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집단행동이 과도하고 냉혹하게 느껴질 때가 많은데 최근 정우성 논란도 그랬다. 정우성이 문가비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다는 것이 알려져 충격파가 일었던 사건이다.
정우성이 아이에 대한 아버지로서의 책임은 다 하겠다고 했지만, 문가비와 결혼한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일부 매체에서 문가비는 결혼을 원했지만 정우성이 거부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자 정우성에게 무책임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출산과 결혼이 반드시 이어져야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점점 커졌다. 지난해 혼인 외 출생아 수가 1만900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출생아(23만 명) 중 비혼 출생 비율은 4.7%로 아직은 OECD 평균인 41.9%에 현저히 못 미친다. 그러나 증가추세이기 때문에 결국 OECD 평균이나 약간 못 미치는 수준 정도까지는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비혼 출산에 대한 인식이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 통계청 2024년 사회조사에서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대답한 국민이 37.2%에 달했다. 사상 최고치이고 매년 증가한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비혼 출산 긍정 비율이 올라간다. 20대에선 42%, 13~19세에선 44%였다. 이러니 앞으로 비혼 출산이 급격히 증가할 거라고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인구감소가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비혼 출산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비혼 출산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사회적 인식도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우성 비혼 출산 논란도 이런 사회적 인식과 맞물리면서 비난이 조금 잦아드는 듯했다.
하지만 사생활 관련 확인되지 않은 주장들이 잇따라 터져 나오며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 자고 일어나면 하나씩 새로 터지는 분위기여서 많은 이들이 분노(?)했다. 남의 사생활에 분노했다는 말이 이상하게 느껴지기는 하는데, 어쨌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크게 화를 낸 것은 사실이다. 정우성의 이미지가 매우 좋았던 것에 대한 실망감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여론이 악화되자 정우성 측에선 청룡영화상 참석을 재검토한다고 했다. 하지만 불참한다고는 하지 않았고, 신중히 검토한 끝에 결국 참석했다. 그리고 시상식 무대 위에서 “염려와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뜨거운 논란의 중심인물이 시상식에서 한 말이기 때문에 당연히 큰 화제가 됐다.
그러자 사람들은 정우성을 더 비난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현장에서 정우성에게 박수를 쳐준 연예인까지 비난의 대상이 됐다. 반대로 정우성이 말할 때 떨떠름한 표정을 지은 연예인은 찬사를 받았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우성이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까지 비난을 받아야 하나? 사람들은 문가비와 결혼하라고 대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정우성에게 ‘돈만 주면 다냐!’라는 식으로 비난하며 사실상 문가비와 가정을 이루라는 식으로 요구한다. 문가비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주체다. 그녀가 임신과 출산을 결정했다고 해서 왜 정우성이 자동적으로 그녀와 함께 해야 한다는 말인가?
두 사람이 결혼을 생각할 정도로 진지하게 만난 사이가 아니었다거나, 정우성이 아이에 대해 친자검사를 했다는 보도들이 나왔다. 이로 미루어보면 두 사람이 친밀하고 서로를 신뢰하는 관계는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관계에서 한 쪽이 임신 출산을 결정하고 일방적으로 결혼을 요구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런 결혼이 행복한 가정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을 것이다.
사생활 문제는 그저 정우성이 몇몇 여성들과 사귀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온 수준이다. 기존 정우성 이미지가 워낙 좋았었기 때문에 실망했을 수는 있는데, 그 정도로는 이미 영화상 참석 전에 충분히 질타 받았다. 범죄도 아닌데 언론까지 나서서 비난했으면 됐지 얼마나 더 여론상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인가. 정우성에게 박수를 친 동료배우까지 비난하는 건 정말 황당하다.
정우성이 과거 유엔난민기구 아시아 태평양지역 친선대사로 활동한 것 때문에, ‘난민을 포용하자더니 자식은 포용 안 하는 것이냐’는 비난도 크게 일어났다. 난민과 사생활 문제는 전혀 다른 이슈이기도 하거니와, 유명 연예인들은 으레 공익기구에서 홍보 역할을 하게 마련이고 그런 일을 할 때 당연히 해당 기구 취지에 부합하는 좋은 말들을 하게 된다. 그런 활동이 족쇄가 돼서 향후 큰 비난의 빌미가 된다면 스타들이 공익기구 홍보 활동을 꺼리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유엔기구 대사 활동과 연관된 비난도 과도해 보인다.
물론 정우성도 대중을 실망시킨 부분이 있긴 한데, 그런 정도에 대한 대응치고는 비난이 너무 과하다는 얘기다. 이미 엄청난 질타를 받은 사람에게 영화상 신상발언까지 문제 삼고, 그의 동료 연예인들까지 공격한 것 말이다. 그렇게까지 사회적 처벌을 받을 일인가? 이게 사생활 논란이지 범죄 사건이 아니란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글/ 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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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범죄의 정의가 어디까지인가.정우성이 공인이면서 바르지못한 행동을 하면 그것도 범죄가 아닌가???제발좀 바르게살자.그렇잖아도 사회가 악의소굴에 있는 느낌인데 공인이면 공인다워야지
유승민이 왜 대한민국 못온다고 생각하는건지? 본인이 행동과 말이 180도 틀려서임 난민문제나 미혼모 문제 가만히나 있던지 깨시민 인척 떠들더니 본인 문제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