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영화 ‘1승’(감독 신연식)은 이겨본 적 없는 감독과 이길 생각 없는 구단주, 이기는 법 모르는 선수들까지 승리의 가능성이 1도 없는 프로 여자배구단이 1승을 위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국내 최초 배구를 소재로 한 영화로, 지난 4일 개봉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메가폰은 신연식 감독이 잡았다. 신연식 감독은 2010년 영화 ‘페어 러브’를 통해 섬세한 감정과 담백한 연출로 주목을 받은 뒤 2016년 자신이 기획하고 각본과 제작을 맡은 영화 ‘동주’로 유수의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휩쓸며 탄탄한 필력을 인정받았다. ‘조류인간’ ‘로마서 8:37’ ‘카시오페아’ ‘거미집’, 디즈니+ ‘삼식이 삼촌’ 등 장르와 플랫폼을 넘나들며 감독과 작가, 제작자로 활약을 이어오고 있다.
‘1승’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신연식 감독은 1승을 위해 달려가는 여자배구단의 이야기를 박진감 넘치게 그려내 웃음과 감동, 짜릿한 쾌감까지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얻었다.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개성과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의 조합, 배우들의 호연, 실제 배구 경기를 연상시키는 생생한 볼거리와 감각적인 연출력 등 만듦새에 대해서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시사위크와 만난 신연식 감독은 2021년 크랭크업 후 드디어 관객을 만나게 된 소감부터 연출 계기, 중점을 둔 부분, 촬영 비하인드 등 ‘1승’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해당 기사에는 영화에 대한 결정적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관객을 만나는 소감은.
“늘 작품을 개봉할 때는 비슷한 기분이다. 영화 속 김우진 감독과 같다. 마지막 경기를 앞둔 것 같다. 시사회 전 주까지 후반 작업을 했다. 파이널 믹싱까지 보면서 ‘어휴, 내가 김우진이다’ 싶더라. 어떻게든 한 번 이겨보려고 온갖 짓을 다하고 있구나.(웃음) 개봉도 일종의 공약이잖나. 일을 벌여놓고 마지막 승부를 앞둔 기분. 나보다 약한 팀은 하나도 없어 보인다. 관객은 늘 ‘블랙퀸즈’(영화 속 강팀) 같다.”
-‘1승’은 작가로서, 감독으로서 그동안 보여줬던 작품과는 조금 다른 결이었다. 연출 계기는.
“모든 작품이 그때 해야 하는 이유가 있어서 해왔다. 인생 설계에서 마흔 전까지는 이상한 짓을 많이 하자는 마음이 있었다. 독립영화도 하고 흑백영화도 하고 원 없이 해서 아무런 후회가 남지 않는다. ‘동주’로 빚을 갚았고 신앙심으로 기독교 영화를 했다. 그러고 나서 ‘1승’을 하려고 했는데 코로나19가 터질지 몰랐고 순서가 엉킬 줄 몰랐다. 그때부터 계획이 어긋난 거다. 김우진도 그런 거다. 영화를 오래 하다 보면 잘 되는 작품과 안 되는 작품이 엄청난 게 아니라 한 끗 차이로 뭔가가 작동되는 거잖나. 우리의 인생도 진짜 그렇거든. ‘1승’을 보고 가치관의 변화가 있었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그냥 늘 하고 싶은 걸 했고 ‘1승’도 내 딸과 보고 싶어서 했다.”
-후반 작업에 공을 들였다고. 어떤 점에 주력했나.
“‘삼식이 삼촌’은 10부작으로 찍은 걸 16부작으로 늘리는 낯선 일을 했는데 영화는 무조건 줄이는 것밖에 없다. 영화 편집이 늘어나는 경우는 20년 넘게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코로나19 이후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나부터 변했다. 예전에는 ‘쇼츠’ 같은 것도 안봤는데 지금은 그것조차 끝까지 보지 않고 넘긴다. 새로운 시대에 맞춰 영상 매체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화두를 던진다면 화법의 변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헷갈리면 안 되는 게 주제가 변하는 건 아니다. 소위 ‘국뽕’이나 ‘신파’를 싫어하냐고 한다면 나는 아니라고 보거든. 그것을 표현하는 화법이 달라져야 하는 거다. 20세기와 똑같은 화법으로 하면 ‘국뽕’과 ‘신파’가 싫다고 말할 거다. 스포츠 영화에서 약팀이 강팀을 이기지 강팀이 약팀을 이길까? 그건 클리셰라고 볼 수 없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코어는 변하지 않는다. 그걸 표현하는 방식과 디테일한 시선의 변화가 필요한 거다. 그런 화법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 감독만의 화법이 가장 잘 드러난 게 단연 경기 장면이었다. 특히 랠리 시퀀스가 인상적이었는데 어떤 고민을 했나.
