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속 당당하게 소신을 밝혔던 가수 이승환. 그런데 보수단체들이 다짜고짜 오는 25일 크리스마스에 열리는 구미 콘서트 취소를 요구하며 현수막까지 걸고 나서자, 그는 “온몸이 부서져라 노래하고 뛰겠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이승환은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보수단체들이 구미시청 입구에 설치한 현수막 사진을 공유하며 “데뷔 이후 35년 만에 갖는 첫 구미 공연인데 안타깝다. 공연 당일 관객 안전을 위해 최선의 대책을 강구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승환이 공개한 현수막에는 빨간색 글씨로 ‘이승환의 탄핵 축하 공연 구미시는 즉각 취소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심지어 자유대한민국수호대 등 13개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구미시청 앞에서 이승환의 공연을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한 뒤 “이승환은 콘서트를 즉각 취소하고 시민들을 편향된 정치적 선동으로 부추기지 말라”는 발언을 내뱉기도 했다.
이에 그는 “공연에 오시는 분들께 특별히 감사드리며 온몸이 부서져라 노래하고 뛰겠다. 아껴뒀던 특수 성대를 꺼내 조이고 닦은 후 갈아 끼우고 갈 테니 각오하고 오시길 바란다”면서 “그곳이 ‘헤븐’이 될 것이다. 내 인생 최고의 공연으로 만들겠다”라고 다짐했다.
해당 현수막을 향해서는 “현수막 폰트가 너무 무섭다. 내 인스타가 안 예뻐지고 있다. 왜 저분들은 미적 감각도 없을까”라고 꼬집었다.
앞서 이승환은 12·3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며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 13일에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탄핵촛불문화제’ 무대에 올라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며 “앞으로는 제가 이런 집회 무대에 서지 않아도 되는, 피 같은 돈을 기부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외쳤다. 이에 앞서 9일에는 촛불집회 주최 측인 ‘촛불행동’에 1213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한편 이승환은 지난 14일 수원 경기아트센터에서 35주년 기념 콘서트 ‘헤븐’(HEAVEN) 투어를 시작했으며, 오는 25일에는 구미 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을 진행된다. 이후 29일 김해 문화의전당 마루홀, 2025년 1월 4일 천안 예술의전당, 1월 11일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1월 18일 청주 예술의전당, 1월 25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2월 22일 용인 포은아트홀, 3월 15과 16일 서울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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