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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숲아트시네마, 문화의 숲에서 영화를 만나다 [공간을 기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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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영화관 탐방기⑮]

문화의 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OTT로 영화와 드라마·공연까지 쉽게 접할 수 있고, 전자책 역시 이미 생활의 한 부분이 됐습니다. 디지털화의 편리함에 익숙해지는 사이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공간은 외면을 받습니다. 그럼에도 공간이 갖는 고유한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기도 합니다. 올해 문화팀은 ‘작은’ 공연장과 영화관·서점을 중심으로 ‘공간의 기억’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예술독립영화 꾸준한 상영 및 기획전으로 차별화

7호선 노원역 앞에 있는 더숲아트시네마에 들어서면, 문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눈앞에 별천지가 펼쳐진다. 이곳은 노원문고가 영화관, 북카페, 갤러리 등을 함께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2016년 문을 열어 지역의 명소로 자리잡았고,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수고를 들여 찾아올 만큼 애정하는 공간이 됐다.

노원구의 유일한 예술영화전용관인 더숲아트시네마는 기회가 적은 예술영화들을 상영할 수 있는 환경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 목표다. 다만 이호준 프로그래머는 ‘예술독립영화’ 라벨만 상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예술영화와 상업영화의 기준은 배급사나 수입사가 신청하느냐, 안 하느냐에 달려있는 경우가 많아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도 예술영화지만 수입배급사가 신청을 안 해 일반 영화로 남아버렸죠. ‘바비’ 역시 그렇고요. 이런 작품들도 과감하게 틀어요. 예술영화로 분류되지 않았더라도 좋은 작품들을 꾸려서 소개하려는 거죠. 멀티플렉스에서는 관객 수가 적으면 스크린이 줄어들잖아요. 하지만 좋은 영화는 저희 같은 영화관이 틀면서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관객 수도 적고, 좌석 수도 적어서 무시를 당한 적도 있었지만, 요즘에는 예술영화전용관의 힘을 많이 느끼고 이어요. 그런 식으로 독립, 예술, 일반 등 보기 힘든 영화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려고 합니다.

노원구는 서울에서 2번째로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경기도 의정부와 남양주도 가까워 예술영화를 보려면 씨네큐브, 에무시네마 등 광화문까지 가야 했던 지역민들이 더숲아트시네마가 생기면서 조금 더 편하고 쾌적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특히 이곳을 주로 찾는 관객은 중장년층과 지적 호기심이 많은 관객이다. 이들을 위한 기획전을 프로그래밍해 더숲아트시네마만의 색을 더 확고히 하고 있다.

“멀티플렉스는 기계적인 편성이 많아 기획전이 끼어들기 힘들어요. 저희는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저희 공간만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기획전을 전개하고 있어요. 작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개봉했을 당시, 판권 문제 때문에 전작을 틀 수 없지만 저희는 노원문고를 모회사로 가지고 있으니 하야오의 소설 원작, 에세이를 가져와 부스를 만들고 전시를 했죠. ‘블루 자이언트’가 개봉했을 때도 책의 전권을 가져와 책을 깔았어요. 당시 많은 분들이 영화도 보고, 책도 많이 사 가셨어요. 그런 식으로 영화, 책, 그림, 식음료 등을 잘 융합시키려 합니다. ‘더숲’이 ‘다양한 문화의 숲을 이루자’라는 뜻이거든요.”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더숲아트시네마는 관객과의 대화(GV)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소 일주일에 한 번은 예술독립영화의 감독 및 배우들을 초청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유명 감독, 배우분들도 오시지만 정말 소규모 독립영화 감독과 배우들도 모시려고 해요. 보통 관객과의 대화도 영화의 규모, 배급사를 통해 틀게 되면서 진짜 작은 독립예술영화들은 그런 기회를 갖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관객이 잘 들지 않는 독립영화라도 최소한의 상영 기회는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것들도 최대한 발굴, 협업하는 장을 만들려고 하죠.”

팬데믹 이후 OTT와 전자책 등 디지털 콘텐츠가 대세가 되면서 오프라인은 더 확고한 차별화와 가치 창출이 필수 요소가 됐다. 더숲아트시네마 역시 이에 동의하고 발맞춰 나가고 있었다. 오프라인에서만 향유할 수 있는 것들을 마련하고 있다.

“제가 생각해도 만원 내고 다양한 영화를 집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다면 너무 편리하고 좋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극장에 오게 할 수 있느냐를 우리는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죠. 앞서 언급한 관객과의 대화를 포함해 한국독립영화 위주로 개봉작들을 꾸준히 틀고, 강연도 진행 중입니다. 전주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프로그래머를 역임했던 이상용 평론가께서 최근 ‘영화의 의미를 더하다’라는 부제를 더해 ‘시네모어’라는 이름으로 외화 예술영화를 알리는 강연을 열고 있어요. 얼마 전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을 이상용 평론가님을 모시고 소개했고요. 이곳이 재미있는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이곳이 다채로운 기획과 재미를 추구하는 공간이라고 소문이 나서 저변이 점점 더 넓어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호준 프로그래머는 영화관이 젊어져야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시대의 흐름을 읽으면서도 디지털에 대항하는 더숲아트시네마의 길이다.

“1020 세대들은 예술영화에 대한 니즈가 적지만 저는 영화관이 젊어져야 미래가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니메이션 ‘룩백’이 메가박스 단독 개봉으로 일반 영화로 분류됐지만, 저희 영화관에서도 상영이 됐어요. 이 작품이 1020 관객을 타깃으로 한 작품이었지요. 더 불어 ‘로봇, 드림’ 역시 마찬가지로 1020 관객이 반응하고 있어요. 굿즈에도 마음을 많이 써주시고요. 지금까지 해온 방향성을 추구하며 한 축으로 두면서, 젊은 관객 유입을 위한 시도도 끊임없이 하려고 합니다. 요즘 같은 시국에 영화관에 와서 즐겨달라고 하기 조심스럽고 죄송하기도 해요. 하지만 전국의 많은 독립예술영화관들이 생존과 영화의 미래를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숲아트시네마 뿐만 아니라 관객을 만나기 위해 노력 중인 작은 영화관들에게도 지지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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