“배구 영화를 하려고 했던 이유 중 하나가 사실 그거였다. 실내스포츠 중 가장 다이내믹한 연출이 가능한 스포츠. 랠리 시퀀스도 당연히 하고 싶었고 기획부터 꼭 하겠다고 생각해서 힘을 썼는데 사실 더 하고 싶었던 게 있었다. 공과 같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거나 카메라가 선수를 쫓아가서 딱 때리면 카메라가 네트를 통과하고 쫙 빠졌다가 전진하고 그런 것들을 하고 싶었는데 물리적 한계가 있었다. 구상만 하고 아예 시도조차 못한 게 조금 아쉽다. 기회가 되면 또 다른 영화에서 구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랠리 장면을 마지막 블랙퀸즈와의 경기가 아닌 앞선 경기에서 그린 이유도 궁금하다.
“실질적으로 그 경기가 핑크스톰에겐 마지막 기회인 거다. 블랙퀸즈는 못이길 팀이니까. 남은 경기 중 1승을 한다면 그나마 만만한 이 팀에게 승리를 해야 하는데 그걸 감독 실수로 지게 된다. 이 팀과 이야기의 강점이자 특징인데 구단주부터 감독, 선수들 다 단점이 있다. 그런데 이 팀의 특징은 아무도 단점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구단주부터가 사실 재벌 2세라고 해서 갑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그룹의 권력 싸움에서 밀려난 사람이니까 배구단을 하고 있는 거다. 그들의 리그에서는 루저인 거다. 서로가 다 단점이 있고 다른 팀으로 가면 이래서 문제고 저래서 안 된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들인데 이 팀에서는 너무 자연스럽게 서로의 단점을 메꿔주거든. 결과적으로 감독의 실수도 선수들이 메꿔서 마지막 경기를 이기는 구조를 갖고 있고 그래서 랠리를 그 경기에 넣은 거다. 선수와 감독이 온 힘을 다한 마지막 기회였는데 감독의 실수로 진 경기. 그 앞 경기는 주장이 실수를 하고. 그렇지만 결국 선수들이 해내는 그런 구조를 생각했다.”
-애니메이션을 오가는 연출도 인상적이었다. 감독의 의도는 무엇이었나.
“두 가지 이유인데 하나는 우리가 스포츠 영화라고 했을 때 이 영화의 ‘톤 앤 매너’는 ‘머니볼’이 아니고 ‘슬램덩크’로 받아들여달라는 게 있고 두 번째는 통상적으로 플래시백 장면을 쓸 때 다른 배우가 연기를 하는데 애니메이션을 하면 실제 배우와 비슷하게 그리면 된다. 심지어 김홍파(문오성 역) 선배는 목소리 연기를 했잖나. 다른 배우가 하면 다른 얼굴, 다른 목소리로 해야 하는데 그게 뭐랄까 좀 뻔하고 식상했다. 이 두 가지 이유였다.”
-배구가 다이내믹한 연출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서사적으로, 영화적으로 표현하는데 있어서는 어떤 매력이 있었나.
“모든 스포츠가 기세와 흐름이 되게 중요한데 배구는 유난히 그렇다. 공격권이라는 게 있잖나. 한 번 공격권이 가면 흐름이 쭉 가는 스포츠다. 시간이 정해져서 너 공격해, 나 수비할 게 그런 게 아니라서 흐름을 타면 정말 걷잡을 수 없는 특성을 가진 종목이거든. 마지막 블랙퀸즈 전을 보면 결국 흐름 싸움이다. 저쪽에서 서브 에이스 내면 우리도 내고 저쪽이 세터 바꾸면 우리도 이렇게 대응하고 그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는 설계를 계속하고 있다. 그리고 결국 자기(김우진)가 인정받고 싶어 했던 스승(문오성)과 옛날에 했던 걸로 이기게 되는 거다. 그렇게 구성을 했다.”
-배구를 잘 모르거나 좋아하지 않은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고민도 많았을 것 같은데.
