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를 장악하던 가수에서
K-뷰티를 이끄는 사업가가 되기까지
한때 90년대 무대를 휩쓸었던 가수에서 이제는 글로벌 뷰티 브랜드 CEO로 거듭난 김태욱. 가수로서의 화려한 경력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그는 오히려 무대 뒤에서 더 큰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그의 이름이 다시 조명된 건 최근 운영 중인 회사의 뷰티 브랜드 ‘롬앤’이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면서다. 일본과 유럽, 북미까지 70개국에 수출되는 K-뷰티 브랜드를 탄생시킨 이가 과거 인기 가수였다는 사실은 흥미를 자아낸다.
김태욱은 1991년 ‘개꿈’이라는 노래로 데뷔하며 10대부터 꿈꿔온 가수의 길에 들어섰다. 그러나 그의 음악 인생은 뜻밖의 장애물을 만났다. 1998년, 목소리를 내는 신경에 문제가 생기면서 말을 할 수도 없게 된 것이다. 그는 이를 “가수로서의 사망 선고”였다고 회상한다.
목소리를 잃으며 활동을 접어야 했던 그는 무력감에 빠졌지만, TV를 통해 만난 벤처 사업가들의 도전기에 감명을 받으며 새로운 길을 찾았다. 그렇게 2000년, 결혼과 함께 사업가로 변신한 김태욱은 웨딩 컨설팅 사업을 시작했다.
그가 웨딩 사업을 선택한 데에는 본인의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배우 채시라와의 결혼식에서 수천 명의 하객이 몰려와 예식장이 아수라장이 됐던 일을 계기로 안정적인 웨딩 서비스를 제공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은 사업에 큰 자산이 되었다. 스타 부부로 주목받은 결혼이었지만, 그는 이를 실패로 받아들였다며 웨딩 산업에서의 도약은 이 실패를 극복하는 과정이었다고 털어놓았다.
K-뷰티를 이끄는 선두주자로
하지만 그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2년에는 뷰티 사업으로 확장을 시도했고, 2016년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 ‘롬앤’이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롬앤은 뛰어난 발색력과 감각적인 색조로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다졌고, 나아가 유럽과 북미 시장까지 진출했다.
김태욱은 뷰티 인플루언서 민새롬과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와 밀접하게 소통하는 마케팅 전략을 택하며 브랜드의 개성을 더욱 강화했다. 그 결과, 롬앤은 글로벌 뷰티 브랜드로 자리 잡으며 지난해 매출액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사업의 성공 뒤에는 가족의 든든한 지원도 있었다. 그의 아내 채시라는 사업에 직접 관여하지 않으면서도 남편을 묵묵히 응원하며 안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존재였다.
김태욱은 “가수를 포기하고 벤처 사업에 뛰어든 저를 믿어준 아내 덕분에 위기의 순간에도 버틸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김태욱은 CEO로 성공했음에도 음악에 대한 애정을 완전히 접지 않았다. 2004년과 2015년에는 앨범을 발표하며 여전히 음악과의 끈을 놓지 않았다. 사내 동호회에서 락밴드 활동을 이어가며 음악을 즐기는 그는 “지금도 음악과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욱이 이끄는 아이패밀리SC는 이제 웨딩 사업을 넘어 뷰티 산업까지 섭렵하며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실패를 딛고 세계를 무대로 나아간 그의 발자취는 단순히 사업 성공을 넘어서는 감동을 전하고 있다. 90년대의 인기 가수가 이제는 K-뷰티를 대표하는 사업가로 우뚝 선 그의 이야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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