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동대문=이영실 기자 전 세계가 기다린 기대작 ‘오징어 게임’ 시즌2가 드디어 글로벌 시청자와 만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시리즈의 주역 황동혁 감독은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재미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하며 또 한 번의 신드롬을 예고했다.
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1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황동혁 감독과 출연배우 이정재‧이병헌‧임시완‧강하늘‧위하준‧박규영‧이진욱‧박성훈‧양동근‧강애심‧이서환‧조유리 등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 분)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 분)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는다. 2021년 9월 공개된 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넷플릭스 사상 최고 흥행을 기록한 데 이어, 에미상 6관왕에 오른 화제작 ‘오징어 게임’의 속편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하며 새로운 역사를 쓴 황동혁 감독이 다시 연출과 각본, 제작을 맡고 이정재를 포함해 시즌1에서 돌아온 이병헌‧위하준‧공유 그리고 시즌2에 새롭게 합류한 임시완‧강하늘‧박규영‧이진욱‧박성훈‧양동근‧강애심‧이서환‧조유리 등이 더욱 탄탄한 앙상블을 완성한다.
이날 황동혁 감독은 시즌1 성공에 대해 “모든 걸 제쳐놓고 이 캐릭터들이 말도 안 되는 게임을 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재밌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며 “그다음에는 단지 재밌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접점이 있었기 때문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게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즌2에서도 다른 전략을 세우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 최고 재밌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재밌게 본 다음 생각할 거리 이야기할 거리가 남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시즌2에 임한 마음가짐을 전했다.
시즌2에 대해서는 “시즌1에서 기훈이 딸을 만나러 LA행 비행기에 몸을 실으려다가 다시 돌아서며 ‘우린 말이 아니고 사람이다, 그래서 너희들을 찾아가겠다’는 말을 하고 끝났다”며 “시즌2는 그 이후 벌어지는 기훈의 여정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게임을 누가 벌였는지 찾아내려는 노력, 그들을 찾아내서 게임을 멈추게 하려는 기훈과 그런 기훈을 막아서고 붕괴하려는 프론트맨의 대결이 핵심적 이야기와 갈등 구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시리즈 고유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변주를 통해 신선한 재미를 확보하는 거였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1가 사랑받은 지점을 보여주면서도 식상하지 않게 조금씩 변형시켜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고 했다”며 “세트도 전과 비슷한 것처럼 보이지만 달라진 비주얼을 보여주고 싶었고 참가자의 복장도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음악도 시그니처 음악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편곡을 통해 새로운 느낌을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전편에 이어 다시 성기훈 역으로 돌아온 이정재도 “더 새롭고 풍성한 것을 기대할 텐데 촬영을 하다 보니 시즌1의 독특하고 강점이었던 요소들을 표현하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시즌1 속 좋은 요소와 감정을 최대한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고 시즌2에서도 충분히 많이 담겨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전편보다 더욱 다채로운 게임 참가자 역시 시즌2의 관전 포인트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1보다 많아진 캐릭터 한 명 한 명을 어떻게 살려내느냐, 어떻게 시청자들이 보고 이입하고 미워하거나 사랑할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드느냐, 각자 정해진 적은 분량 안에서 어떻게 배우들을 살리느냐를 가장 고민하고 신경 썼다”고 말했다.
특히 잘못된 투자로 자신은 물론 구독자들까지 손해 보게 만든 코인(암호화폐) 투자 방송 유튜버 명기(임시완 분), 해병대 출신이라고 떠벌리는 넉살 좋은 성격의 대호(강하늘 분), 북에 두고 온 어린 딸을 찾기 위해 돈을 모으는 노을(박규영 분), 혈액암에 걸린 딸의 치료비를 위해 게임에 참가한 경석(이진욱 분), 성확정 수술을 마치기 위해 돈이 필요한 트랜스젠더 현주(박성훈 분), 전 남자친구 ‘명기’의 투자 정보를 믿었다 거액을 잃은 준희(조유리 분), 힙합 서바이벌 준우승자 출신의 래퍼 타노스(최승현 분) 등 젊은 참가자가 다수 등장한다.
이에 대해 황동혁 감독은 “시즌1을 쓸 때만 해도 이 정도의 빚을 지고 이런 게임에 참여하려면 아무래도 현실적으로 나이가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했다. 사회적인 실패를 이렇게 빨리 겪을 순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시즌1과 시즌2 사이에 코로나19가 오고 전 세계적으로 코인 열풍이 일어나고 계층, 계급 이동의 사다리가 막히면서 젊은 세대들이 노동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포기하고 주식 투자나 코인에 모든 걸 거는, 일확천금의 기회를 노리는 게 많아졌다고 생각했다”며 “젊은 세대들이 겪고 있는 모습, 문제를 담아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즌2에는 대거 젊은 참가자들을 기용했다”고 덧붙였다.
프론트맨 역으로 시즌1보다 확장된 이야기를 펼쳐낼 이병헌은 다양한 인물들이 만들어 낼 ‘보편적 공감대’를 시즌1에 이어 시즌2 관전 포인트로 짚었다.
이병헌은 “(시즌1는) 굉장히 한국적인 소재지만 어느 나라 사람이든 함께 느낄 수 있는 보편적 정서가 있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시즌2는 이미 우리가 게임을 통해 어떤 결과가 벌어질지 알기 때문에 충격은 덜할 수 있지만 보편적인 정서가 담겼다. 더 많은 스토리와 더 많은 드라마가 시즌2를 이끌어가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순수했던 기억이 차가운 현실로 변모하는 게임을 구현해 큰 인기를 끌었던 ‘오징어 게임’은 시즌2에서도 한국적 정서를 가득 담은 추억의 게임들이 다수 등장해 향수를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황동혁 감독은 “모든 베이스가 내가 겪은 1970~80년대 한국적인 이야기와 감성, 게임을 기반으로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OX’ 찬반투표를 시즌2의 가장 큰 차별 포인트 꼽았다. 황동혁 감독은 “찬반투표 게임을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그만두고 나갈 것인가 투표제도가 본격적으로 매 게임 진행돼서 조금 더 중요하게 다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도 얼마 전에 대선이 끝났고 ‘투표’라는 것과 현실의 세계와 연결 지어 생각해 보면 재밌는 부분이 많을 거다. 새로운 게임을 보는 재미도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황동혁 감독은 “전 세계가 점점 갈라지고 분열된다. 서로가 선을 긋고 적대시하는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사회 내에서도 그렇고 국가 간 벌어지고 있는 전쟁도 그렇다”며 “‘오징어 게임’ 안에서도 분열, 서로를 적대시하는 인간 모습을 나온다. 이를 통해 현실 세계와 게임 세계가 무척 닮아있다는 걸 느낄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주변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다시 한번 돌아볼 기회가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오는 26일 공개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