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습니다. 즉시 탄핵소추 의결서가 대통령실에 전달됐고, 대통령 직무도 정지됐습니다. 그가 3일 늦은 밤 45년 만의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1일 만입니다. 당분간 직무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행합니다.
비상계엄 직후 시민들은 국회 앞으로 향했습니다. 계엄 해제를 위해 국회로 향하는 국회의원들을 지키고 대통령 탄핵을 촉구했죠. 7일 여의도 일대가 100만 명에 가까운 인파로 꽉 찬 건 민심의 반영입니다. 이날 첫 번째 탄핵안이 여당 의원들의 집단 퇴장으로 부결되자 시민들은 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돌아오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탄핵안 표결이 진행될 14일까지 매일, 시민들은 국회로 모였습니다. 이제는 광화문 앞으로 집결할 예정이고요.
갑작스럽게 시작된 이번 집회는 여러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냈는데요. 2030 여성들의 응원봉이 등장해 집회 장소를 축제 분위기로 물들였습니다. 더불어 집회가 열리는 국회 근처 식당 및 카페에 선결제를 해 두는 시민들이 늘어났는데요. 집회 참석자들에게 힘을 보태고, 인파로 손님 받기 힘들 주변 상인들에게도 도움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민중가요 세대 교체를 이뤄낸 ‘다시 만난 세계’의 원곡자, 소녀시대 유리가 이 선결제 열풍에 동참했어요. 그는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다들 내일 김밥 먹고 배 든든히 해. 안전 조심, 건강 조심. ‘다시 만난 세계 잘 불러봐”라고 하며 국회 인근 분식집 선결제 내역을 공개했습니다. 소녀시대 공식 응원봉인 소원봉을 제시하면 김밥 한 줄을 제공한다는 거였죠.
아이유는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를 통해 14일 집회 응원 선결제 사실을 알렸습니다. 소속사는 여의도 일대 매장 5곳에 빵 200개, 떡 100개, 음료 200잔, 국밥 200 그릇과 핫팩 등을 미리 결제해 두었다며 집회에 나선 아이유 팬덤을 응원했어요.
이번 집회 인기 응원봉의 주인공 뉴진스도 국회의사당 앞 식당 및 카페에 음식과 음료를 결제해 두었다고 밝혔어요. 뉴진스 팬덤과 K-팝 팬들을 위한 작은 선물이라며 이들이 준비한 건 김밥 110인분과 음료 100잔, 삼계탕 100그릇, 온반 50그릇, 만두국 50그릇, 아메리카노 50잔, 오곡라떼 50잔, 청귤차 50잔 등이었어요. 멤버 민지는 “한국이 지금 되게 춥다. 그래서 여러분들께서 따뜻한 밥 드시라고 준비했으니 다들 밥 챙겨 드시라”라고 했습니다. 여기에 에버글로우 멤버 미아도 커피 선결제로 마음을 보탰고요.
그런가 하면 박찬욱 감독은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을 위해 한 베이커리 가게에서 당일 구운 빵을 전부 구매했습니다. 이 빵에는 ‘윤석열과 헤어질 결심’, ‘국민이 그렇게 만만합니까?’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도 함께 들어 있었어요.
이 밖에도 수많은 각계 셀럽들이 크고 작은 목소리를 낸 가운데, 최민식의 발언이 눈에 띕니다. 그는 최근 제25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시상식에서 남자연기자상을 받으며 시국에 대해 입을 열었는데요. 최민식은 “땅바닥에 패대기쳐진, 이런 좌절과 고통 속에서도 그 많은 젊은 친구들이 휘두르는 응원봉, 탄핵봉이라고 하더라. 그 응원봉을 보며 기성세대 한 사람으로써 너무 미안했다”라고 했어요. 이어 “저도 살면서 한 두번 겪었지만 환갑이 넘어 또 겪을 줄이야”라며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을 그 젊은 친구들이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응원봉을 흔들면서 겉으로는 웃으면서 콘서트처럼 하지만 너무 미안했다”라고 진심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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