“너무 많이 했다. 사실 알면 어려운 게 아닌데 용어 자체가 생소하니까. 예를 들어 네트에서 위치가 B 앞이냐 B 뒤냐 이건데 그냥 말만 들으면 뭔지 모르잖나. 그래서 애니메이션에도 넣고 애를 썼다. 영화라는 매체는 절대 설명을 하면 안 된다. 묘사를 해야지 설명하면 안 되는 매체라서 어느 정도까지 직관적으로 해야 할지 어려웠다 사실. 설명을 하지 않으면서 알게끔, 느끼게끔 해야 하니까. 신경을 많이 썼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송강호가 연기한 김우진의 서사에 집중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김우진뿐 아니라 선수 한 명 한 명 모든 캐릭터들이 살아 숨 쉬고 경기 장면들도 몰입도가 높았다. 균형을 어떻게 맞추고자 했나.
“사실 송강호 선배와 사석에서 이 작품에 대해 처음 이야기할 때 그 고민을 토로했다. 늘 투자는 됐다. 캐스팅이 안 됐지. 감독이 주인공인데 직접적인 퍼포먼스는 선수가 하잖나. 그래서 감독 캐스팅이 쉽지 않았다. 그 토로를 했는데 선배가 ‘그런 거면 나 같은 사람이 하면 된다, 나 같은 사람은 벤치에 있어도 존재감으로 밸런스를 맞출 수 있다’고 했다. 진짜 맞는 말인 거다. 보면서 (균형이 맞다고) 느꼈다면 벤치에 송강호 선배가 있어서 된 거다. 그 정도의 존재감이 아니면 어려웠을 거다. 사석에서 우연히 말을 꺼낸 나 자신을 칭찬한다.(웃음) 세상일이라는 게 참 오묘한 것 같다. 그때 말을 꺼내지 않았으면 어떡할 뻔 했나.”
-박정민도 호연을 펼쳤다. 현실에 있을 법하면서도 전에 본 적 없는 새로운 캐릭터를 완성했는데.
“(박정민이) ‘동주’ 때부터 너무 좋은 배우로 성장할 거라는 데에는 아무런 의심이 없었다. 이 친구가 정말 좋은 배우로 활동하겠다는 것에 대해 확신이 있었는데 어느 정도 스타성까지 갈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탄탄히 성장해 줬다. 왕도 하고 양반도 하고 했는데 재벌 2세 캐릭터, 강정원 같은 캐릭터는 나와 하겠거니 그런 믿음이 있었다. 그 롤을 한 번 주고 싶었다. 감독에게는 그런 로망이 있다. 이 배우의 이런 모습은 내 작품에서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 박정민이 많은 작품에서 훌륭한 연기를 했고 앞으로도 계속하겠지만 재벌 2세의 이런 느낌은 나와 했으면 했다.”
-신선한 얼굴들도 많았다. 특히 진희, 민희 1인 2역을 소화한 시은미가 인상적이었는데 실제 배구선수 출신이라고.
“원래는 블랙퀸즈 세터로 캐스팅했다. 쌍둥이 설정은 없었는데 내가 배구를 잘못 이해한 거다. 배우가 배구를 배우는 게 빠를까, 배구 선수가 연기를 배우는 게 빠를까 했는데 후자가 더 빨랐던 거다. 핑크스톰 에이스 공격수를 해야 하는데 훈련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 에이스니까 진짜 잘해야 하잖나. 그걸 너무 늦게 깨달은 거다. 그런 과정에서 이 친구(시은미)가 연기가 되는 걸 확인했다. 아, 되겠다 싶어서 그렇게 정리가 된 거다. (선수 역할은) 배구인들의 추천과 오디션을 통해서 캐스팅했다. 배우들 중에는 키 170cm 넘는 사람들은 다 본 것 같다. 키가 커도 코트에 서면 171cm와 175cm 차이가 크더라. 175cm는 넘어야겠더라. 그렇게 되니 범위가 좁아졌다. 모델도 있고. 이민지(유키 역)는 운동신경이 좋다고 해서 했는데 진짜 그렇게 좋을 줄 몰랐다. 이민지는 CG가 거의 없다. 진짜 거의 다 (공을) 받은 거다. 프로팀 감독님들도 일찍 시작했으면 충분히 프로 지명 가능하다고 할 정도였다. 김연경 선수의 볼도 받았다. 아무리 살살 때려도 일반인들은 보면 무섭고 피하게 된다. 받은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거다. 대단하다.”
-웃음 타율도 상당히 높았다. 코미디적 부분을 연출하는 데 있어 중점을 둔 것은.
“그 지점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장르적으로 코미디는 아니잖나. 코미디라고 생각하고 한 건 아니다. 오히려 경계했다. 수위 조절을 많이 했다. 송강호 선배도 더 센 표현을 많이 했고 강정원도 더 센 게 많았는데 너무 과하다 싶은 것들은 경계했다. 전체적인 톤 앤 매너가 밝은 영화인 것이지 코미디라고 생각한 건 아니라서 너무 날아다니는 개그 같은 것은 뺐다.”
