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2회 초반에는 절규하는 노인지를 뒤에서 비추는 장면에서 서현진의 척추뼈 등이 드러나며 인물의 내면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기도 했다. 노인지라는 인물이 처한 처절한 상항과, 시각적인 충격이 맞아떨어진 것. 하지만 서현진은 “캐릭터 때문에 감량이 된 건 아니고요. 카약도 타고, 탱고도 하고, 강아지랑 같이 (촬영장에) 다니느라고 하다 보니까 빠졌어요”라고 웃어보였다.
“(2회 초반은) 얻어걸렸어요. 그 정도로 보일 줄은 사실 몰랐어요. 제가 인상깊게 본 사진이 있는데, 어떤 모델의 뒷모습을 찍어놓은 거였어요. 약간 숙이고 있는데 뼈가 도드라져 있는. 그 이미지는 캡쳐해두고 핸드폰에 갖고 있다가 언젠가 한번은 썼으면 좋겠다 했는데, 마침 스타일리스트가 준비해준 옷이 등이 많이 파져 있어서 보였으면 좋겠다 하긴 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많이 (뼈가) 드러나줄은 몰랐어요”
결혼 매칭 회사를 통해 만난 한정원(공유), 노인지는 결국 서로의 구원이 됐다. 오랜시간 극복하지 못해온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세상으로 걸어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 셈. 하지만 흔히 생각하는 ‘오래오래 행복했습니다’ 식의 엔딩은 아니었다.
“(결말은) 정말 보는 분들의 호불호일거 같아요. 그래도 이 사람들이 다시 살아갈 힘을 얻어서 좋았어요. 인지의 삶을 쭉 따라가다 보니까 이 사람이 너무 힘겹게 5년을 버텨왔기 때문에 자기 삶을 찾게 된 지금이 되게 좋아보였어요. 두번째 만남이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 것도 첫번째 만남이 원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자의적이지 않았으니까요. 다시 만났을 때는 정말 자연스럽게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만난 평범한 연인들처럼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서 한 말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시청자들에게 가장 크게 갈리는 대목 중 하나는 한정원과 노인지의 로맨스가 급물살을 타는 대목이었다. 시리즈의 전후반 분위기가 급격하게 달라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사무적인 태도에서 진짜 부부처럼 데이트를 즐기는 관계를 한 작품 안에서 연기한 서현진은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냉랭한 태도를 지니다가 갑자기 말랑해지니까 굉장히 간지럽게 느껴지는 거에요. 그때 굉장히 몸서리를 쳤던 기억이 나요(웃음). 전반적으로 말랑거렸으면 안 그랬을텐데, 갑자기 들어오니까 좀 간지러운데 싶었어요. (그런데) 선배님이 진짜 잘하시더라고요 스무스하게. 왜 멜로 장인인지 알겠다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트렁크’ 홍보 과정에서 ‘핑계고’, ‘덱스의 냉터뷰’ 등 모처럼 예능 콘텐츠에도 출연했던 서현진. 좀처럼 예능 출연이 없었던 서현진의 이런 변화에는 ‘트렁크’도 한 몫을 했다. 그는 “인지의 영향도 있었던거 같아요. 인지가 고여있다가 흐르기로 결정한 것처럼. 그래서 결정을 한 건 아니지만, 그 태도가 저한테도 영향을 많이 미쳤어요. 회사에서 저와 오래 일한 실장님이 강력하게 권하기도 하셨고요. 저도 많이 안해봤으니까 이번에 그래볼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 하게 됐어요. 많이 영향을 받았어요. 좀 용기있게, 안하던 걸 해볼 수 있게 됐어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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