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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하얼빈’, 뜨겁게 빚은 안중근 그리고 독립군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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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얼빈’이 출격 준비를 마쳤다. (왼쪽부터) 현빈‧박정민‧조우진‧전여빈‧우민호 감독‧박훈‧유재명‧이동욱/ CJ ENM
영화 ‘하얼빈’이 출격 준비를 마쳤다. (왼쪽부터) 현빈‧박정민‧조우진‧전여빈‧우민호 감독‧박훈‧유재명‧이동욱/ CJ ENM

시사위크|용산=이영실 기자  “안중근 장군과 독립군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스크린에 담아내기 위해 진심을 다했다.”

2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하얼빈’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우민호 감독과 배우 현빈‧박정민‧조우진‧전여빈‧박훈‧유재명‧이동욱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이다. 매 작품 시대를 읽는 깊은 통찰력을 보여준 우민호 감독이 영화 ‘남산의 부장들’(2020) 이후 선보이는 신작이자, 현빈부터 박정민‧조우진‧전여빈‧유재명‧박훈 등 연기력과 매력을 모두 갖춘 배우들이 총출동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열린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전 세계에 첫선을 보이며 호평을 얻었다.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갖춘, 완성도 높은 작품의 탄생을 예고하며 정식 개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우민호 감독은 한국 사회 내부의 민낯을 비춘 영화 ‘내부자들’(2015)부터 1979년 10월 26일 대통령 암살사건을 다룬 영화 ‘남산의 부장들’(2020)까지 국내 역사에서 한 번쯤 되짚어볼 만한 사건을 자신만의 시선을 담아 재구성하며 대중의 신뢰를 얻어왔다. 

‘하얼빈’으로 돌아온 우민호 감독. / CJ ENM
‘하얼빈’으로 돌아온 우민호 감독. / CJ ENM

이번에는 1909년, 안중근 의사와 독립군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이날 우민호 감독은 “‘남산의 부장들’을 끝내고 너무나 힘들어서 다시는 시대극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는데 우연히 안중근 장군 서적과 이 시나리오를 보고 마음이 움직였다”며 “안중근 장군과 독립투사들의 마음을 느꼈고 지금까지 내가 한 작품 중 가장 힘들 거라는 걸 각오하고 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연출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영웅’ 안중근에게 우리가 갖고 있는 이미지가 있는데, 그것을 넘어 장군이 느꼈을 두려움과 동지애 등에 중점을 둬서 안중근을 새롭게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광활한 땅과 대자연 속에서 장군의 마음을 숭고하게 담아보고자 노력했다”며 ‘인간’ 안중근의 고뇌와 이면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음을 전했다.

영화는 6개월에 걸쳐 몽골, 라트비아, 한국에서 촬영됐다. 제작진은 실제 독립군이 활동한 중국, 러시아 지역을 가장 리얼하게 그려낼 수 있는 로케이션으로 만주와 지형이 닮은 몽골, 구소련의 건축양식이 남아있는 라트비아를 택했다. 여기에 베테랑 제작진들이 참여해 안중근을 비롯한 독립군들의 파란만장한 여정을 실감 나게 담아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우민호 감독은 “지구 두 바퀴 반을 가는 여정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녹록지 않았던 이 여정이 안중근과 독립군들의 마음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고 했다. 우민호 감독은 “안중근 장군과 독립투사들의 마음을 담아야 하는데 우리의 몸이 편하면 안 된다는 게 절대 조건이었다”며 “물론 그분들과 비교는 절대 안되겠지만 조금이나마 그분들의 노고와 힘듦과 마음을 느껴보려면 광활한 자연을 찾아다니면서 힘들게 고생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세트나 블루매트 앞에서 찍지 말자는 게 출사표였다. 그래야 그분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스크린에 담아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안중근을 그려낼 현빈. / CJ ENM
새로운 안중근을 그려낼 현빈. / CJ ENM

배우들 역시 남다른 책임감으로 ‘하얼빈’에 임했다. 특히 안중근을 연기한 현빈은 “제안을 받고 처음 우민호 감독을 만났을 때 제대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굉장히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고민도 많았다. 실존 인물을 연기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래도 이렇게 뜻깊은 인물을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게 좋았다”며 “현장에서 같이 작업하면서 진심과 에너지, 열정이 더 세지더라. 나도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 동작 하나 대사 하나 한 컷 한 신 진심을 다해 표현하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참 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진심을 드러냈다.

현빈은 조국을 빼앗긴 시대를 살아가며 목숨을 건 작전에 나서야 하는 안중근 역할을 맡아 안중근의 외로움과 결단력을 동시에 보여주는 섬세한 감정 연기뿐 아니라, 하얼빈으로 향하며 펼쳐지는 다양한 액션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현빈은 “조금은 다른 안중근 장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현빈은 “우리와 같은 한 인간으로서 고뇌와 좌절, 슬픔 여러 감정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걸어가야 했던, 지키고자 한 신념과 의지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대한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남아있는 흔적을 보며 8~9개월을 보냈다”며 “알아보고 고민하고 생각하고 상상하는 과정의 반복이었다”고 안중근과 함께한 시간을 떠올렸다. 

