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 시즌2가 공개를 앞두고 있다. 역대 최고 오프닝 기록을 깰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며 ‘오징어 게임’ 시즌2의 흥행이 사실상 확실해 보이지만, 2024년 전체를 돌아보면 넷플릭스에게 썩 좋지만은 않은 시간이었다.
넷플릭스 코리아는 12월 20일 기준으로 올 한해 14편의 시리즈(‘오징어 게임’ 시즌2 제외), 10편의 예능/다큐, 5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도합 29편의 작품을 선보인 셈이지만 이렇다 할 화제작이나 흥행작을 남기지는 못했다.
물론 넷플릭스가 처음 국내에 진출할 때와 달리 OTT 시장에 많은 플랫폼이 생겼고, 그만큼 이용자 선택지도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분산된 것이라고 볼수도 있다. 하지만 한달 평균 2.4편의 신작을 쏟아내는 ‘물량 공세’에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것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경성크리처’는 시즌1의 문제점들을 덜어내며 시즌2에서 반등했지만, 대작 타이틀에 다소 못미치는 흥행 성적을 냈다. ‘지옥’ 시즌2 역시 호평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지난 시즌과 달리 화제성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스위트홈’은 무려 세 번째 시즌만에 막을 내렸지만 무리한 세계관 확장 등으로 시청자들이 아쉬움을 쏟아냈다.
비단 속편의 실패만 있는게 아니다.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더 에이트 쇼’, 선정성 논란이 불거진 ‘트렁크’에 인기 원작이 있는데도 흥행 문턱을 넘지 못한 작품들도 수두룩하다. 일각에서는 앞선 성공 사례들을 답습하는 기획과 ‘넷플릭스식 결말’ 등 정형화되어가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더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좀처럼 한국 시청자의 맥을 짚지 못한다는 혹평이 이어졌던 디즈니+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 오리지널의 흥행이 희망적인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강남 비-사이드’는 디즈니+ TV 쇼 부문 월드 와이드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물론 점유율 면에서는 아직 넷플릭스는 물론 토종 OTT인 티빙과 웨이브에게도 밀리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킬러들의 쇼핑몰’, ‘화인가 스캔들’, ‘강남 비-사이드’가 연이어 화제성과 흥행 면에서 좋은 추이를 보였다. 특히나 내년에는 김수현 주연의 ‘넉오프’, 박은빈 주연의 ‘파이퍼나이프’ 등 기존에 OTT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스타들을 영입하며 힘을 싣고 있다.
국내 OTT 지형도를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기대 속에도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은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이 사이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중계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꾸준히 오리지널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올 한해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가족계획’ 그리고 각각 JTBC와 채널A에서 방송되기도 한 ‘하이드’, ‘새벽 2시의 신데렐라’를 공개했다. 이세영, 사카구치 켄타로 주연의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고, ‘가족계획’은 독특한 주제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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