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치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연정입니다.”
지난해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자작곡 ‘머피의 법칙’으로 장려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던 싱어송라이터 연정은, 같은 해 빌리어코스티, 오왠 등을 배출한 그로이엔터테인먼트(구. 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신곡 ‘시간에 대하여’를 발매했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등 록페스티벌에 잇따라 등장하며 눈도장을 찍고 있다.
그가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길을 걷게 된 건 음악에 대한 그의 솔직한 ‘욕망’과 ‘동경’에서 비롯됐다. 음악을 처음 시작하게 된 때부터 그랬다. 이문세의 음악을 듣다가 드럼 소리에 매료돼 드럼을 배웠고, 기타를 둘러메고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에 반해 기타를 쥐게 됐다. 전공 역시 기타로 택했다.
직접 음악을 만들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것도 마찬가지다. 과제로 처음 곡을 쓰고, 노래한 음원을 사운드 클라우드에 올렸다가 예상치 못한 좋은 반응을 얻었고, 밴드를 전면에서 이끄는 보컬로 자리하게 됐다. 이때 올린 첫 자작곡이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수상한 ‘머피의 법칙’이었다.
“‘어? 어쩌면 재능이 있을지도?’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는 제가 싱어송라이터로서의 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어요. 사실 전까지만 해도 제가 택한 길이 ‘물음표’였던 것 같아요. 일찌감치 수상하게 되면서 제 길에 확신이 생기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이제 막 싱어송라이터로서 발을 내디딘 만큼, 연정은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는 중이다. 지난 달 29일 미니 2집 ‘눈에 보이지 않는 노래는’은 앞서 사랑을 받은 ‘숨바꼭질’과 같은 연정만의 감성록과 정통록을 오가는 수록곡들로 채워졌다. 기타앰프 질감의 일렉기타 사운드가 돋보이는 ‘사랑엔 용기가 필요해’, 연정 특유의 감성록 넘버 ‘온 유어 사이드’(On Your Side)의 서로 다른 스타일의 두 곡이 더블 타이틀곡으로 선정된 이유이기도 하다.
“앨범 제목 ‘눈에 보이지 않는 노래는’ 역시 타이틀곡의 가사에서 따왔어요. 트랙 별로 이야기하는 주제는 다르지만, ‘노래는 눈에 보이지 않아도 늘 주변에 맴돌며 많은 것을 관찰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기존엔 감성록 음악을 보여드렸다면 이번엔 평소에 쓰지 않던 템포의 음악, 더 락킹한 음악도 담았어요. 아무래도 최근에 페스티벌에 선 영향인 것 같아요(웃음). 서로 다른 느낌의 타이틀곡으로 두 가지 맛을 모두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지난해 ‘머피의 법칙’을 시작으로 1년 사이 연정은 싱글 앨범 3장과 EP 앨범 2장을 발매했다. 그간의 습작들을 앨범으로 엮어 냈던 것과 달리 이번 앨범은 새로운 곡들로 채워내면서 물리적으로 시간에 쫓긴 앨범이었다.
“기존 앨범은 묵혀뒀던 곡들을 다시 만져서 내는 거였던 터라 조금 더 오래 들여다봤고, 제 손에 오래 남아있었던 곡들이었어요. 그런데 이번 앨범 수록곡은 모두 새로 써낸 곡들이어서 그런지 확신이 없었어요. 금세 제 손을 떠난 느낌이랄까요. 항상 곡을 완성하고 나면 아쉬움이 남는데, 이번에는 유독 아쉬움이 컸던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을 계기로 습작을 많이 완성해 놔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평소 시집에서 예쁜 글귀를 볼 때마다 기록해두는 것은 연정의 습관이다. ‘머피의 법칙’ 역시 이정하 시인의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하나의 단어, 문장을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음악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은 연정에겐 하나의 ‘놀이’처럼 여겨진다.
“사실 기타만 칠 때는 미래가 불안하기만 했어요. ‘어떻게 먹고 살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제 노래를 직접 만들고, 부르면서 ‘뭔가는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은 제가 덜 알려졌지만, 언젠가 내 가치를 알아봐 줄 거라는 확신이 있다고 할까요? 아직은 보컬에 대한 갈증, 갈망이 있어요. 아직 부족한 면이 있죠. 그래도 레슨을 받으면서 조금씩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웃음).”
연정은 오는 12월 15일 데뷔 후 첫 단독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이미 티켓은 오픈과 동시에 매진됐다. 연정은 “지금까지 발매한 곡을 전부 들려드리겠다”며 한껏 들뜬 모습을 보였다.
“‘펜타포트’가 꿈의 무대였는데, 막상 공연을 하니까 하나도 떨리지 않더라고요.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작은 무대에서 시작했지만 메인 스테이지로 가고 싶은 생각이 샘솟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이번 콘서트는 저에게 중요한 과정이 될 것 같아요. 다양한 무대 경험을 하고, 차곡차곡 올라가고 싶어요. 훗날엔 올림픽경기장에서 떼창을 들을 수 있는 날도 오지 않을까요? 하하.”
연정은 인터뷰 말미 자신의 음악적 방향성도 전했다. 그는 “대중들이 듣기에 꽂히는 부분은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그게 가사가 될 수도, 사운드나 멜로디일 수도 있다. 한 마디로 정의하긴 힘들지만 그런 음악을 하고 싶다.”
“아! 한 마디로 ‘한 방’이 있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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