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많은 선물을 받은 사람이었거든요. 그래서 그 분의 다음 작품은 어떤 형태가 됐뜬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어흥이라는 역할을 내밀어주셔서 잡고 갈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야말로 ‘믿보배’, 오정세가 넷플릭스 시리즈 ‘Mr. 플랑크톤’으로 돌아왔다. ‘Mr. 플랑크톤’은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집필한 조용 작가의 신작. 오정세가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작품을 제안받았을때 조용 작가의 특별한 코멘트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어떤 코멘트가 있지는 않고, 그냥 같이 했으면 좋겠다하고 해주셨어요”라고 할 정도로 상당한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 대본을 읽지도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는 그는 “일단은 작품도 보고 판단하긴 했지만, 저의 정서로는 작가님이 정말 이상한 글을 주셨어도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상했다면 ‘글을 내가 잘못 읽었을 뿐이지’ 하는 믿음이 있는거 같아요”라고 밝혔다.
이번 작품에서 오정세가 맡은 ‘어흥’은 무려 종갓집 5대 독자. 마냥 귀하게만 자랐을 것 같지만, 평생을 어머니 범호자(김해숙)의 그늘 아래 기 한번 펴보지 못하고 살아온 한의사라는 배경을 가지고 있다. 김해숙과는 ‘악귀’에 이어 두번째 호흡을 맞춘 그는 “‘악귀’에서 만났을 때는 카리스마 있고, 위엄이 있으실 줄 알았는데 (Mr. 플랑크톤) 현장에서 뵜을 때 우리가 생각하는 포근한 엄마 같았어요”라고 전했다.
“소녀같고, 귀엽고, 애교가 많으신 게 느껴졌어요.자극을 받았던게 배우는 본인이 좋아하는 작품이라도 일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거든요. 근데 선배님은 현장에 오는 걸 신나하셨어요. 나도 나중에도 현장을 즐겁게 왔다 갔다 해야지, 하고 자극을 받았던거 같아요”
극중 어흥의 가장 큰 동기가 되는 인물은 ‘조재미’(이유미)다. 자기 의지보다 항상 모친 범호자의 뜻이 앞섰던 어흥은 재미와 결혼하기 위해 임신이라는 큰 거짓말을 한다. 여기에 호자의 뜻을 어기고 재미를 찾아 먼 길을 떠나기도 한다. 하지만 재미만큼이나 ‘해조’(우도환)과 어흥의 관계성도 ‘Mr. 플랑크톤’을 보는 하나의 관전 포인트였다.
“(두 사람의 관계성이) 어떤 단어가 딱 떠오르진 않는데, 사람이라는 말만 떠올라요. 초반에는 해조랑 적대적이지만, 조금씩 사람에 대해 이해를 하고 마음을 열고 했던거 같아요. 저는 일상에서 커피 한잔하는 만남보다 타지에서 우연히 만난 누군가랑 여행을 하면 깊이가 확들어가지는 게 있거든요. 여행동안 해조를 그렇게 이해를 하지 않았을까요 어흥이라는 사람이”
하지만 어흥이 진짜 어른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계기는 역시 재미였다. 오정세는 언제 어흥이 가장 크게 성장한 거 같냐는 질문에 “자연스럽게 재미씨와 이별을 하면서 어른이 된 거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 전까지는 재미씨를 찾으려는 발버둥이었다면, 그 아픔을 겪고 나서 여유까지는 아니지만 그 전보다는 어른이 된 거 같아요. 아픔만큼 성숙한다는 것처럼 어흥으로는 성숙하고 손을 내밀 수 있는, 조금은 성장한 어른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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