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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주권 그리고 우리의 나라..지금, 꼭 봐야 할 영화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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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호인'의 한 장면. 사진제공=NEW
영화 ‘변호인’의 한 장면. 사진제공=NEW

한밤중 대통령의 느닷없는 ‘담화’는 직후 온 나라를 혼란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에 저항하는 시민들은 8년 만에 촛불을, 생기발랄한 청춘들은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각기 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앞뒤의 낯모르는 사람들과, 옆의 연인과, 또 그 옆의 친구들과, 또 그 옆의 가족들과, 또 그 옆의 동료들과…, 시민들은 기어이 차가운 길바닥일지언정 굳건한 의지의 자리를 서로에게 내어주며 어깨를 맞댄다. 영하의 기온은 이들의 뜨겁게 분노한 가슴에 가닿지 못하는 채 저 멀리서 눈치 보며 서성일 뿐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거리의 수십만 그들이 입 모아 외치는 단 한 마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의 선언은 지금, 거리에서, 시민들의 마음 속에서, 누군가 내세운 변명과는 절대 다른, 절박함이 된다.

국민주권과 민주주의라는 가치와 절대적 원칙을 담아낸 영화에 새삼 눈길이 가는 까닭이다.

#. 변호인(2013년·제작 위더스필름·감독 양우석·다시 보기: 네이버 시리즈온, 넷플릭스, 애플tv, U+모바일tv)

사진제공=NEW
사진제공=NEW

1980년대 초반 부산의 부동산·세금 전문 변호사 송우석(송강호)이 무고하게 시국사건에 연루된 단골 국밥집 대학생 아들을 변호하기 위해 나서며 벌어지는 이야기. 부조리하고 폭력적인 현실을 새롭게 의심하며 그 속으로 과감히 뛰어든 송우석이 법정에서 고문경찰을 향해 절규하듯 되뇌는 헌법 제1조 2항의 선언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울린다.

헌법이 규정한 국민주권, 그래서 결국 “국가는 국민이다”는 대사의 의미가 광장에서 다시 울려 퍼지는 현실을 영화는 아직도 똑똑히 목도하고 있다.

#. 1987(2017년·제작 우정필름·감독 장준환·다시 보기: 네이버 시리즈온,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애플tv, U+모바일tv, 티빙)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1987년 1월 경찰의 물고문에 목숨을 잃은 서울대생, 대통령을 제 손으로 직접 뽑겠다는 국민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고 짓밟는 군부독재, 마침내 최루탄이 직격한 또 다른 젊음의 억울한 죽음.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소시민들은 100만의 물결로 “호헌 철폐! 독재 타도!”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현실은 비록 참담하지만 그래서 더욱 뜨겁게 타오른 민주주의를 향한 염원의 불꽃. 그 6개월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는 바로 그 소시민들이 나라와 역사의 주인공임을 알려준다.

#. 산티아고에 비가 내린다(1975년·감독 헬비오 소토)

맥스무비DB
맥스무비DB

1973년 9월11일 오전 8시30분. 칠레의 방송국들은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국가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은 산티아고에 비가 내립니다”라는 멘트가 반복적으로 흘러나왔다. 총구를 앞세운 군부가 쿠데타를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3년 전 소아과 출신 살바도르 아옌데는 민주적 선거를 통해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자신이 임명한 육군총사령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는 쿠데타를 일으켰다. 대통령은 이에 끝까지 맞서며 대통령궁에서 스러졌다.

국민들도 저항했다. 군부의 폭력은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군부의 총구에 끌려와 체육관에 체포·구금된 수천여 시민들. 그들 속에서 “우리 승리하리라”고 가수 빅토르 하라는 노래했다. 군부는 그의 손목을 잘라냈다. 그래도 노랫소리는 끊이지 않은 채 더욱 크게 울려 퍼졌다.

유튜브에 영상이 올라 있다.

#. 더 포스트(2018년·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다시 보기: 네이버 시리즈온, 애플tv, 왓챠, 웨이브, U+모바일tv, 티빙)

사진제공=CGV 아트하우스
사진제공=CGV 아트하우스

‘인류 역사상 가장 추악한 전쟁’으로 불리는 베트남전쟁. 1971년 신문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부가 이른바 ‘통킹만 사건’을 조작하는 등 베트남전 개입 및 확전을 꾀했다고 보도했다. 정부 기밀문서 ‘펜타콘 페이퍼’에 담긴 내용이었다. 정부는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운 소송으로 언론의 입을 틀어막으려 했다.

하지만 경쟁신문 워싱턴 포스트의 기자들은 문서를 입수해 추가 보도에 나서기로 한다. 편집장 벤(톰 행크스)의 지휘 아래 기자들은 목숨을 내걸고 신문을 만들려 하지만 발행인 캐서린(메릴 스트립)은 회사의 존폐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

결단의 순간. 결국 기자들은 언론의 자유를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제1조의 소중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되새기며 나아간다.

맥스무비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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