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백지영이 결혼 후 엄정화의 전화번호를 수소문해서 통화했던 이유가 있었다. 두 사람은 당시 눈물을 흘리며 진솔한 대화를 나눴고, 그 시간은 백지영이 용기와 힘을 얻은 시간이기도 했다.
22일 유튜브 채널 ‘Umaizing 엄정화TV’에는 ‘백지영이 엄정화에게 전화한 이유, 그리고 그녀들의 눈물 “그래 맞아 그때 그랬었지”’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엄정화는 센세이션했던 백지영의 데뷔를 언급하며 “처음 방송에서 너를 보고 ‘쟨 또 뭐야’ 이랬다. ‘춤을 저렇게 추네? 나도 좀 더 열심히 해야겠군’ 이렇게 생각했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에 백지영은 오히려 “나 같은 가수들의 모티브는 다 언니였다. 그땐 그랬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언니를 잡겠노라고 나온 것”이라며 “이를 갈고 칼을 갈고 ‘대쉬’(Dash)로 나왔는데 언니의 ‘몰라’가 나온 거다. 범접할 수 없는 어 나더 레벨의 언니가 있었다. 언니를 보면서 우리가 쫓아갔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막상 활동할 때는 자주 마주치지 못했다는 두 사람. 그러나 두 사람이 가까워진 계기가 있었다. 백지영이 정석원과 결혼한 후, 엄정화에게 용기를 내서 건 전화 한 통 때문이었다.
그는 “결혼하고 나서 얼마 안 됐는데, 언니가 그때 활동을 시작했다. 언니가 활동하는 메이킹이나 영상들을 TV를 통해 자주 보면서 울고 그랬다. (언니가) 목이 안 좋았던 것도 방송을 통해 알게 돼서 ‘안 되겠다, 내가 전화를 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언니 번호를 수소문해서 전화했다. 그때 우리 둘 다 갑자기 울었다”라고 털어놨다.
엄정화는 “우리가 어떤 마음인지 너무너무 아니까 그때의 전화가 너무 힘이 되면서도, 네 마음도 느껴졌다. 그래서 울었던 것”이라고 말하다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백지영 역시 “나는 그때 언니의 존재가 감사했다”면서 같이 눈물을 흘렸다.
특히 엄정화는 “우리가 너무 사랑하는 건데 어느 순간 할 수 없게 되고 자신감도 떨어지고 ‘내 시기가 끝나고 노래를 하면 안 되나, 앨범을 만드는 게 좀 무안한가’ 이런 생각이었다”면서 “어떻게 앞으로 갈 수 있을까. 열정을 갖고 할 수 있는데 상황 때문에 힘들어하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데 무대가 없을까 봐 두려워하고, 나이 때문에 두려워서 하지 못했던 것들이 너무 억울하고 답답했다. 그런데 내가 나이가 제일 많으니, 내가 해내고 싶었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엄정화와 통화 후 많은 힘을 얻었다는 백지영은 “언니를 응원하며 용기와 힘이 생겼다. 그래서 그 뒤에 여러 일을 겪으면서도 약간 중심을 잡고, 일희일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아무도 밟지 않은 하얀 눈 위에 언니가 선명한 발자국을 내줘서 내가 파묻히지 않고 밟고 따라갈 수 있었다. ‘존재만으로 힘이 된다는 게, 나한테는 정화 언니였구나’를 많이 느꼈다. 그리고 또 배웠다. 이런 건 나도 누군가 후배한테 전화할 때, 카톡으로 남기지 말고 전화해야겠다 싶었다. ‘이게 이렇게 큰 기쁨을 주는 거였구나’를 언니한테 많이 배웠다”라고 고마워했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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