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현직 대통령 부인을 소재로 한 문제적 다큐멘터리 ‘퍼스트레이디’(감독 아에몽)를 향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상대적으로 적은 상영관에도 불구하고 개봉 4일 만에 누적 관객 수 3만명을 돌파,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했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퍼스트레이디’는 지난 15일 1만2,54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5위에 올랐다. 지난 12일 4,822명으로 개봉 첫날 스타트를 끊은 뒤 13일 5,934명, 14일 7,623명, 그리고 15일까지 꾸준히 관객 수가 상승하며 누적 관객 수 3만3,145명을 기록했다.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의미 있는 기록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적은 상영관임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성적으로 눈길을 끄는데, 15일 기준 ‘퍼스트레이디’는 좌석판매율 47.4%( 배정된 전체 좌석 중 실제 관객의 점유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박스오피스 상위 10편의 영화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좌석점유율은 단 1%였다.
‘퍼스트레이디’는 그동안 고가의 명품 가방 수수,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민간인 국정 개입 의혹 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로, 탄핵 정국과 맞물려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영화에는 디올백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김건희 여사와 7시간 넘게 통화한 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 김건희 일가와 10년 넘게 소송을 벌여왔던 정대택 회장 등이 출연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전에 이미 문제가 불거진 김건희의 학력과 경력 위조, 논문표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천공을 비롯한 무속인들과의 연루설도 다양한 인터뷰를 통해 다각적으로 다루고 있다.
영화는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 영부인이 권력을 사유화해 여러 논란을 낳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아울러 대선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아내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던 김건희의 약속이 위선적이라고 함께 밝히고 있다. 영화는 “모든 의혹이 연결되는 사건의 축”으로 김 여사를 지목하면서 “용산 대통령실의 진짜 VIP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16일 김건희의 얼굴을 팝 아트로 재해석한 포스터가 추가 공개돼 관심을 더한다. 제작사 오늘픽처스 김훈태 대표는 “‘퍼스트레이디’ 영화 포스터를 구상할 때 가장 큰 제약은 김건희의 적나라한 사진을 쓰기 어렵다는 점이었다”며 “그래서 고민 끝에 그녀를 떠올릴 수 있는 팝 아트로 재해석하면 여러 법적 문제를 피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누가 봐도 팝 아트 작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 ‘행복한 눈물’이 떠오르는 포스터”라고 설명했다.
해당 포스터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권에 대해 풍자의 성격이 담겨 있기도 하다. 김훈태 대표는 “영화를 비롯한 각 분야 예술인들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받았을 때 나름대로 현실에 저항하고 풍자하곤 하는데 이번 포스터 역시 그런 관점에서 봐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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