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달이’의 성장기는 녹록치 않았다. SBS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 미달이를 연기했던 배우 김성은(33)이 치열했던 가정사를 고백했다.
김성은은 지난 14일 방송된 MBC ‘속풀이쇼 동치미'(이하 ‘동치미’)에 출연, 다사다난했던 성장기를 돌아봈다. 그는 “98년도에 ‘순풍산부인과’ 미달이로 짧고 굵게 활동했다. 광고도 30개 넘게 찍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집에 여유가 있었으니까 시트콤 끝난 뒤에는 부모님께서 뉴질랜드 유학을 보내주셨다. 뉴질랜드 가서는 잠도 푹 자고 잘 먹고 배우고 싶은 거 많이 배우면서 지원도 많이 받았다”며 풍족했던 시절을 회상했다.
그러나 상황은 뒤집혔다. 김성은은 “새벽 비행기로 급히 한국에 도착했는데 더 이상 (유학 생활을) 지원해 줄 수 없을 만큼 집안 상황이 안 좋아졌더라”며 아버지의 사업을 하던 중 사기를 당한 게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바뀐 삶은 익숙하지 않았다. 그는 “좋았던 집에서 반지하 집으로 이사 갔는데 그 많은 짐들이 정리도 안 된 채로 구겨져 있더라. 부모님도 상실감과 우울함이 크셨던 것 같다”고 했다.
당시 그는 고작 중학생이었다. 그러나 주저앉는 대신 돌파를 택했다. 김성은은 “멘붕이 왔지만 현실이구나 싶었다. 엄마가 가사도우미 일 나가시면 쉬라고 하고 제가 대신 나갈 때도 있었다. 고등학교 가서는 빙수집, 고깃집, 카페 알바도 했다. 기질적으로 생활력이 강한 건지, 집이 망한 걸 봐서 강해진 건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후 아버지는 김성은이 대학에 입학한 해에 돌아가셨다고. 김성은은 연기에 대한 갈망을 잠시 접고 20대에는 회사에 다니다, 2018년 연극 무대에 오르며 연기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당시 나갔던 사석 모임에서 현재의 남편을 만났다. “누나, 동생하던 사이였는데 어린 나이에도 속이 깊고 든든하고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더라고요. 좋아하는 마음이 서서히 올라왔는데 남편도 그랬다고 해요.” 김성은이 말했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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