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JTBC 토일드라마 ‘옥씨부인전’에 뜬금없는 동성애 코드가 등장해 시청자들의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사극 남자주인공이 성소수자라는 설정뿐만 아니라 예상 못 한 전개에 시청자들 사이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옥씨부인전’은 조선의 가상 시대를 배경으로 한 퓨전 사극이다. 여자 주인공인 구덕이(임지연 분)가 노비에서 양반집 아씨가 되고, 나아가 외지부(변호사)가 되는 파격적인 설정을 내세웠다. 1회 4.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해 최신화에서 시청률 8.5%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방송된 4회 내용으로 시청률에 제동이 걸릴 위기에 놓였다. 성윤겸(추영우 분)이 옥태영(임지연 분)과 혼례를 앞두고 성소수자임을 고백하는 장면이 그려진 것. 성윤겸은 혼례를 거절한 옥태영에게 “나는 여인을 품을 수 없다. 이 비밀이 알려지면 저 또한 죽음을 면치 못한다”며 “솔직하지 못했던 것을 용서해 달라”고 고백했다.
사극 남자주인공이 성소수자라는 점, 성소수자임을 들키지 않으려 혼례를 한다는 점, 뜬금없는 전개라는 점 등을 두고 시청자들 사이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여자 주인공과 혼례를 올리는 인물이 사실 성소수자였고, 이를 덮기 위해 혼례를 올린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이같은 전개에 시청자들은 “설렜는데 게이라고?” “정체 밝혀지고 이야기가 산으로 가고 있다” “뜬금없이 게이돼서 보기 싫어졌다” “왜 하필이면 게이야” 등의 댓글로 불만을 표출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성소수자 설정이 단순히 극적 재미로 소비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tvN 드라마 ‘정년이’ 등 성소수자를 소재로 한 작품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되면서 더욱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정년이’에 대해 “그동안 드라마에서 다뤄졌던 것과 달리 정면 돌파한 작품”이라며 “남자 여자의 사랑만 아름다운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하기도 했다.
4회에서는 아버지 현감(성동일 분)에게 애심단(성소수자 아이들에게 무예를 가르치는 집단) 단주임을 들켜 집을 떠나는 성윤겸의 모습이 그려졌다. 성윤겸의 성소수자 고백이 안방극장에 의아함을 안긴 가운데,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흘러갈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에 대해 김성수 평론가는 “‘옥씨부인전’은 주요 캐릭터를 성소수자로 그려냈다. 이는 굉장히 용기 있는 선택이라 생각한다”며 “‘옥씨부인전’은 노비와 양반의 혐오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노비가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구덕이가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통해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죽을 뻔한 구덕이를 구해준 사람이 노비와 양반은 동등하다는 인식을 가진 양반이지 않았나. 이 과정을 통해 구덕이는 ‘이런 인식 하나가 혐오를 극복할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면서 “결국 ‘옥씨부인전’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통해 목숨을 구했다면, 너도 다른 사람을 구해줘야 되지 않겠냐’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구덕이의 성장은 곧 선입견을 깨나가는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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