박정민(왼쪽)과 조우진의 호연도 기대된다. / CJ ENM
박정민(왼쪽)과 조우진의 호연도 기대된다. / CJ ENM

박정민은 자신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한 우직한 독립군 우덕순 역을 맡아 한층 깊어진 감정선을 보여준다. 박정민은 “실존 인물을 연기한다는 건 굉장히 예민하고 섬세하게 받아들이고 표현해야 한다”며 “(우덕순에 대한) 자료가 많이 없어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촬영장에서 열심히 찾으려고 했다”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전했다. 

또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큰 사건을 향해 달려가는 영화인데 중간중간 우덕순의 모습에서 조금씩 관객에게 재미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계산으로 계속 무언가 먹으려는 습성을 더했다”며 “생존을 위해 뭔가를 먹어야 하는 사람. 감독님이 아이디어를 줘서 현장에서도 재밌게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내부자들’ ‘마약왕’에 이어 또 한 번 우민호 감독의 선택을 받은 조우진은 ‘하얼빈’에서 안중근과 함께 잃어버린 조국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독립군 김상현 역을 맡아 서로에 대한 의심의 끈을 놓지 않는 디테일한 연기를 선보인다. 

조우진은 “세 작품 중 가장 많이 감독님의 디렉션에 기댔다”며 “엄청난 양의 디렉션을  받았고 많은 감정을 썼다. 최대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너무나도 인간적인 모습을 시나리오를 통해 발견했다. 김상현만의 인간다움을 위해 고독의 심연으로 파고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외적 표현에 대해서는 “깡마르고 예민함 가득한 지식인의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체중 감량을 했다”며 “곡기를 끊고 하루에 한 끼도 제대로 먹지 않으면서 최대한 그분들이 겪었을 결핍의 시간을 보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진정성 있는 열연을 보여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전여빈‧박훈‧이동욱‧유재명. / CJ ENM
진정성 있는 열연을 보여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전여빈‧박훈‧이동욱‧유재명. / CJ ENM

전여빈은 독립군 공부인 역을 맡아 기품 있고 강단 있는 색다른 모습을 그려낸다. 전여빈은 공부인에 대해 “실존 인물이 아닌 당대 여성 독립운동가 사료를 모아 재창조한 인물”이라고 소개하며 “감독님이 첫 미팅 때 공부인을 두고 겉으론 단아하고 단정하지만 내면은 굉장한 힘이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 말에 기초해서 공부인을 알아가고 닮아가려고 노력했다. 차갑지만 동시에 굉장히 뜨거운 사람”이라고 이야기했다. 

박훈은 일본군 육군소좌 모리 다쓰오 역을 맡아 완전히 새로운 얼굴을 꺼낸다. 박훈은 “‘하얼빈’은 합이 맞춰진 액션이라기보다 그 상황 속 처절함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액션이었다”고 액션 포인트를 짚었다. 그는 “현장에서도 몇 번이고 다시 수정하며 연기한 경우가 많았다”며 “실제와 그 상황에 더 근접한 액션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현장성을 믿었고 여기 있는 배우뿐 아니라 단역 한 분 한 분 처절함에 근접한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유재명은 안중근과 그의 동지들에게 독립 운동의 근거지를 제공하는 인물 최재형으로 분해 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극의 무게를 더하고, 이동욱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늘 신중한 독립군 이창섭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뽐낸다. 두 배우는 작품을 향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기대를 당부했다. 

유재명은 “촬영하면서 내내 감독님에게 이런 게 가능한가, 이런 섬세한 질감과 빛과 이미지, 배우들의 에너지를 담아내는 게 가능하냐고 물어봤다”며 “그런 의미에서 감독님의 완벽함을 완성시키기 위해 같이 고생한 스태프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 동료 배우들에게도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 좋은 영화가 찾아갈 거라고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이동욱은 “영화를 찍는 내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계속했다. ‘내가 저 시대에 태어났다면 독립운동을 할 수 있었을까’라고. 답은 못했을 것 같다였다”면서 “그만큼 얼마나 힘들고 고되고 어려운 일이었을까 싶다. 그 마음에 누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만들었다. 관람 아닌 체험을 해보길 바란다”고 진심을 전해 극장 관람을 독려했다. 

끝으로 우민호 감독은 “‘하얼빈’은 두려움과 용기, 동지에 관한 영화”라며 “이 영화를 찍는 과정에서 가슴속 어떤 뜨거움을 느꼈다. 올겨울 이 영화를 보며 뜨거움을 느끼길 진심으로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고 현빈도 “더욱더 진심으로 임한 작품이다 그 진심을 느껴줬으면 좋겠다”고 보탰다. 오는 12월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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