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민호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현빈이 주연한 영화 ‘하얼빈’이 연말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개봉 이틀 만에 100만 관객을 빠르게 불러 모았다. 개봉 전부터 작품의 완성도에 호평이 형성되면서 역사 속 인물의 다층적인 모습을 커다란 스크린에서 보려는 관객의 발길이 빠르게 이어진 결과다. 비장미 넘치는 이야기가 다소 무겁다는 반응이 있었지만 초반 돌풍을 막지 못했다.
‘하얼빈'(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이 24일 개봉해 이틀째인 25일 오후 누적 100만명을 돌파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는 개봉 당일 38만1546명을 모았고, 25일에도 관객을 추가해 100만명을 넘어섰다. ‘하얼빈’의 이 같은 기록은 최근 5년간 12월 개봉한 한국영화로는 가장 빠른 속도다. 2019년 ‘백두산’은 개봉 3일 만에, 지난해 ‘노량: 죽음의 바다’는 4일 만에 각각 100만 관객을 동원했다.
‘하얼빈’은 1909년 이토 히로부미 처단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안중근과 독립군의 목숨을 건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작전을 실행하려는 긴박한 과정보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위태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독립군들의 처절한 여정에 주목한 작품이다. 동시에 당시 안중근이 지닌 깊은 고뇌에 집중하면서 깊고 풍부한 이야기를 완성했다.
● 개봉일 24일 조정 ‘신의 한 수’
‘하얼빈’의 초반 돌풍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한 개봉 일부터 시작됐다. 당초 25일 개봉을 계획했지만, 그 이전에 개봉한 한국영화들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개봉일을 하루 앞당기는 승부수를 던졌다. 공휴일을 하루 앞두고 개봉하면서 일찍부터 작품에 호감을 가진 지지층의 관객을 빠르게 선점했고, 첫날 38만 동원에 성공하면서 이 같은 기록이 ‘재밌다’는 입소문으로 즉각 확산했다.
작품을 처음 공개한 언론‧배급 시사회 직후부터 ‘웰메이드 프로덕션’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집중되면서 기대감이 상승한 점도 초반 인기의 배경이다. 우민호 감독은 앞서 ‘남산의 부장들’을 통해 역사를 녹여낸 시대극과 해외 로케이션 경험을 쌓았고 이번 ‘하얼빈’에서 업그레이드된 실력으로 보여주고 있다. “역사의 인물들을 숭고한 마음으로 담고자 했다”는 감독의 뚝심이 관객과도 통했다.
안중근 역을 소화한 배우 현빈의 친근하고 적극적인 행보도 ‘하얼빈’에 대한 호감을 높이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활약했지만 매번 예상 가능한 이야기만 했을 뿐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는 데는 소극적이었던 현빈은 지난 2022년 동료 배우 손예진과 결혼하고 아들의 아빠가 된 최근, 한층 여유로운 모습으로 영화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빈과 손예진은 교제할 때부터 대중으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스타 커플이다. 한 번도 결혼 생활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던 현빈은 ‘하얼빈’ 개봉을 계기로 일상의 모습은 물론 아빠가 되면서 달라진 생활을 편안하고 친근하게 풀어내고 있다. 인간미 넘치는 모습이 ‘하얼빈’을 향한 관심으로도 이어진다. 손예진도 결혼 후 남편이 처음 내놓는 영화를 어떻게든 더 많은 관객에 알리기 위해 ‘내조’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힘을 보태고 있다. 스타 부부의 ‘흥행 시너지‘가 만만치 않다.
‘하얼빈’은 개봉 첫 주말인 27일부터 더 많은 관객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스마스를 거치면서 100만 동원 등 기록이 탄생한 만큼 이에 궁금증을 지닌 관객들의 선택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맞춰 현빈과 우민호 감독 등 영화의 주역들은 서울 지역 극장을 찾아 관객과 만나 인사한다. ‘하얼빈’은 25일 오후 8시 현재 예매관객 21만7544명으로 1위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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