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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현성, 그래서 더 눈부셨던 청춘의 한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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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배현성이 ‘조립식 가족’으로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 어썸이엔티
배우 배현성이 ‘조립식 가족’으로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 어썸이엔티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마지막 촬영 날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셋이 안으면서 많이 울었거든요. 그 감정이 되게 소중했어요. 작품을 사랑하고 캐릭터를 사랑하고 그 현장을 사랑한 기억, 감정들이요. 그 기억과 감정을 소중히 여기면서 다음 작품도 만나려고 해요.”

2018년 데뷔 후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오고 있는 배우 배현성이 잊지 못할 대표작을 추가했다. 최근 호평 속에 종영한 JTBC 드라마 ‘조립식 가족’이다. 안정적인 연기력과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그는 ‘조립식 가족’을 통해 얻은 힘과 용기로 앞으로 더 단단하게, 더 다채롭게 채워갈 예정이다.

지난달 종영한 ‘조립식 가족’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가족으로 우기며 10대 시절을 함께했던 세 남녀가 10년 만에 다시 만나 펼쳐지는 청춘 로맨스다. 각자의 사연을 갖고 한 식구로 조립됐지만 그 어떤 이들보다 다정하고 포근했던 다섯 식구의 이야기로 웃음과 설렘, 진한 감동까지 모두 선사하며 호평을 얻었고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의미 있는 마침표를 찍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 공략에도 성공했다. 

인기의 주역 배현성은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의 힘을 ‘조립식 가족’의 호평 이유로 꼽았다.

“가족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보는 분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아요. 감동도 받고 위로도 받으면서 청춘 이야기나 가족사, 아픈 상처를 서로 치유하고 공감하는 부분에서도 많은 재미를 느낀 것 같습니다. 후반부에는 산하와 주원의 로맨스도 있고 저와 달의 귀여운 로맨스도 있는데 서로 다른 매력의 로맨스라서 그 지점에서도 재미를 느껴주시지 않았을까요.”

배현성이 ‘조립식 가족’ 호평 이유를 꼽았다. / 어썸이엔티 ​
배현성이 ‘조립식 가족’ 호평 이유를 꼽았다. / 어썸이엔티 ​

개성과 매력 넘치는 캐릭터에 고스란히 녹아든 배우들의 시너지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세 청춘의 싱그러운 에너지를 완성한 배현성(강해준 역)과 황인엽(김산하 역), 정채연(윤주원 역)의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케미스트리’가 몰입과 공감을 이끌며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실제 모두 내향인 성향이라는 세 배우는 자연스러운 호흡을 완성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많은 시간을 가졌다고.

“어릴 때부터 친한 사이니까 연기도 자연스럽게 나오면 좋을 것 같아서 촬영 전부터 시간을 많이 가졌어요. 리딩도 하고 저녁도 먹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어요. 처음에는 감독님이 많이 노력해 주셨고 셋 중에서는 (황)인엽 형이 노력해 줬어요. 셋 다 차분한 편이거든요. 형도 말이 많은 사람은 아닌데 연락도 해주고 이야기도 많이 먼저 꺼내주고 하면서 금방 친해졌죠. 촬영하면서 확실히 더 빨리 친해진 것 같아요.”

함께 울고 웃으며 진심을 다했던 그 시간은 극 중 해준에게도, 화면 밖 배현성에게도 잊지 못할 소중한 청춘의 한 페이지가 됐다.  

“어릴 때부터 친한 역할, 커서도 이렇게 사이좋게 지내는 역할을 만나기 쉽지 않잖아요. 캐릭터들의 슬픈 이야기도 나누고 행복할 때는 ‘꺄르르’ 웃으면서 찍고 그랬어서 그 셋의 추억을 우리도 같이 가진 것 같아요. 드라마 찍을 때도 너무 좋았고 지금도 잘 지내고 있고 좋은 추억을 서로 나눠 가진 것 같습니다.” 

배현성이 연기한 해준은 어린 시절 엄마 강서현(백은혜 분)의 맞선남이었던 윤정재(최원영 분)의 집에서 친아들처럼 자란 인물이다. 어려서부터 여기저기 치여 살았어도 천성이 밝고 감정 표현도 솔직하지만 엄마에게 버림받았다는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자신을 가족으로 받아준 윤정재와 동생 윤주원에게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런 해준이 안쓰러웠다는 배현성은 “해준의 슬픔, 상처를 굳이 드러내지 않으려고 했다”고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해준이 밝게 지내는 모습이 더 안쓰러웠어요. 나도 이렇게 느꼈으니 보시는 분들도 그렇지 않을까, 내가 연기를 더 밝게 하면 더 안쓰럽게 느끼지 않을까 싶어서 그렇게 해준을 생각하고 연기했습니다. 그렇다고 어떤 상처와 결핍을 내내 품고 연기하진 않았어요. 저도 힘들거나 슬픈 일이 있어도 하루 종일 그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거든요. 뭔가 툭 건들면 다시 생각나고 느껴져서 해준도 그런 친구일 것 같았어요. 슬픈 기억이 있지만 가족 안에서는 밝게 지내고 이 가족이 행복해야 자신도 행복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연기할 때는 슬픈 생각하지 않고 그냥 밝게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해준으로 분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배현성. / 하이지음스튜디오, 베이스스토리, SLL
해준으로 분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배현성. / 하이지음스튜디오, 베이스스토리, SLL

