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KBS 연기대상’이 올해는 제야의 종소리를 듣기 전 막을 내린다. 시상식을 진행한 이래로 처음이다. 참으로 반가운 소리가 아닐 수 없다.
KBS 측은 지난 3일 “12월 31일 방송되는 ‘2024 KBS 연기대상’ 시상식은 밤 11시 30분께 마무리 될 예정”이라며 “이후 신년 맞이 특별생방송이 이어진다”고 밝혔다.
지난 1987년 첫 시작을 알린 ‘KBS 연기대상’은 매해 12월 31일 개최되는 연말 시상식이다. 그동안 ‘KBS 연기대상’은 시청자들과 함께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을 하고, 제야의 종소리를 들은 후 시상을 이어갔다. 이에 항상 1월 1일 대상 수상자가 발표됐고, 기나긴 수상소감과 함께 새해를 시작했다.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새해가 밝기 전 시상식을 끝마칠 예정이라고 해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KBS의 시도가 반가운 것은 그간 ‘연기대상’ 도중 새해 맞이 행사 생중계를 하면서 시상식의 흐름을 깬다는 반응도 많았기 때문이다. KBS는 시청자들이 새해를 맞이하는 과정을 보다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사실 올해 KBS 드라마의 성적은 MBC·SBS 드라마 성적과 비교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MBC는 ‘밤에 피는 꽃’ 이하늬, ‘원더풀 월드’ 김남주, ‘수사반장 1958’ 이제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 변요한,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한석규 등이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SBS는 ‘커넥션’ 지성, ‘굿파트너’ 장나라, ‘지옥에서 온 판사’ 박신혜, ‘열혈사제2’ 김남길 중에서 대상을 받을 것이라고 점쳐진다. 두 방송사는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까지 고루 잡으며 올해 초부터 연말까지 흥행을 거뒀다.
반면 KBS는 어떤 작품이 있었는지 기억도 안날 정도다. ‘환상연가’, ‘멱살 한번 잡힙시다’, ‘함부로 대해줘’, ‘완벽한 가족’, ‘페이스미’ 등 미니시리즈부터 ‘효심이네 각자도생’, ‘미녀와 순정남’, ‘다리미 패밀리’ 등 주말드라마까지 어느 하나 잘 됐다고 평가할 만한 작품이 안 보인다. 올해 3월까지 방영된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은 이미 지난해 대상을 포함해 주요 부문의 상을 휩쓸었기에 올해 또 주기엔 찝찝하다.
굳이 하나를 꼭 꼽으라고 한다면 이순재, 김용건 등 원로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였던 ‘개소리’정도. 수목극이었던 ‘개소리’는 따뜻한 힐링 드라마로 사랑받으며, 올해 방송됐던 KBS 월화극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KBS 드라마 중 상을 줘도 민망하지 않을 작품이 ‘개소리’밖에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KBS 연기대상’이 새해를 넘기면서까지 시청자들을 TV 앞에 앉혀두는 것은 몹쓸 짓이다. 그렇기에 ‘2024 KBS 연기대상’을 12월 31일 밤 11시 30분에 끝내겠다는 결정이 올해 KBS가 가장 잘한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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