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페이스 박지현 인터뷰 / 사진=스튜디오앤뉴, 쏠레어파트너스, NEW 제공 |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박지현이 ‘히든페이스’로 배우 인생의 또 다른 페이지를 펼쳤다.
영화 ‘히든페이스'(연출 김대우·제작 스튜디오앤뉴)는 실종된 약혼녀 수연(조여정)의 행방을 쫓던 성진(송승헌)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박지현)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힌 채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색(色)다른 밀실 스릴러다. 동명의 콜롬비아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박지현은 “사실 제가 나왔던 작품들을 볼 때 객관적으로 보기 어렵더라. 제가 작품에 나왔다는 생각보단, 관객이 돼서 영화 보듯이 재밌게 봤다”며 “결과적으로 어떻게 되면 좋겠다는 큰 꿈이 있진 않고, 그냥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개봉 소감을 밝혔다.
특히 김대우 감독은 앞서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 당시 박지현의 첫인상에 대해 “첫 미팅에서 만났을 때 자리에 앉자마자 미주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박지현 역시 “사실 저도 대본을 읽으면서 저랑 굉장히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운명 같은 게 있지 않나 싶다”며 “배우한테 주어진 역할이 아무리 연기를 잘하고, 외형적으로 잘 어울려고 내 것이 아닌 것이 있고, 내 것인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미주는 대본을 읽자마자 제가 할 것 같다는 느낌을 들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미팅에 참여해서 감독님도 그걸 느끼셨나 싶다”고 웃음을 보였다.
히든페이스 박지현 인터뷰 / 사진=스튜디오앤뉴, 쏠레어파트너스, NEW 제공 |
박지현이 연기한 미주는 첼리스트로, 어느 날 홀연히 사라진 수연을 대신해 오케스트라에 합류하는 인물이다. 이어 미주는 수연의 약혼남 성진과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으며, 점차 숨겨둔 욕망을 드러내게 된다.
그런 미주에 대해 박지현은 “미주가 가진 양면적인 얼굴의 간극을 벌리려고 노력하진 않았다. 원래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성격이 다양하지 않냐. 한 인물의 성격을 단면적으로 단정 지을 순 없다고 생각한다”며 “미주는 굉장히 본인의 욕망에 본능적으로 충실한 캐릭터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주의 행동들이 따라왔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미주는 그냥 욕망을 따랐을 뿐이다. 그렇게 의식의 흐름대로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삶을 사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렇게 삶을 살면 안 되니까”라며 “미주는 용기 있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그냥 부러워하면서, 자연스럽게 이해가 됐다. 누구나 그런 욕망이 있으니까”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박지현은 ‘히든페이스’를 통해 데뷔 이후 첫 노출 연기에 도전했다. 이에 대해 그는 “대본이 너무 재밌었고, 미주라는 캐릭터를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글로 쓰인 대본을 봤을 때부터 상상이 많이 되는 작품이었다. 저만의 상상으로, 캐릭터를 만들어가면서 제가 표현하는 미주를 저 스스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사실 노출을 크게 생각하진 않았다. 미주는 자신이 가진 욕망으로 인해 넘어선 안 될 선을 넘는 인물이다. 그냥 그 전개 자체가 재밌었다”고 작품 선택 과정을 설명했다.
또 다른 도전은 첼로 연주였다. 박지현은 첼로 연기 장면이 나오자 연신 “아쉽다”며 탄식을 표했다. 그는 “너무 아쉬웠다. 악기 전공자 연기는 두 번째였다. 사실 전공자분들은 수 십 년간 노력을 하셨고, 저는 단기간에 그걸 완성해야 하니까 그렇게까진 할 수 없어도 욕심이 생기더라. 그래도 두 번째니까 저번보단 조금 잘하지 않나 생각이 들면서도 막상 결과물을 봤을 땐 아쉬운 부분들이 보였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지난 2020년 방영된 SBS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언급한 박지현은 “그땐 바이올리니스트 역할이었는데 소리까지 잘 내보려고 욕심을 많이 부렸다. 사실 그렇게까진 할 필요가 없긴 했다. 시각적으로 보여드리는 것이 더 중요한데, 저 스스로 소리에 꽂혀서 ‘내가 왜 이 소리밖에 못 내지’ 싶었다. 그런 것에 있어서 스스로 화가 나서 연습을 많이 했다”며 “근데 막상 촬영하고 보니까 불필요했던 연습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런 한 번의 깨달음이 있고 나선 소리에 대해 미련을 조금 버리게 됐다. 보이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연기를 해서 이번엔 그래도 조금 더 만족스럽지 않았나 싶긴 하다”고 덧붙였다.
히든페이스 박지현 인터뷰 / 사진=스튜디오앤뉴, 쏠레어파트너스, NEW 제공 |
지난 2017년 MBC 월화 특별기획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로 데뷔한 박지현은 이후 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 ‘내 안에 테리우스’ ‘신입사관 구해령’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재벌집 막내아들’ ‘재벌X형사’를 비롯해 영화 ‘곤지암’ ‘사자’ ‘앵커들’ 등에 출연하며 루키에서 라이징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만 박지현은 “제가 그렇게까지 라이징인가? 잘 모르겠다. 대세도 아닌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어 “그냥 연기를 좋아하고 재밌어한다. 그것만 할 수 있으면 된다. 배우로서 연기 외적인 것도 노력해야 할 부분들이 많지만, 연기하는 그 순간 자체도 너무 재밌어서 그 일을 계속 꾸준히 하는 것뿐”이라며 “매 현장 매 캐릭터에 똑같이 임하는데 점점 성장해 나간다고 말씀해 주실 때마다 감개무량하다. 제가 이제 막 시작했기 때문에 지킬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죽을 때까지 연기하겠다’는 말을 하고 다니긴 한다. 너무 재밌다. 근데 돈도 벌 수 있지 않냐.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연기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또한 박지현은 “지금도 오디션을 보고 있다. 제가 연기 경력이 길지 않아서 오디션뿐만 아니라 매번 현장에 가면 연기를 할 때 카메라 앞 떨림은 여전한다. 언제쯤 사라질까라는 생각을 막연하게 한다. 근데 사라지진 않을 것 같다. 선배들께 여쭤봐도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며 “하고 싶은 역할들을 하기 위해선 아직 해나갈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계속 선택을 받아야 할 수 있는 직업이니까 감독님들, 스태프분들 뿐만 아니라 대중의 선택도 받으면서 작품을 내놓는 것이 끊임없는 오디션을 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지현은 “그동안 현장에선 배우로서 연기할 때 조금 외로웠던 순간들이 있었다. 그런데 ‘히든페이스’에선 굉장히 많은 응원과 사랑을 받았다. 저도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라 너무 따뜻했다. 매 현장에서 그걸 바랄 순 없지만, 그런 현장 속에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았다”며 “저도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돼서, 누군가에게 함께하는 현장이 그런 현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고 싶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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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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