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가을 기자] 이현우가 도시괴담의 주인공으로 돌아와 문정희, 방민아와 호흡을 맞춘다.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소재의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원정빌라’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자리에는 김선국 감독, 이현우, 문정희, 방민아가 참석했다.
‘원정빌라’는 교외의 오래된 빌라, 어느 날 불법 전단지가 배포된 후 이로 인해 꺼림칙하게 된 이웃들로부터 가족을 지키려는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현실 공포 영화.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부문 초청작이다.
▲(왼쪽부터) 김선국 감독, 방민아, 문정희, 이현우 [사진=스마일이엔티] |
도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낡은 빌라를 중심으로 이웃 사이의 갈등이라는 현실적인 설정을 차용한 것에 대해 김 감독은 “제가 실제로 빌라에 살고 있다”면서, “이웃끼리 자질구레한 갈등이 있는데 제가 느꼈던 것중에 많이 사용했다”고 본인의 경험을 녹인 영화임을 밝혔다.
“주현이 이웃의 우편함에 전단지를 넣는 것도 제가 실제로 한번 했었다. 제가 넣은 전단지로 인해 만약 이웃이 교회에 출석하게 되어서 온 빌라를 잠식하게 되면 어떨까하는 상상으로 시작하게됐다. 또 한국에서의 빌라는 외국과는 느낌이 다르고, 아파트를 선망하는 게 있다. 이름도 아파트보다 자유분방하다. 이런 점에서 로컬성을 담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발전하게 된 것 같다.”
이번 영화는 한 달간 부산 올로케이션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부산에서의 촬영 경험에 대해 이현우는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았다. 숙소 앞 돼지국밥 집에서 자주 먹었다”면서, “주 배경으로 등장하는 빌라, 교회같은 곳과는 별개로 다른 장면에서 바닷가가 비춰치고 촬영할 때 부산에서 풍겨오는 느낌이 참 좋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원정빌라’의 주 무대인 빌라는 실제로 재개발이 승인되어 주민들이 이전해 비어있는 공간이었다. 문정희는 “빌라가 실제로 촬영이 끝나자마자 다 없어졌다. 또 부산의 많은 빌딩들 속에 있는 어떤 곳이 ‘원정빌라’의 상징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아서 재밌었다. 이러한 로케이션이 감독님이 생각하고 있는 게 더 가시화된 곳이며 궁합이 잘 맞는 게 느껴졌다. 한 달동안 찍는 바쁜 일정이었지만 진행도 빨랐고 순조롭게 넘어가는 현장이었다”고 언급했다
▲ 사진=스마일이엔티 |
또 ‘원정빌라’는 후반 작업 전반에 AI 기술을 대대적으로 도입해 제작비를 30%가량 절감하기도 했다.
최근 수많은 담론이 오가고 있는 생성형 AI 활용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평소에 작업하다 보니까 활용하게 되더라. 앞으로 영화 산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녹여내려 노력했던 것 같다. 현재 단계에서는 한계가 있다보니 엄청나게 많이 사용하지는 못했고, 앞으로 AI 활용이 많이 늘어날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도해 봤던 것 같다”고 방향성을 밝혔다.
영화에서 이현우는 아픈 엄마와 어린 조카를 데리고 사는 청년으로 은행에서 경비를 하면서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는 203호 ‘주현’ 역을 맡아 연기한다.
이현우는 “‘주현’은 선하고 착한 인물이라 보여지지만 그 안에 이기적인 모습들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에 맡게된 인물을 설명하고, “그간 다른 작품들을 통해 보여줬던 이미지는 밝고 쾌활한 이미지가 많았는데, 이러한 ‘주현’을 표현하면서 버석한 모습을 담고 싶었던 것 같다”고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에 김 감독은 “‘주현’은 현실적인 인물이다. 표출을 많이 한다기보다는 내제된 분노나 슬픔이 있는데 30대가 된 이현우 배우가 그걸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다. 작품들을 보면서 이상하게 슬픔이 느껴졌는데, ‘주현’이라는 캐릭터와 만나서 잘 표현해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 사진=스마일이엔티 |
문정희는 아픈 어린 아들과 남편, 내 가족의 이익만을 우선하는 이기적인 303호 ‘신혜’ 역으로 분했다.
