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가족’이 찾아온다. 가짜 부부가 돼 결혼 생활을 하게 된 부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목적을 위해 손을 잡은 수상한 가족의 이야기가 29일 나란히 공개됐다. 공유와 서현진이 주연한 ‘트렁크’와 류승범과 배두나가 뭉친 ‘가족계획’이다.
각각 넷플릭스와 쿠팡플레이의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한 ‘트렁크’와 ‘가족계획’은 주연 배우들이 그동안 쌓은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연기 도전을 시도한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시에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만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기묘한 이야기라는 공통점도 지녔다.
김려령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8부작 시리즈 ‘트렁크'(극본 박은영·연출 김규태)는 두 주인공 노인지(서현진)와 한정원(공유)이 1년 동안 계약을 맺고 가짜 부부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결혼이 역겹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직업으로 택한 기간제 결혼 매칭 업체 NM(New Marriage) 소속의 노인지는, 전처와의 관계 회복을 원해 그녀가 요구한 기간제 결혼에 마지못해 응한 한정원과 어색하고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다.
형식적인 계약과 매뉴얼로 이뤄진 결혼이지만 시간이 지나며 두 사람은 서로에게 스며들고, 어느 날 호숫가에서 떠오른 트렁크로 인해 비밀스러운 결혼 뒤에 숨은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트렁크’는 외로움과 상처를 지닌 두 인물이 결핍을 채우며 서로를 구원하는 ‘애틋한 멜로’와 새벽녘 호숫가에서 발견된 트렁크와 함께 드러나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오가는 구성으로 짙은 여운과 긴장감을 선사한다. 그 가운데 노인지와 한정원은 사랑과 연민, 집착, 욕망, 외로움 등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나눈다.
‘트렁크’는 공유와 서현진의 첫 만남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공유는 2021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 이후 3년 만에 작품을 내놓고, 서현진도 2022년 종영한 SBS 드라마 ‘왜 오수재인가’ 이후 오랜만에 대중과 만난다. 서현진은 공허하고 메마른 노인지를, 공유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 잠식돼 살아가는 한정원을 통해 기존의 이미지와 다른 인물을 그린다. 작품마다 깊은 감성으로 상대 배우와 시너지를 발휘한 두 배우의 호흡에도 기대가 향한다.
6부작 시리즈 ‘가족계획'(연출 김선 김곡)은 기억을 자유자재로 재편집할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을 지닌 엄마 영수(배두나)가 가족들과 합심해 악당들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살아남기 위해 가족으로 위장한 특수 능력자들이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을 남다른 방법으로 해치워나간다.
배두나, 류승범, 백윤식 등 베테랑 배우들과 신예 배우 로몬, 이수현이 특별한 가족으로 뭉친다. 이들은 같으론 보통의 가족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각자의 비밀과 남다른 능력을 지니고 있다. 악당에 맞서기 위해 힘을 합치면서 점차 가족이 되어간다.
‘가족계획’의 김정민 작가는 “언젠가부터 부모라는 이름으로 학대하고 방임하는 끔찍한 사건을 보면서 ‘그 아이들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일까’에서 생각했다”며 “피 한 방울 안 섞였어도 서로 이해해 보려고 애쓰다 보면 그게 진짜 가족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이야기를 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가족계획’과 전혀 다른 장르이지만 최근 종영한 JTBC ‘조립식 가족’을 떠올리게 한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가족 소멸과 이혼 등 가정 해체에 따라 전통적인 의미에서 가족의 형태가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족계획’은 다양한 가족의 또 다른 예를 보여줄 전망이다.
배두나와 류승범의 부부 호흡도 ‘가족계획’을 향한 궁금증을 높이는 부분이다. 감정은 없지만, 아이들에게만큼은 다정한 엄마이자 상대의 뇌를 장악해 기억을 지배하는 ‘브레인 해커’ 한영수 역의 배두나와 어딘가 모르게 소심하지만 아내에게만큼은 ‘사랑꾼’인 아빠 백철희 역의 류승범이 부부로 만난다. 두 사람은 ‘복수는 나의 것'(2002년)에 함께 출연했지만 당시 마주치는 장면들이 거의 없었던 만큼 본격적인 연기 호흡은 ‘가족계획’이 처음이다. 청춘스타에서 개성파 배우로 활약하는 두 사람이 펼칠 합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이들과 함께 괴팍하지만 가족들을 아끼는 할아버지 백강성 역의 백윤식, 따뜻하고 온화한 아들 백지훈 역의 로몬, 까칠하고 예민한 성격의 딸 백지우 역의 이수현도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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