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 오지환이 두 번째 FA에서 124억 원을 받게 된 과정을 공개했다.
지난 2일 유튜브 채널 ‘정근우의 야구인생’에 출연한 오지환은 첫 FA에서 40억, 두 번째 FA에서 120억으로 선수 가치가 3배 이상 올랐다. 그는 선수 가치 평가의 배경을 설명하며 가족을 언급했다.
2009년 LG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오지환은 2019 시즌이 끝난 뒤 첫 FA자격을 얻었다. 당시 LG와 4년 총액 40억 원(계약금 16억 원, 연봉 총 24억 원)에 계약한 오지환은 지난해 두 번째 FA에서 6년간 124억 원(보장액 100억 원, 옵션 24억 원) 계약을 맺었다.
그는 “결혼 후 아내와 둘이 오피스텔에서 연애하듯 즐기며 살았는데, 첫 FA 때 아이가 생겼다. 아빠가 된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느끼며 책임감이 커졌다”며 “야구선수라는 직업이 다르게 다가오더라. 그때부터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위해 칼을 갈았다. 내가 받아야 할 비판을 가족까지 받을 때는 야구를 더 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FA 계약을 떠올리며 “가족이 생기고 안정감과 책임감이 생겨서 이렇게 된 것이라 생각하고 마지막 6년을 LG에서 죽을힘을 다해 뛰겠다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오지환은 지난해 자신을 믿어준 LG에게 우승을 안겨줬으며 MVP까지 받으며 자기의 가치를 증명했다.
그는 “올해 의도치 않게 부상을 입고 팀 성적도 부진해 미안하다”며 “내년 시즌을 위해 지금도 아침마다 러닝 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지환은 과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선동렬 감독이 겪었던 고충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오지환은 “감독님한테 너무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다”라며 “나는 노력을 많이 했다고 생각했지만, 노력이 부족했다는 게 결론이다”고 고백했다.
2018년 국가대표 야구팀 감독 선동렬이 국정 감사에 불려나간 일에 대한 언급이다. 당시 선동렬 감독과 국가대표 선수단은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고 돌아왔으나 선동렬 감독이 선수 선발에 있어 부정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이 한 시민단체로부터 제기됐다. 그 당사자로 오지환이 지목됐던 사건이다. 선동렬은 국정감사장에서 “현재 가장 컨디션 좋은 선수를 뽑은 것”이라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해당 사건은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전혀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고가 이뤄졌으며 정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은 채 마무리됐다. 이로 인해 대표팀에서 헌신하며 금메달에 기여한 오지환과 ‘국보급 투수’ 선동렬의 명예만 실추시킨 사건으로 남았다.
정근우는 “오지환만큼 수비 잘하는 사람이 없었고, 나라도 오지환을 뽑았을 거다”며 “그 시간을 오지환이 잘 넘겨 성장했다고 생각한다”며 위로했다.
한편 이날 오지환은 지난해 MVP 부상으로 받은 롤렉스 시계를 공개했다.
지난해 그는 기자단 93명 가운데 80명의 표를 받아 MVP로 선정됐다. 우승 팀 LG 트윈스의 MVP 부상 롤렉스는 2018년 작고한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이 1994년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다음 MVP 선수에게 주기로 약속하고 1997년 구입한 시계다.
해당 롤렉스 시계는 당시 8000만 원에 구입했으며 현재 1억 5000만 원 이상의 가치라고 알려졌다.
오지환은 “당시 시계를 받고 30년 가까운 시간을 간직한 것이라서 감당하기 힘들다고 생각해 반납하려 했다. 구광모 회장님께 시계를 구단에 다시 기부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며 “회장님이 그 말을 듣고 축승회 자리에서 지금의 새 시계를 선물로 주셨다”고 말했다. 새로운 롤렉스 시계도 현재가치 1억 원이 넘는 걸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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