-우승 감독이 된 김우진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1승에서 끝나는 게 아닌 더 큰 걸 성취한 김우진의 모습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나.
“에필로그는 서비스다. 김연경 선수의 등장을 위한.(웃음) 경기가 끝난 게 이야기의 끝이긴 하고 엔딩 대사를 하기 위해서는 정상의 느낌을 줘야 했다. 주제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정상에 있다가 떨어질까 봐 두려워하는 분들이 많잖나. 정상에만 있어 왔기 때문에 밑에는 사람이 안 사는 줄 안다. 내려가 보면 거기 사람이 살고 있거든. 시냇물도 흐르고 있고. 가보지 않은 사람은 어두우니까 지옥인가, 사람 살 데가 아닌가 보다 하는데 내려가 보면 또, 다시 올라오는 길도 있다. 그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정말 정상에 있는 걸 보여줘야 했다. 이 감독이 결국 우승팀 감독이 되는 과정과 서사도 내 머릿속에는 있다.”
-김연경의 등장도 반가웠다. 송강호는 대사가 없어 아쉽다고 하더라.
“시즌 중이 아니었다면 했을 거다. 김연경 선수가 대사 왜 안 주냐고 해서 너무 아쉬웠다. 우리끼리는 정말 많은 아이디어가 있었다. 작전 타임에 송강호 선배가 김연경 선수 불러서 ‘네가 배구를 뭘 알아’라고 하는 것도 생각했었고.(웃음) 그런데 시즌 중에 시간 내서 와주신 게 너무 고마웠고 해주시는 것 자체가 고맙고 조심스러워서 이야기를 못했다. 했으면 잘했을 것 같다. 배구 선수들이 연기를 다 잘하더라. 박정민도 ‘왜 잘해’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하하.
영화에서 김연경 선수가 신인으로 나오는데 나름 또 어떤 서사가 있다. 이제 고등학교 갓 졸업한 신인이 아니고 배구에 재능이 있는데 배구를 너무 싫어해서 농구 선수를 한 거다. 그런데 농구에 재능이 없다. 마이클 조던이 농구가 싫고 야구가 좋아서 야구 선수를 했던 것과 같은 거다. 근데 그게 얼마나 코미디냐. 배구의 신이 농구를 하고 있고 농구의 신이 야구를 하고 있는 게. 그런 서사를 갖고 있었고 김우진 감독이 설득을 해서 배구를 하게 된 거다. 이것도 아무도 모르고 내 머릿속에만 있는 거다.(웃음)”
-이 영화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나.
“일상에서 무수히 많은 희로애락이 스치듯 가잖나. 매주 망하는 영화가 있고 매주 흥하는 영화가 있고 매주 이기는 팀이 있고 매주 지는 팀이 있고 그게 매일 있는 일상이다. 누구는 10대 0으로 이기고 누구는 1대 0으로 지고, 영화는 100만 200만 300만 숫자로 결과가 나온다. 그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정말 우주와 같고 그 순간을 맞이하기까지 너무 많은 사연이 있다.
그 결과가 그냥 나오는 게 하나 없거든. 김연경이니까 이기겠지 생각할 수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김연경 선수가 얼마나 노력을 해서 그 시합을 하나 하나 이겨가는지, 송강호 선배가 작품을 할 때 하나 하나 어떻게 임해서 지금 위치에 있는지, 그것까지 가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연을 품고 있는지 우리는 모른다. 그 과정 자체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냥 일상처럼 스치는 그 결과가 사실 이겁니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로 대중과 소통하고 싶나.
“‘1승’도 마찬가지고 내가 영화를 하는 이유와 목적은 세상을 작동하는 원리를 탐구하고 싶은 거다. 인간이 어떤 존재고 우리가 어떤 존재기 때문에 인간 사회가 이렇게 되는지, 누구는 왜 이렇고 쟤는 왜 저런 선택을 했는지, 인간이 왜 태어나서 서로에게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는지 원리를 찾으려고 하는 거다. 시나리오의 기본 원리는 결국 여기 있는 사람을 저리로 보내는 거다. 물리적인 동선, 심리적인 동선 어떤 메커니즘으로 이 인물이 작동되느냐에 대한 작동 원리를 탐구하는 게 내가 영화를 하는 이유와 목적이다. 그건 내가 1억짜리 작품을 하든 400억짜리를 하든 변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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