이번 영화에 대해 문정희는 “이름은 신혜지만 집사라는 또 다른 이름이 붙을 만큼 영화가 갖고 있는 종교의 색이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신혜의 욕망으로 인해 이웃들 간의 신뢰가 한 순간에 깨져버린다는 게 아이러니하면서도 재미있게 느껴져서 끌렸다. 이전에도 스릴러 장르에 출연한 적 있지만, 평범해 보이다 갑자기 극단적으로 변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신혜 캐릭터가 워낙 쉬운 연기가 아니라 어떻게 할까 고민했는데 선배님이 해 주신다고 해서 정말 감사했다”며, “선배님의 연기와 작품을 봐 오면서 확확 변하는 신혜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표현해 주실 것 같아서 함께하게 됐다”고 밝혔다.
방민아는 평범한 동네 약국의 약사처럼 보이지만 밤에는 원정빌라 주변을 맴도는 인물 ‘유진’을 연기한다.
맡은 역할에 대해 방민아는 “가장 미스테리한 부분을 갖고 가는 캐릭터다. 저도 유진이라는 캐릭터가 선한 인물인지 악한 인물인지 궁금했고, 그 지점이 가장 매력적이면서도 어렵고 힘든 부분이지 않았나 싶다. 결국 마지막까지 몰랐다. 감독님한테 수없이 많은 질문을 했었던 기억이 있다.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는 이것을 아는 것과 모르는 건 난도에 차이가 있다는 걸 경험한 현장이었던 것같고, 결과물을 보니까 모르는 채 연기해서 나올 수 있었던 분위기가 나온 것 같아서 배워간 것 같다”고 말했다.
▲ 사진=스마일이엔티 |
김 감독은 “마스크가 좋았다. 유진이라는 캐릭터가 미스테리하고 알 듯 말 듯한 캐릭터인데 방민아 배우의 최근 작품들을 보면서 뭔가를 감추고 있는 듯한 유진의 캐릭터와 잘 맞을 것 같아서 함께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현우와 문정희는 극 중에서 팽팽하게 대립하며, 몸싸움도 서슴치 않는다.
이현우는 “선배님과의 촬영은 어려웠다”면서 “현장에서 호흡을 맞출 때 선배님의 에너지에 압도되는 것 같은 순간들이 많았다. 주현이라는 캐릭터가 신혜와 대립을 이루면서 싸우는 인물이라 절대 뒤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지지 않으려 했다. 선배님의 연기를 통해 저도 업그레이드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감사한 작업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정희는 “저는 현우가 너무 편했다. 이런 얘기를 처음들으니까 당황스럽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연기 합이 좋았던 것 같다. 기본적으로 연기 경험이 많다보니 현장에서 몸을 부딪치는 씬을 찍을 때 서로에 대한 테크닉적인 배려가 좋았다. 처음 만나자마자 목을 조르는 씬을 찍었는데 서로 친해진 계기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아역 때부터 시청자로서 많이 봐왔지만 작품에서는 처음 만났는데 이런 이미지 뒤에 엄청난 에너지가 있었다. 납득이 되지 않으면 촬영에 들어가기 어려울 만큼 꼼꼼하게 작업해서 굉장히 성실한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칭찬했다.
최근 매체와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방민아는 ‘원정빌라’를 통해 첫 공포물에 출연했다. 이에 대한 소감으로 그는 “첫 장르물 영화라 더 의미가 큰 것 같다. 너무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 늘 도전해 보고 싶었고, 유진이라는 캐릭터 파고들 때 괴롭기도 하면서 즐겁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근 각자 배우로 활동 중인 걸스데이 멤버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멤버들은 주기적으로 만나서 근황을 얘기한다. 고충도 잘 알기 때문에 서로 응원해 주는게 더 마음에 와 닿는 것 같다. 매번 작품 들어갈 때마다 체크하면서 파이팅 외쳐주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원정빌라’는 오는 12월 4일 CGV에서 단독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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