배현성은 복잡한 감정선과 성장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한층 깊어진 연기력을 보여줬다. 청량하고 밝은 에너지부터 슬픔과 고뇌가 담긴 감정 열연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몰입을 이끌었다. 그중에서도 절절한 눈물 연기로 시청자를 울렸던 배현성은 아빠 최원영 덕에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감정 신이 많았는데 (최)원영 선배가 해준이 우는 장면이 많으니까 슬픔의 강도를 조절하면 좋겠다고 말을 해주셨어요. 아빠랑 칼국수집 앞에서 미국 간다고 이야기를 하는 신이 있는데 원래 대본에는 우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그 화에도 몇 번 우는 게 나오다 보니까 그 신에서는 눈물을 삼키면서 이야기를 하는 게 더 슬플 수 있겠다고 제안을 해주셨어요. 어떻게 하면 더 살릴 수 있을까 감독님,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해준이 아빠의 지퍼를 살짝 올려주면서 하면 조금 더 와닿겠다 싶었죠. 춥게 지내지 말라는 뜻도 있을 것이고 아프지 말라는 대사와도 잘 맞을 것 같고. 그렇게 추가되면서 그 신이 더 잘 나오지 않나 싶어요. 저는 선배 복이 많은 것 같아요. 전작도 그렇고 이번도 그렇고 다 좋으신 분들을 만나서 도움도 받고 배움도 많이 얻었습니다.” 

서지혜(박달 역)와의 풋풋한 로맨스 연기도 흠잡을 데 없이 소화했다. 특히 박달에게 담담하게 자신의 진심을 전하는 해준의 고백 신은 담백해서 더 큰 설렘을 선사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내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처음 그렇게 길게 하는 달이를 보면서 서서히 빠져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눈빛이 살짝 변하면서 달이를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눈을 달이에게서 한 번도 떼지 않았어요. 달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의 마음을 확신하는 해준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배현성이 해준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 어썸이엔티
배현성이 해준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 어썸이엔티

평소 차분한 성격이라는 배현성은 밝고 긍정적인 해준을 만나고 자신도 환하게 웃는 일이 많았다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첫 방송을 배우들, 감독님, 작가님이랑 다 같이 모여서 봤는데 작가님이 처음 봤을 때보다 표정이 다채로워진 것 같다고 말씀을 해주시는 거예요. 저는 그런 거에 무딘 편이라 잘 몰랐는데 작가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 아, 해준을 만나고 나서 그런 변화가 있을 수 있었겠구나 싶더라고요. 아무래도 해준이 다양한 감정을 표현했던 친구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원래 차분한 편인데 해준을 연기하면서 환하게 웃는 일이 많았던 것 같아요. 해준이 정말 치아가 다 보일 정도로 밝게 웃잖아요. 그래서 저도 그렇게 많이 웃었던 것 같고 밝아진 것 같아요. 또 해준이 애교도 많고 붙임성도 좋고 해서 저도 그런 면이 살짝 생기지 않았나 싶어요. 해준에게 많이 배웠어요.”

데뷔작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시작으로 ‘연애플레이리스트’ 시리즈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 ‘우리들의 블루스’ ‘기적의 형제’,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 시즌2, 그리고 ‘조립식 가족’까지 꽉 찬 행보를 이어오며 어느덧 7년 차 배우가 된 배현성은 자신을 믿고 선택해 준 이들을 위해 ‘최선’과 ‘진심’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저도 제가 했던 작품들을 보면 신기해요. 꾸준히 작품을 하고 있다는 것도 감사하고 행복하고 내가 어떻게 이분들과 작업을 했지 생각이 들 때도 있고요. 저를 믿고 선택해 주신 분들이잖아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그때 배현성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하고 싶어요. 그분들이 후회하지 않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게 더 많이 남았다. 배현성 역시 더 다채롭게 채워갈 앞날을 예고하며 설렘과 기대감을 내비쳤다. 

“연기를 하면 할수록 재미를 느껴요. 선배들을 보면서 나는 선배들의 연차나 연기 실력이 됐을 때 또 어떤 재미가 생길까 기대도 되고요. 궁금하고 설레요. 앞으로도 재미를 잃지 않고 싶어요. 연기에 대한 재미를 잃지 않고, 지금의 생각을 잃지 않고 꾸준히 하면 앞으로 또 많은 작품에서 인사를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에요.”

많은 사랑을 보내준 국내외 시청자를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언제든 다시 봐도 재밌는 작품이니까 생각나면 한 번씩 꺼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해외 팬분들도 감사합니다. 저도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더 다양한 모습,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사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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