다.
그런 이민호에게 연기는 생업이었다. 그는 “광고를 찍어서 돈을 벌면 엄마에게 드렸다. 백만 원 정도 드렸는데 엄마가 너무 좋아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각난다”라며 “엄마라는 존재는 제 가슴을 가득 채워주는 존재인 것 같다. 그리고 늘 같은 자리에서 존중하며 끊임없이 사랑을 주는 분이다. 내가 어긋나려고 할 때 돌아보면 항상 그 자리에 엄마가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엄마는 제 중심을 잡아주는 사람이자,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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